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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ER'S MUSIC LIFE/EXTERNAL CONTRIBU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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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소리 그녀가 되다. 강허달림 [Beyond the Blues] 한 장의 음반을 오롯이 리메이크로 꾸미는 작업은 종으로 흐르는 역사를, 음반을 녹음하는 시점에 횡적으로 다시 정리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번의 해프닝으로 끝나게 될지, 그렇지 않고 원곡들까지 재조명 받는 우수한 결과가 되느냐는 선곡과 정리 과정에 의해 결정될 문제일 것이다. 단순히 노래 잘 하는 가수가 멋진 곡을 다시 불렀다는 것만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란 얘기다. 앞서 얘기한 우수한 결과물 가운데는 김광석의 [다시 부르기], 윤도현의 [한국락 다시 부르기], 혹은 이은미의 [Nostalgia]와 같은 음반들이 있겠다. 그리고 그 음반들에는 각각 조동익, 유병열 그리고 오승은이라는 든든한 조력자들이 있었다. 강허달림이 리메이크 음반을 내 놓겠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참 멋진 음반이 나오겠구나 하..
Mike Oldfield, 끊임없는 진보의 욕구, 이번엔 클래식이다! 2005년 발표한 [Light + Shade]에서 뉴에이지와 앰비언트로 자신의 영역을 확장시켰던 마이크 올드필드가 또 한번의 진화를 단행했다. 이번엔 일렉트릭 악기가 철저하게 배제된 클래식과 현대음악의 영역이다. 글 송명하 수석기자 | 사진제공 유니버설 뮤직 마이크 올드필드는 지난 수년동안 자주 있지는 않지만 정말 신성하고 거룩한 순간의 소리가 있으며, 그것은 인간들이 창조해낸 문명이나 발명품들을 넘어선 신성하고 거룩한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러한 그의 아이디어를 고대 피타고라스가 주장했던 ‘천구의 음악’이름을 빌려 표현한 것이 바로 새로운 음반 [Music Of The Spheres]다. “2년 전, 다음 작업에 관해 생각했을 때 정말 내가 하고싶은 것은 모두 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고,..
딕 패밀리, ‘대중 친화적’ 노선을 걸었던 브라스록 밴드 딕 패밀리(Dick Family)는 1970년대 초반 데블스의 전신인 앰비션스, 사랑과 평화의 전신 아이들, 이진동의 라이더스, 메가톤스 등을 거친 드러머 서성원이 결성한 밴드로, 1971년 MBC 가요 중창상, 1972년 플레이보이 경연대회에서 우수상, 1973년 뉴스타배 보컬 경연대회에서 우수상, 그리고 같은 해 개연연주 드럼상까지 받았던 실력파 그룹이다. ‘서생의 가족’ 혹은 ‘서생원 가족’으로 불리기도 했던 딕 패밀리는 대왕 코너, 센트럴 호텔, 뉴 남산 호텔 등의 나이트클럽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이들이 대중적인 사랑을 받게 된 것은 1974년에 발표한 데뷔앨범 수록곡 와 이 빅 히트하면서부터인데, 함께 수록된 역시 야간 업소의 엔딩곡으로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을 정도로 동시대에 활동하던 여타 밴드..
비둘기 그룹, 브라스록, 라틴팝이 융합된 ‘건전’한 록 사운드 비둘기 그룹은 음악 감상실을 비롯한 다운타운에서 DJ와 MC로 활동하던 김태웅(지미)이 1975년 결성한 지미 김 그룹을 모체로 결성된 밴드다. 지미 김 그룹은 비스의 김현배(기타), 손정택(베이스, 보컬)과 트리퍼스의 최태원(드럼) 등 각 밴드들의 리더급 인물들을 차출해 결성한 밴드로, 명동의 ‘오라오라’ 등에 출연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비둘기 그룹 혹은 비둘기 가족(음반 내에서도 비둘기 가족과 비둘기 그룹이라는 이름이 혼용되고 있다)으로 개명한 후, 1978년 데뷔앨범 「하얀 비둘기」를 발표했는데, 발표 당시의 멤버는 딕 패밀리 출신의 이천행(기타, 보컬), 김지성(베이스, 보컬)을 위시해 주홍식(키보드, 보컬), 윤봉환(드럼, 봉고), 손정택(트럼펫, 보컬), 도융(알토 색소폰, 플루트), 한..
