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ONER'S PRIVATE LIFE/PRIVATE LIFE

부여까지 라이딩을 다녀와서~

두 달 전인가... 이유는 모르겠는데, 자전거 타고 그냥 생각 없이 여행을 떠나볼까.. 하는 생각을 했고, 그러다 걸린 게 금강 종주 자전거길이다. 개인적으로 심장병도 있고, 무리가 될 거라는 생각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한 번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두 달 동안 매일이라고 할 순 없지만, 계속해서 떠날 생각만 했다. 그리고 지난 토요일에서 일요일까지 실행에 옮겼다.

 

금강 종주 자전거길은 대청댐에서 시작해서 금강 하굿둑까지 146km에 이르는 길이다. 지금까지 라이딩 중에 하루에 가장 많이 달린 게 약 60km정도 되니까, 두 배 보다 조금 더 많다. 종주 자전거길들이 생기며 수첩에 인증도장을 찍는 게 있어서 라이딩의 재미를 추가할 수 있는데, 우선 결정을 해야했다. 집에서 대청댐까지는 약 25km 정도 되는데, 수첩은 대청댐에서 판다. 그리고 갔던길을 되돌아오며 종주길 라이딩을 시작한다. 대신 반석에서 직접 세종으로 넘어가면 돌아가지는 않는데 수첩에 인증도장들을 받을수가 없다. 물론 결정은 대청댐에서 시작하는 걸로...

 

라이딩을 하기 전 머릿속에 생각한 몇 가지가 있다.

  1. 절대 무리하지 말 것. (무리 할래도 체력이 안 된다 ㅠ)
  2. 멋진 길이 나오면 내려서 사진 많이 찍을 것.
  3. 구경할 게 있는 도시를 지날 땐 자전거 길에서 벗어나서 천천히 구경할 것.
  4. 어두울 땐 라이딩을 포기할 것... 등

 

하지만... 라이딩 결과,

  1. 은 지켰다. 당연히 무리 할래도 체력이 안되니까;;
  2. 멋진 길이 나와도 내렸다가 다시 출발하는 게 싫어서 계속 달렸다. 한 번 내리면 달리던 탄력을 잃으니까 ㅠ 그리고 사진을 찍을래도 GPS를 켜고 달리니 휴대폰 배터리가 정말 빛의 속도로 방전되어 화면을 켜는 것 조차 몇 번 하지 않았다. 결국 보조 배터리를 장착한 채로 달렸든데도, 좀처럼 배터리 잔량은 늘어나지 않았고, 저녁이 되어서는 그나마 보조 배터리도 방전됐다..
  3. 가기 전에 지도를 잠시 보고는 도시와 자전거 도로가 정말 가깝게 붙어있는 줄 알았는데, 사실 그렇지 않았다. 공주에서 숙박하기로 결정한 뒤, 세종시에서 남은 거리만 따져서 쉬엄쉬엄 갔는데, 그 거리가 공주시로 진입하는 걸 얘기하는 게 아니라서;;; 결국 숙소는 어두워진 자전거 도로를 한참 달려서 공주시로 진입했다. 사실 이 때 많이 불안했다. 사람들은 별로 다니지 않는 자전거 도로, 숙소를 잡아야하는데 도시는 보이지 않고, 계속 이런식으로 달려서 공주보, 백제보를 가는 게 아닌가 하고... 암튼 그렇게 어두운 길을 달리다가 멀리 보이는 공주대학교 네온사인이 얼마나 반갑던지 ㅠㅠ
  4. 그런 이유로 어두울 땐 라이딩을 포기 못했고...

