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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치 보이스 브라이언 윌슨의 고뇌와 재활, 명반 [Pet Sounds]의 재현 ‘러브 앤 머시’ 음악 애호가의 입장에서 뮤지션의 실제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는 언제나 반갑다. 불꽃같은 인생을 살다 간 짐 모리슨(Jim Morrison)을 담았던 올리버 스톤(Oliver Stone) 감독의 ‘도어스(The Doors)’(1991)가 그랬고, 스튜어트 서트클리프(Stuart Sutcliffe)를 통해 비틀스(The Beatles)의 함부르크 시절 이야기를 엿볼 수 있는 이아인 소프틀리(Iain Softley) 감독의 ‘백비트(Backbeat)’(1994), 브라이언 존스(Brian Jones)가 당한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스테픈 울리(Stephen Wooly) 감독의 ‘스톤드(Stoned)’(2005), 6명의 배우가 밥 딜런(Bob Dylan) 아닌 밥 딜런을 연기하는 토드 헤인즈(Todd Hay..
1980년대 히트곡 컴필레이션 음반을 듣는 듯한 주크박스 뮤지컬 ‘록 오브 에이지’ ‘Rock Of Ages’는 데프 레파드(Def Leppard)의 출세작 [Pyromania](1983)에 수록된 곡이며, 이에 모티브를 얻어 2006년 크리스 다리엔조(Chris D'Arienzo)가 무대에 올린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타이틀이다. 극장 개봉 영화 ‘록 오브 에이지’는 바로 이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은막으로 옮긴 영화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1980년대 중후반이며, 주요 공간적 배경이 LA의 ‘버번룸’이라는 클럽인 만큼 상영시간 내내 흘러나오는 음악들은 1980년대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팝록/팝메탈 넘버들이다. 그 도입부만 잠깐 보더라도 전체의 스토리라인이 떠오를 만큼 뻔한 해피엔딩의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록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유는 바로 그 때..
이정선 [Ten Unplugged] 연륜과 함께 원숙하게 무르익은 이정선 음악의 확실한 방점 이정선은 한국 대중음악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다. 1973년 YWCA 대강당에서 열린 ‘이정선 노래 발표회’를 통해 데뷔했고, 이듬해인 1974년 소위 ‘-1집’으로 불리는 첫 번째 음반 [이정선 노래모음]을 발표하며 정식으로 가요계에 이름을 올린 싱어 송 라이터. 비슷한 시기에 음반을 발표한 포크 싱어들은 많았지만, 작사와 작곡에서 편곡까지 스스로 담당한 음반을 발표한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방면에 있어서는 선구자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수록곡 가운데 ‘거리’를 비롯한 9곡이 심의 불가를 받아 음반은 거의 유통되지 못하고 시장에서 사라지고 만다. 결국 정식 데뷔앨범은 1975년에 발매되었고, ..
적우 [Just Blues] 실력 있는 뮤지션과 대가의 만남. 그리고 김현식 실력 있는 뮤지션과 대가의 만남은 그 이름만으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적우와 신촌블루스의 엄인호가 만났다. 앨범엔 ‘트리뷰트’라는 문구가 보이지만 엄인호가 적우의 음반에 직접 참여하면서 일종의 ‘공동작업’과 같은 결과를 만들었다. 적우와 엄인호의 만남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병마와 싸우고 있던 박인수를 위해 임희숙이 주관한 공연에 적우와 신촌 블루스가 함께 했고, 엄인호는 당시 적우의 무대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후 적우는 엄인호의 부탁으로 같은 해 열린 신촌 블루스의 신촌 아트레온 공연과 2015년 앰프 라이브 클럽 공연에 게스트로 참가했고, 2020년 아예 정식 스튜디오 음반을 통해 다시 엄인호와 만났다. 이번에는 공연과 반대..
