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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ER'S MUSIC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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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ER'S MIXTAPE 'OLD & WISE' 처음 믹스테이프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떠오른 건 학창시절 듣던 라디오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정신을 집중하고, 레코드 버튼과 플레이 버튼에 동시에 손가락을 올려놓고 기다리던 그때. 그때의 소박한 긴장감에는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절대 알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있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황인용의 영팝스’와 ‘전영혁의 음악세계’다. 지방에 살고 있었던 까닭에 ‘성시완의 음악이 흐르는 밤에’의 혜택은 보지 못했고, 오히려 이 프로그램에서 나온 음악은 작은형이 서울에서 나와 같은 마음으로 녹음해온 테이프를 통해 듣곤 했다. ‘황인용의 영팝스’는 저녁시간 프로그램이라서 그렇지 않았지만, ‘전영혁의 음악세계’는 심야 프로그램이었던 탓에 잠과 싸우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지금은 오히려 그 시간에 깨 ..
일이 너무 커져버린 연말/연초 믹스테이프 만들기. 지난 연말, 몇몇분들께 믹스테이프를 선물해드리기로 마음 먹었다. 그런데, 이야기를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일이 커져버렸다. 결국 처음 의도과 달리 몇 배의 테이프를 녹음하게 됐고, 대량생산(?)에 들어가게 됐다. 연말이 아니라 연초까지 작업이 늘어지게 됐고... 암튼 우선 선곡을 하고, CD를 꺼내 웨이브파일로 리핑. 60분짜리 믹스테이프니까 30분씩 러닝타임을 맞춰 A면과 B면 수록곡을 담은 CD를 만든다. 그리고, 테이프에 녹음한다. 컨트롤C 컨트롤V면 좋겠지만, 실시간으로 녹음을 해야하기 때문에 테이프 갯수만큼 반복, 그리고 테이프 갯수와 같은 시간... 그런데, 원래 테이프를 선물하려했던 때 예측했던 수요를 넘어가는 바람에... 재활용 테이프를 사용해야 했다. 유색의 테이프를 받으신 분들은 재활용인 ..
LP 재킷의 테이핑을 제거하자. 중고 LP를 수집하다보면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구하고 싶은 음반이 있어도 상태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인데, 상태가 좋은 음반은 대부분 고가에 거래되기 때문에 선뜻 지갑을 열기가 부담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비교적 합리적인 선택을 하려고 저렴한 음반을 구매하자니 재킷에 스티커가 붙어있고 가장자리에 테이핑이 된 음반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럴 경우 다른 음반과 함께 꽂아 놓으면 옆 음반에 붙어버리는 경우가 다반사고, 그걸 방지하려 비닐에 끼워넣으면 비닐과 붙어버려 낭패를 보기 일쑤다. 당연히 음반을 들을 마음도 생기지 않고... 때문에 테이핑은 어떻게 해서든 제거하는 게 좋다. 하지만 재킷의 상태에 따라 완전히 테이프가 붙어버린 경우도 있으니, 이렇게 소개하는 방법이 능사는 아니다. 코팅이 되어있..
윤승희 김명길 편곡+데블스 연주+여가수 노래 록과 사이키델릭이 주를 이루던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반까지, 소울(Soul)이라는 독보적인 장르를 고수하며 힘찬 브라스파트를 앞세웠던 데블스의 활동은 밴드 자신들의 활동보다 오히려 밴드 활동 이후에 이어진 여가수들과의 활동으로 더욱 유명하다. 하지만, 세션이나 편곡의 개념이 거의 잡혀있지 않았던 국내 현실상 음반 어느 곳을 찾아봐도 그에 대한 정보를 알아차릴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번 호에는 데블스의 기타리스트 김명길이 편곡을 하고 데블스가 연주를 맡았던 윤승희의 음반 두장을 꼽아봤다. ‘김명길 편곡+데블스 연주+여가수 노래’라는 시스템 아래에서 나왔던 음반은 윤승희의 음반 외에도 이은하, 정애리, 정난이의 음반이 있다. 윤승희아빠랑 엄마같이 / 그리운..