유복성과 신호등, 라틴 퍼커션과 재즈의 신명나는 어울림 한마당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퍼커셔니스트로 손꼽히는 유복성은 1941년에 태어나 1958년 미8군 쇼에 입단한 이래, 1960년대 이봉조 악단과 길옥윤과 재즈 올 스타즈를 거쳐 1970년대 초반 정성조의 재즈 매신저스에서 활동했다. 이후 그가 결성한 라틴 코리아나(Latin Koreana)는 1972년 데뷔앨범을 발표했는데, 이 음반은 1978년 발매된 두번째 음반이다. 초기에는 강병철이 기타를 담당하기도 했지만, 장세용과 함께 머슴아들(나미의 백밴드와는 동명이그룹)을 결성하며 탈퇴하여 이 앨범에는 참여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이 세 명의 커넥션은 장세용이 기획한 대부분의 음반에 유복성이 세션을 담당할 정도로 돈독한 것이었다. 음반의 표지에 트리오의 이름이 ‘라틴 코리아나’와 ‘신호등’으로 병기된 이유는 당시 국..
국내 초창기 포크록의 숨겨진 일등공신 오리엔트 프로덕션, 그리고 동방의 빛 한 TV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되었던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그리고 조영남의 재미있는 회고와 감동적인 노래들은 순식간에 반향을 일으키며 몇 차례의 유사한 포맷의 프로그램의 탄생과 특집 콘서트들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러한 프로그램과 콘서트들에는 어김없이 ‘세시봉’이라는 타이틀이 나붙었다. 서점들에도 ‘세시봉’을 제목에 포함시킨 책들이 꽂혔고, 음반시장에도 너나없이 ‘세시봉’을 타이틀로 등장시킨 6~70년대의 포크 모음집이 등장했다. 2000년대 중반에 등장한 ‘7080’이라는 단어에 비해 협의의 내용을 담고 있는 명사지만 순식간에 한 시대를 대표하는 대명사로 등극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초창기 포크 음악에 있어서 ‘세시봉’이 한 부분을 차지하긴 하지만, 지금 생각하는 것처럼 절대적인 부분은 아니었다..
오준영, 김태곤 등 전문 작곡가가 참여한 트리퍼스의 후신, 김선민과 자이언트 / 동그란 얼굴, 너를 Side A 1. 동그란 얼굴 2. 가을 비 3. 사랑스런 그대 4. 기다리는 님 5. 망향객 6. 너와 나 (건전가요) Side B 1. 너를 2. 어쩔 줄 모를걸 3. 회상의 바닷가 4. 에헤야 좋을시고 5. 슬픈 미소 (경음악) 1976 / 유니버어살 1970년대 초반 활발한 활동을 벌였던 트리퍼스는 멤버 전원이 노래를 잘 불러, 보컬의 하모니를 중시한 음악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점차 그 가운데 탁성의 매력을 살린 김훈이 부른 , 와 같은 곡들이 연속해서 히트하며 그의 입지가 커짐에 따라 밴드는 보컬리스트 김훈의 ‘김훈과 트리퍼스’, 드러머 신시봉의 ‘신시봉과 트리퍼스’ 그리고 기타와 보컬을 맡은 김선민의 ‘김선민과 자이언트’ 이렇게 세 밴드로 분열된다. 김선민과 자이언트는 김선민(보컬), 고..
아름답지만 사악하고, 불친절한 듯 매력적인 광대극, Imaginaerum / Nightwish 사실, 나이트위시의 전작 [Dark Passion Play]는 보컬리스트가 타르야 투루넨(Tarja Turunen)에서 아네트 올슨(Anette Olzon)으로 바뀌긴 했지만, 타르야가 마지막으로 참여한 앨범 [Once]에서 보여줬던 팝퓰러한 변모의 연장선, 혹은 새로운 보컬의 정착을 위한 과도기라는 의미를 둘 수 있는 음반이었다. 결과적으로 하는 얘기지만 어쩌면 인터넷 상의 공개편지라는 초유의 수단을 사용해 타르야를 해고했던 나머지 멤버들의 의도는 이러한 밴드의 변모하는 음악성을 표현하기 위한 치밀한 계획 아래 시행되었던, 의도적인 각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타르야 시절의 나이트위시는 성악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그녀의 독특한 창법 때문에 언제나 밴드 나이트위시보다 타르야가 부각되었다. 때문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