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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ER'S PRIVATE LIFE/REPLAY SCREEN

영화에 취하다, 'La Vie En Rose'

La Vie En Rose (2007)

'라비앙 로즈'는 에디트 삐아프의 인생을 담은 영화다. 어머니에게 버림받고, 시력을 잃었다가 되찾게 되는 어린 시절에서 서커스 단원인 아버지를 따라다니던 10대, 거리의 가수에서 캬바레의 스타로 또 프랑스를 대표하는 국민가수 등극했다가 일생을 마무리하는 순간까지. 카메라는 2시간여의 짧은 시간 동안 쉴 새 없이 시간을 넘나들며 그녀의 이야기를 들춰낸다.

막셀 세르당과 에디트 삐아프의 어긋난 사랑이 50년이 지난 지금에도 눈가를 촉촉하게 만드는 '사랑의 송가 (L'hymne A L'amour)'처럼, 사랑이 없으면 단 한 순간도 살 수 없었지만, 그녀의 사랑은 언제나 비극적인 종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일생은 상처 투성이였고, 그러한 상처 속에서 명곡들은 태어났다.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그 명곡들은 계속해서 관객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신들렸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은 마리온 코티아르의 연기는 50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객석과 에디트 삐아프를 교감시키며 관객들의 가슴을 쥐락펴락 한다. 그리고 관객들은 그녀의 이러한 연기를 보며 영화의 끝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나서도 북받친 감정을 채 추르스지 못해 쉽사리 의자에서 일어나지 못한다.

영화는 어제 내 생일이라고 일부러 대전에 내려온 권기자와 함께 아카데미 극장에서 봤다. 다른 지방에서는 어떨 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아카데미 극장에선 하루에 한번 그것도 9시 50분 밖에 이 영화는 상영되지 않았다. 덕분에 한명에 4000원씩, 조조할인으로, 그것도 우리 둘 이외에 관객은 아무도 없었으니 극장을 전세낸 것과 같이 자유롭게 볼 수 있었던 영화.

이젠 에디트 삐아프의 삶과 음악에 취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