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휴대용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를 구입..

얼마 전에 카세트테이프에 관심을 기울여 보자(http://conermusic.tistory.com/276)라는 포스팅을 한 바 있지만, 결국 내 손엔 아이와 플레이어 한 대가 들려 있다. 물론 언제나 하는 얘기지만 훔치거나 주은 건 아니다;; 예쁜 소니 워크맨들도 많지만 굳이 아이와를 선택한 이유는 우선 전자식이 아니라 철컥 철컥 매카니즘의 기계식 플레이어라는 점과 대학시절 큰 형한테 빌려서 학교에 가지고 다니던 플레이어가 바로 요녀석이기 때문이다. 고유 번호는 AIWA HS-J505MkII. 플레이어가 내 손에 들어오고, 오랜만에 예전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도서관의 파수꾼';;;이 되고자 했던 나의 대학시절 생각이다. 아... 믿기지 않겠지만, 도서관에 자주 가긴 했다. 자주 가는 것과 공부와는 물론 차이가 있지만;;;


중앙도서관은 언제나 새벽 일찍 가야 자리를 맡을 수 있었다. 나도 새벽 일찍 가서 줄 서 있다가 도서관에 자리를 잡곤 했다. 그리고 내 자리 외에도 책상에 이것 저것 올려놓고 자리를 여러개 잡았다. 그리고, 내 자리 '세팅'에 들어간다. 요즘엔 대학 도서관엘 가보질 않아서 어떻게들 세팅하는 지 모르겠지만, 그땐 두꺼운 종이로 된 파일 커버를 압정을 이용해 책상 칸막이에 고정시켜 말 그대로 성을 쌓았다. 요즘 같으면 카메라가 흔하니, 세팅 완료 후 사진도 여러장 찍었겠지만... 당시엔 그런 거 없었다;; 그리고 아늑한 나의 보금자리에 책 들을 꽂고... 준비해 온 카세트테이프들도 함께 꽂았다. 그리고 이 플레이어를 꺼내 이어폰을 끼고... 잠시 엎어져서 나 만의 시간;;;을 갖는다. 잠시 후, 함께 도서관에 있던 친구들이 날 깨운다. 아침 먹으러 가자고.


아침 먹으러 내려가, 뒤늦게 온 친구들과 거래를 한다. 이미 자리를 맡아뒀으니, 아침은 공짜로 먹을 수 있다. 그리고 도서관에 다시 올라가기 전 잠시 써클룸에 들른다. 세팅된 내 자리를 다시 만나게 되는 건 도서관 문 닫는 시간이 되어서야...


어쨌든 잃어버렸던 또 하나의 추억을 떠 오르게 만들었다는 점에서도 그닥 후회없는 지름이었다는 생각을 해보며... 실물 사진도 첨부한다.




뒤에 있는 소니 카세트는 중학교 때 아빠가 사다주신 녹음기다. 그 전까지는 저것보다는 크고 붐박스보다는 작은 '화신소니' 모노 녹음기가 있었다. 그런데, 당시 친구들은 새로 나온 소니 신형 워크맨들을 가지고 다녔는데, 화신소니 녹음기는 고장도 나질 않았다. 테이프 넣는 커버가 떨어져 나갔는데도 계속 작동이 되고... 결국 아빠 몰래 뒤판을 뜯어 선을 하나 잘랐다;;; 그리고 고장 났다고 우겨서 새 녹음기를 갖게 됐다는. 작은형이 대학 입학할 무렵은 저것보다 싼 국산 녹음기를 가지고 올라갔는데, 나중에 저걸 다시 가지고 올라갔고... 집에 다시 돌아왔을 땐 녹음기의 기능은 하지 못하고 라디오만 들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다가, 집 앞에서 저것과 똑 같은 모델에 색깔만 다른 녹음기를 하나 주워서 손재주가 있는 교통방송의 최모 엔지니어에게 부탁을 했다. 두개를 합쳐 하나를 만들어달라고... 그런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정말 고쳐졌다. 테이프가 돌아가고, 라디오도 나오고... 그런데, 집에 와서 정식으로 테이프를 끼워 들어보니 제 속도보다 늘어져서 모든 노래가 처절한 저음으로 플레이된다. 그리고, 두 개를 합쳐 만들었다는 흔적이... 아래에 건전지 커버가 회색으로 ㅠ 아직도 플레이어는 그 상태 그대로다... 앞에 보이는 소니 테이프는 헤드 클리너고, TDK 제품은 예전에 명상이가 줬던 헤드의 자성을 없애는 장치다. 그런데, 돌리려고 보니 전지가 다 됐다. 규격에 맞는 전지도 구입해야겠다.


아.. '도서관의 파수꾼' 얘기하다가 떠오른 사진이다. 중앙도서관 앞이다. 나랑 영애, 그리고 지금 영애 남편 기룡이, 윤중이. 가방 찾으러 들어가기 전 계단에서 놀고 있;;; 스캐너가 고장나서 아쉽지만, 그냥 사진으로... 새로 구입한 아이와 녹음기는 다른 건 다 괜찮은데, 테이프를 플레이할 때 전기적인 잡음이 좀 거슬린다. 며칠 뒤, 또 다른 녹음기 사진을 올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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