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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ER'S PRIVATE LIFE/REPLAY SCREEN

지미와 재니스 이전 이야기, ‘스톤드’

2년 전 일본 출장의 마지막 날 신주쿠의 레코드점 HMV를 찾았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레코드숍. 결국 사가지고 나온 음반은 당시 빠져있던 애니메이션 나나의 오프닝과 엔딩 트랙이 수록된 안나 츠치야와 올리비아의 음반이었지만... 암튼 계산을 하기위해 서 있던 카운터에 조그만 리플릿이 하나 보였다. 새로 나온 DVD를 홍보하기 위한 리플릿이었는데... 그 영화가 바로 ‘스톤드(Stoned)'였다. 명색이 록 음악을 다루는 잡지사에 근무하는 기자임에도 불구하고 초기 롤링 스톤스의 실질적 리더 브라이언 존스의 죽음을 파헤친 영화가 나왔다는 것조차도 모르고 있었다니 -_-;;;

어쨌든 돌아와서 여러 채널로 알아본 결과 국내 개봉이 되지 않았음은 물론 DVD의 출시 계획도 없다는 사실에 안타까워하며, 하는 수 없이 어둠의 경로(!)를 통해 영화를 보게 되었다. 그것도 자막도 없이.. -_-;;;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브라이언 존스는 약물 과다 복용을 이유로 밴드에서 방출되었고, 오래 되지 않아서 자신의 저택에 있는 수영장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그리고 그 사인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영화는 이러한 브라이언 존스의 죽음을 파헤친다. 그의 집에 함께 살던 프랭크 쏘로굿(Frank Thorogood)에 의해 살해되었다고 주장한 브라이언의 전 애인 안나 월린(Anna Wohlin)의 저서 ‘The Murder Of Brian Jones’를 바탕으로 하고있다. 천재적인 면모를 보여줬던 음악인 브라이언 존스의 광기어린 모습, 록 스타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약물이나 여성편력, 가학적 섹스... 표면적으로 드러난 살인의 원인은 한 여인 때문에 벌어진 질투심이었지만, 어쩌면 이렇듯 비범한 사람의 곁에서 느끼는 평범한 한 사람의 시기심이었을지도 모른다.

 


사실 영화나 책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브라이언 존스의 죽음은 아직 베일에 싸여있다. 영화를 통해 알 수 있는 이야기가 모두 입증된 사실은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현재 롤링 스톤스의 모습때문에 자칫 잊어먹기 쉬운 존재였던 브라이언 존스의 위치를 다시금 일깨워 줬다는 점, 또 철저하게 재현된 초기 롤링 스톤스의 모습과 주변 환경 등 록 팬이라면 놓치기 아까운 장면들로 가득하다. 국내에 DVD라도 정식 출시되었으면 좋겠지만, 과연...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