 

공주에서 하룻밤 묵고 공주보와 백제보를 찍고 부여읍내로 들어갔다가, 강경으로 가지 않고 부여 터미널에서 대전으로 향했다. 더 갈 수도 있었지만 전 날과 달리 마파람이 강하게 불어 속도가 잘 나지 않아서 아무래도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지 못할 것 같았고, 그럴 경우엔 전 날처럼 야간에 숙소를 찾아야할 지도 모른다는 점. 다음 날은 비가 예보되었기 때문에 돌아오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원래 '종주'를 목표로 한 게 아니고, 그냥 가는데 까지 가보자는 계획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아쉽지는 않았다. 

 

대신, 다음엔 꼭 종주를 하겠다는 생각은 했다. 그러려면..

  1. 짐을 줄여야 한다. 이번에 가져갔던 소지품 중에서 쓰지 않았던 것들은 과감하게 놓고 가자. 사실 무거운 4관절 자물쇠도 그렇게 쓸 일이 없었다..
  2. 자전거 점검을 잘 하고 출발하자. 내 자전거는 미니밸로라 속도도 잘 나지 않을뿐더러 치명적인 결함 몇개가 있다. 페달이 있는 앞 크랭크가 흔들린다는 점과 앞뒤 브레이크 모두 한 번 잡으면 잘 떨어지지 않고 림에 붙어있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런 부분들이 계속해서 신경쓰였다.
  3. 미러리스도 꺼내기 귀찮으니 조그만 똑딱이를 가져가자. 휴대폰 사진도 훌륭하지만, 배터리 소모를 막기 위해..
  4. 보조 배터리 용량 큰 걸 준비하자. 앞서 얘기했듯 광탈.. 휴대폰 전원이 꺼지면 지도확인도 못하고, 유사시에 연락할 방법이 없다.
  5. 동선을 잘 파악하자. 몇 번 길을 잘 못 들었는데, 한참 달리다가 뒤 돌아올때면 힘이 푹푹 빠진다.
  6. 쵸코바와 같이 간단하게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는 간식을 준비하자. 가는 동안 상점이 없다.
  7. 바퀴 큰 자전거가 있어야겠다. 하지만 돈이 없다.. ㅠ
  8. 무엇보다도 엔진(건강)이 제일 중요하다.. ㅠㅠ

 

앞에서도 얘기한 것 처럼... 배터리 아끼느라 사진도 몇 장 못 찍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다음 이란게 있으니까!!

 

 

대청댐에 도착했는데, 점심시간이라서 수첩 판매를 안 한다. 일단 여기서 한 시간 지체..
인증도장으로 라이딩 시작~
사진 못 찍고 세종보 지나 합강까지 왔다. ㅠ
합강의 스탬프는 금강종주길이 아니고 오천자전거길에 있다.
세종시에서 공주로 가려면 다리를 건너고...
건너서도 인증샷~
황급히 체력 보충...
그렇게 달려서... 공주 터미널 근처에 잡은 숙소~
청주해장국에서 아침 해결~
시내를 끼고 있는 자전거도로. 물 위에 떠 있는 건 배 같은데, 뭔지는 잘..
다리를 건너 공주를 떠나며...
공산성은 입장료가 있는 관계로 요만큼만 올려다 보고~
여기서 나한테 길을 묻는 아주머니가 계셨다;;;
공주보 인증~
부여로 향하는 지루한 길에는 계속해서 휴식 공간이 있다. 커다란 코스모스 밭(?)이 있는데 지금은 작은 꽃 밖에 안 남아서 아쉽...
백제보 가는 길... 길이 예뻐서 한 컷~
백제보 도착~
백제보는 자동차 휴게소도 겸하고 있어서 편의점이 있다. 컵라면도 흡입할 수 있다는.. ㅎ
금강 하굿둑으로 향하는 길. 52km 남았지만, 이쪽으로 가지 않고..
부여 읍내로 빠졌다~
부여 터미널 근처...

 

그렇게 이틀간의 라이딩을 마치고 무사히(!) 대전으로 돌아왔다... 다음번 라이딩을 기대하며... 이틀간 배터리 팍팍 써가며 런키퍼가 기록한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