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NT [The New Territory]


샤이(Shy)의 보컬 토니 밀스를 영입해 발표하는 통산 10번째 앨범


사실 TNT의 오랜 팬들에게 있어서 이번에 새롭게 발매되는 [The New Territory]는 그 발매 이전부터 이미 초미의 관심사가 되어왔다. 원년 멤버는 아니었지만, 두 번째 음반 [Knights Of The New Thunder] (1984)부터 참여하여, 다음 음반인 대표작 [Tell No Tales] (1987)을 통해 전형적인 TNT 사운드를 확립시키며 2006년까지 활동해 왔던 보컬리스트, 실질적인 밴드의 얼굴로 군림해 왔던 토니 하넬(Tony Harnell)의 탈퇴 이후 첫 번째로 발매되는 음반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영역’을 의미하는 음반의 타이틀과, 그 이니셜이 ‘T.N.T’가 되는 모습은 비장한 느낌마저 든다. 그 외에도 앞서 이야기 한 것과 같이 1987년 그 밴드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1992년 일시 해산했다가 다시 밴드를 재결성한 것이 1997년. 이렇게 10년을 주기로 밴드의 굵직한 역사가 다시 만들어졌던 TNT의 지난 행보를 되돌아 볼 때, 그로부터 다시 10년이 지나 발매되는 이번 음반이 밴드에게 있어서 얼마나 각별했을 지에 대해서는 구차한 설명이 필요 없을 듯 하다.


토니 하넬이 개인적 사유를 들어 TNT 탈퇴 소식을 발표한 것은 2006년 5월이다. 이에 대해 TNT는 자신들의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조만간 새로운 보컬을 영입하여 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는 밴드의 입장을 밝히며 팬들의 분열을 미연에 방지하는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한편, 같은 해 7월 토니 밀스(Tony Mills)는 그때까지 활동했던 샤이(Shy)를 탈퇴하며 “샤이와 함께 지냈던 시간은 무척 귀중하며 의미 있다. 그 작품가운데에는 세대를 초월해, 팬들로부터 고전이라는 평가를 얻은 것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미래의 가능성이다. 이번에 샤이를 탈퇴하고 TNT에 가입할 것을 결정했다. 이미 로니(Ronni Le Tekro)나 디젤(Morten "Diesel" Dahl), 빅터(Victor Borge)와 좋은 분위기에서 토의를 가졌다. 그리고 지금 내가 내린 결정이 옳다고 확신하고 있다.”라는 이야기로 TNT에 가입할 것을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토니 하넬이라는 보컬리스트가 TNT에 차지하는 비중이 1/4을 넘었다는 점이 새로 가입한 토니 밀스나 남겨진 멤버들에게 있어서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자리했음은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 점에 대해서는 로니와 신중히 이야기를 나눴고, 공동작업으로 인해 새로운 커리어를 만들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기 때문에 TNT에 가입할 것을 결심하게 된 것이다. 분명 토니 하넬이 멋진 보컬리스트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나는 그와 전혀 다른 스타일의 보컬리스트고, 로니 역시 토니 하넬이 함께 했던 때와는 또 다른 멜로디의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선입견 때문인지, 어쨌든 토니 밀스의 이야기대로 TNT의 신보 [The New Territory]는 지금까지 이들이 발표했던 음반들과는 그 첫 느낌이 무척 다르다. 우선 한번만 듣더라도 이내 혹할 만큼 아름다운 멜로디를 최우선으로 하는 기존 노선에는 커다란 변화가 없지만, 예전 그 표현 방식이 토니 하넬의 1인 독재와도 같이 모든 파트가 그의 보컬을 서포트하는 방식을 떠나서 전체적인 조화에 더욱 큰 비중을 두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 때문인지 새로운 음반의 전반적인 무게는 전작들에 비해 월등히 무겁다. 그리고 밴드가 노르웨이 국적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임자 토니 하넬은 미국출신, 또 새로운 보컬리스트 토니 밀스는 영국출신 보컬리스트라는 부분도 전체 밴드 사운드의 변화에 커다란 변수로 작용했다. 물론 이러한 이야기가 우리가 들어왔던 TNT와 전혀 다른 새로운 밴드가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신들의 매력이라는 기본에 한쪽 발은 디딘 채로, 음반의 타이틀이 의미하듯이 ‘새로운 영역’으로 나머지 한 발을 떼어놓았다는 느낌이랄까. 


전형적인 TNT 사운드인 멜로딕 하드락 스타일에 팝메틀적인 요소가 한 데 섞인 듯한 ‘토니 밀스 효과’가 감칠맛 나게 다가오는 수작 ‘Are You Blind?’를 비롯해서 ‘Substitute Golden’,  ‘Opportunity’ 등 역시 다소 이색적인 구성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발군의 팝 감각으로 예전 팝메틀의 향수를 부추기는 트랙들이 함께 포진되어있다. 전 곡을 통해 들을 수 있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아름답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보컬의 하모니는 역시 TNT만의 자랑이 아닐까. 지난 음반 난데없는 토니 하넬 버전의 ‘What A Wonderful World’가 음반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어 주었다면, 이번 음반에는 ‘June’이 있다. 마치 5~60년대 스탠더드 넘버를 듣는 듯 가볍고 경쾌하다. 중반부 기타 애들립만 없다면 출신 성분을 의심할 만큼 재미있는 트랙. ‘Can't Go On Without’는 흥겨운 락큰롤 넘버이며, 그 서정적인 부분에 이끌려 이들의 음악에 매료되었던 사람에게는 완만한 진행을 가지고 있는 ‘Milestone River’도 권할 만 하다. 마치 ‘미키 마우스’나 ‘톰과 제리’에 등장할 법한 배경음악과 나레이션으로 음반의 크레디트를 설명하는 재치 있는 아이디어가 신선한 ‘Let's Party Mills’로 앨범은 모두 마무리된다. 일본반과 국내반의 보너스트랙으로 담긴 ‘Don't Come Too Near’, ‘Harley Davidson’은 오히려 과거의 TNT의 냄새가 짙은 곡들이며, 멜로디도 멜로디거니와 로니의 기타 에들립에도 관심을 기울여볼 만 하다.


토니 하넬의 빈자리가 아쉽게 다가오는 대목이 아주 없지는 않지만, 후임자 토니 밀스 역시도 출중한 보컬리스트임에는 틀림이 없다. 통산 10번째에 해당하는 음반이며, 밴드로서는 25주년을 맞이하는 음반. 어찌 본다면 섣불리 무리수를 두지 않고 ‘유지’와 ‘안주’라는 카드로 자신의 자리를 지킬 위치도 되었지만, TNT의 새로운 음반에서는 마치 신인밴드의 도전과도 같은 변화도 감지된다. 비록 자의가 아니고 타의에 의해서 만들어진 필연적인 결과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팬들의 기대를 묵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훌륭한 변신을 단행했다. 그리고 이러한 변신이 앞서 이야기했듯이 10년을 주기로 자신들 역사의 분기점을 스스로 만들어왔음을 돌이켜 볼 때 더욱 큰 기대로 다가오는 것 역시 사실이다. (20070815)


글 송명하 (핫뮤직 수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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