템페스트 [장계현과 Tempest] 포크록에 기반을 둔 감성적인 록 사운드 템페스트(Tempest)는 1969년 주간경향에서 주최한 ‘전국 아마추어 포크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받았던 장계현이 당시 주간경향의 서병후의 소개에 의해 1970년 키 브라더스에 가입하게 되고, 키 브라더스의 멤버로 닐바나 등에서 활동하던 도중 함께 출연했던 밴드의 리더 유상봉의 제안으로 그 밴드에 합류하며 결성되었다. 1971년 번안곡을 위주로 담은 데뷔앨범 「템페스트 힛트곡 제1집」을 발표하고, 닐바나, 풍전, 타워, 센트럴 등 고고클럽을 중심으로 활동을 벌이며 순식간에 ‘고고클럽의 왕자’로 스스로의 위치를 자리매김한다. 「장계현과 Tempest」는 1973년 발매된 두 번째 음반으로,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던 데뷔앨범에 비해 여러모로 정돈된 느낌을 ..
여러 음악인들 [아름다운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를] 38년만에 완전한 모습으로 공개되는 국내 포크의 전설적 명반 우리의 머릿속엔 언제부턴가 우리의 1970년대 초반이 ‘청바지’, ‘생맥주’ 그리고 ‘통기타’의 시대라고 은연중에 각인되어, 당시의 젊은이들이 물질적으로는 가난했을지언정 ‘낭만’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한없는 자유로움의 동경이 대상이 되어있는 듯 하다. 하지만, 앞선 세 단어가 주는 혜택에 직접적인 수혜를 입은 사람들은 우리의 생각처럼 그렇게 보편적이진 않았다. 일반적인 젊은이들에게 미군 부대 근처에서 흘러나오는 몇몇 벌 이외에 ‘청바지’를 구할 기회는 그렇게 많지 주어지지 않았으며, 살롱이나 호프집의 ‘생맥주’보다는 선술집의 ‘막걸리’가 보편적이었다. 그리고 ‘통기타’를 치며 부를만한 ‘우리’ 스스로의 노래는 거의 없었다. 물론 1970년대 초..
Primal Fear [New Religion] 오케스트레이션의 효과적인 삽입으로 더욱 표현의 스펙트럼을 넓힌 멤버의 변동, 레이블의 이적 탓일까. 음반의 자켓에 언제나 등장하던 메틀 버드(Metal Bird)가 새로운 앨범에서는 화염에 휩싸여 있다. 물론, 음반에 담긴 수록곡들은 프라이멀 피어라는 이름을 떠올림과 동시에 기대했던 모든 것을 그대로 담고 있다. 게다가 이번에는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이 가세하여 그 스케일이 더욱 커졌다. 감마 레이(Gamma Ray)출신, 팀 오웬스(Tim Owens)에게 고배를 마시긴 했지만, 어쨌든 롭 핼포드(Rob Halford)가 탈퇴해 공석이었던 주다스 프리스트의 보컬리스트에 자원한 바 있는 랄프 쉬퍼스(Ralf Scheepers)의 과거를 굳이 다시 꺼내보지 않더라도, 자타가 공인하는 주다스 프리스트(Judas..
TNT [The New Territory] 샤이(Shy)의 보컬 토니 밀스를 영입해 발표하는 통산 10번째 앨범 사실 TNT의 오랜 팬들에게 있어서 이번에 새롭게 발매되는 [The New Territory]는 그 발매 이전부터 이미 초미의 관심사가 되어왔다. 원년 멤버는 아니었지만, 두 번째 음반 [Knights Of The New Thunder] (1984)부터 참여하여, 다음 음반인 대표작 [Tell No Tales] (1987)을 통해 전형적인 TNT 사운드를 확립시키며 2006년까지 활동해 왔던 보컬리스트, 실질적인 밴드의 얼굴로 군림해 왔던 토니 하넬(Tony Harnell)의 탈퇴 이후 첫 번째로 발매되는 음반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영역’을 의미하는 음반의 타이틀과, 그 이니셜이 ‘T.N.T’가 되는 모습은 비장한 느낌마저 든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