제니스 [Sweet & Blue] 신촌블루스의 보컬리스트 제니스가 발표하는 첫 독집 [Sweet & Blue Hours] 현재 신촌블루스의 보컬로 활동하고 있는 제니스의 첫 독집이다. 제니스가 신촌블루스에서 활동을 시작한 건 2008년이다. 우연한 기회에 미국 생활을 마치고 귀국해 다시 활동을 준비하고 있던 엄인호의 레이더에 포착된 그녀는 이미 10년 이상 밴드의 얼굴로 활동하며 신촌블루스를 거쳐 간 보컬리스트들 가운데 가장 오래도록 활동하고 있다. 활동명인 제니스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어려서 접한 재니스 조플린은 제니스의 음악적 방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엄인호 역시 그러한 분위기에 이끌려 러브콜을 보냈을 것이고. 예전에 했던 인터뷰에서 엄인호는 신중현을 존경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학창시절 극장에서 봤던 신중현의 공연..
강성희 [Rain, Woman & the Other Thing] 신촌블루스의 매력적인 ‘절창’ 보컬리스트 전통을 잇는 강성희 강성희의 솔로 데뷔앨범이다. 강성희는 현재 신촌블루스의 보컬리스트다. 얼마 전 솔로 앨범 [Sweet & Blue]를 발표한 제니스가 신촌블루스에서 ‘소프트’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면 강성희는 ‘하드’한 나머지 한 축이다. 이름 그대로 ‘강성’이다. 강성희가 신촌블루스와 인연을 맺은 건 2010년대 초반이다. 홍대 클럽을 중심으로 인디밴드로 활동하던 강성희를 눈여겨봤던 엄인호가 2014년 신촌블루스의 신곡 ‘붉은 노을’을 녹음하며 코러스 참여를 권유한 게 계기가 됐다. 마침 밴드활동을 쉬고 있던 강성희는 흔쾌히 싱글 작업에 동참했고, 이후 이어진 신촌블루스 단독 공연에서는 코러스가 아닌 정식 보컬로 자연스럽게 합류하게 됐다. 강성희는 “사실 ..
Black Sabbath [13] 35년 만에 뭉친 ‘원조’ 블랙 새버쓰 멤버들이 발표하는, 우리와 동시대의 명반 블랙 새버쓰(Black Sabbath)에 대해 다른 설명이 필요할까. 1968년 영국의 버밍햄에서 결성, 1970년 2월 ‘13일의 금요일’에 데뷔앨범을 발표한 이래 지금까지 그들의 음악은 정통 메탈은 물론, 스래쉬메탈, 둠메탈, 블랙메탈, 스토너메탈, 슬럿지메탈 등 다양하게 분화된 헤비메탈의 서브장르의 태생을 가능케 했던 매뉴얼이 되었다. 데뷔앨범의 타이틀트랙이자 밴드의 타이틀곡이라고 할 수 있는 ‘Black Sabbath’의 사악하고 불길하며 섬뜩한 기운은 날카로운 비명이나 극단적인 스피드를 동반하지 않더라도 최면과 같이 순식간에 청자들을 자신들의 광신도로 흡수할 수 있는 주술과도 같았다. 이전까지 없었던 새로운 음악의 ..
Keith Richards [Crosseyed Heart] 스스로 기록한 로큰롤의 역사. [Crosseyed Heart], 롤링 스톤스의 일원이자 얼굴인 키스 리처즈가 23년 만에 공개하는 세 번째 공식 음반. 어찌됐건 롤링 스톤스(The Rolling Stones)는 ‘악동’으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한 이미지는 아무래도 밴드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보컬리스트 믹 재거(Mick Jagger), 그리고 기타리스트 키스 리처즈(Keith Richards)에서 만들어졌을 것이다. 특히 방탕하고 일탈된 행동으로 악명을 떨쳐온 키스 리처즈는 이미 2007년 와의 인터뷰를 통해 “나의 부도덕성에 대해 굳이 변명하지 않는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다”는 이야기를 한 바 있으며, 이러한 자신의 ‘로큰롤 탕아(Rock'n'Roll Hellraiser)’로서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