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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ER'S MUSIC LIFE/MUSIC LIFE

대전 원동 헌책방, 음반사냥~

뭐.. 거창하게 제목엔 '음반사냥'이라고 써 뒀지만, 사실 거하게 털러 나온 건 아니고... 그냥 파라노이드 9월호 원고를 모두 마무리해서 웹하드에 업로드한 뒤, 자잘한 후 작업들을 앞두고 머리도 식히고 바람도 쐴 겸 나가봤다. 한 때 참 뻔질나게 드나들면서 열심히 뒤적뒤적 거렸지만, 이제 뒤적이긴 커녕 이 근처에 나와 본 일도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어쨌든.. 자전거타고 슬슬 나들이하듯이 들른 이 곳. 우선 육일서점 사장님이 반갑게 맞아주셨다. 일단 커피 한 잔 하고 이 얘기 저 얘기... 사실 이렇게 오랜만에 들르면 소위 '눈깔'이라고 부르는 희귀 아이템은 구하기 어렵다. 그래서 오늘도 설렁설렁... 음반에 붙은 스티커를 보니 'MBC 청주 방송국'. 누군가 최근에 방송국 음반을 털어 나온 것 같다.

 

여긴 원래 김찬 형님이 운영하던 '턴턴턴'이 있던 좁은 곳인데... 여기까지 이제 육일서점이 둥지를 틀었다. 음반은 여기보다 원래 육일서점 자리가 더 많긴 하지만, 이사(?) 후 처음이라서 구경도 좀 하고...


여기가 원래 육일서점 자리다. 바로 옆이지만.. 암튼;; 예전 같았으면 LP가 저렇게 있으면 손이 새카맣게 될 때까지 뒤져서 어떻게든 '눈깔'을 뽑아내려 했겠지만, 열의가 식은 탓인지 건성건성 훑어보기만 했다. 옆에 무슨 불교 어쩌구 하면서 큰 소리로 떠드는 민폐 손님 때문에 오래 구경할 마음이 들지도 않았고. 아... 불교를 폄훼하려는 게 아니고, 그냥 겉으로 대강 들은 이야기로 자기가 뭐가 되는 냥 떠들어 대는 사람들이 싫다는 얘기다. 그렇게 몇 장 골라 놓고, 이제 이사한 찬이형의 '턴턴턴'으로~


확실히 예전보다 넣어져서 앉을 공간;;;도 생겼다. 하지만 음반이 정리가 되지 않아서.. 여기 저기 순서 없이 꽂혀있는 건 변함이 없다. 물론, 주인인 찬이형은 어느 쪽에 뭐가 있는 지 대충 알겠지만... 처음 가서 저 음반들을 한 장씩 넘겨가며 고를 생각을 해 보라 ㅠ 음반 외에 기타, 미니 콤포넌트, 아코디언, 크로마하프... 사실 밖에서 보면 상황은 좀 더 심각하다;;;


만물상이다;;; 리모콘, 기타 줄, 포터블 플레이어, 삼각대, 헬멧, 전화에서.. 테니스 라켓까지;;; 상자들엔 CD와 DVD들이 들어있는데, 여기서도 그냥 위에 몇 박스만 둘러보고 담소 모드로... -_-;;;;


두 가게에서 가져온 음반들이다. 도시의 그림자는 두 멤버의 친필 사인이 들어있어서 다시 구매했고.. ㅎㅎ 10인치 음반으로만 봤던 노미애의 음반이 보이길래 함께 챙겼다. 노미애의 음반과 임형순의 음반은 청주 MBC에서 나온 음반들... 남진 음반은.. 내가 가지고 있는 두 장은 싱글커버 음반인데, 마침 게이트폴드 음반이 보여서 가져왔고, 록앤로올이라고 적힌 연주(맞다 경음악이다;) 음반은 타이틀이 끌려서;;; 그리고 CD 몇장(리녹스는 원래 가지고 있는데, 그냥 하나 더 챙겼다;;)과 카세트 테이프. 카세트 테이프들은 SS. 미개봉 테이프들인데, 개봉을 할까 그냥 보관할까... 고민중;; 어쨌든 이렇게 잡식성 레퍼토리가 지갑 속의 45,000원과 바꾼 음반들이다.


오늘 최고의 수확(?)은 넥스트의 데뷔앨범 테이프다. 서울음반 비스름한 로고를 달고 나온 해적판 테이프. 그런데 넥스트가 아니고, 신해철과 엑스트라다. N.EX.T를 그렇게 읽은 모양인데, 나머지 멤버들인 정기송과 이동규는 졸지에 엑스트라가 되고 말았다;;

오랜만에 들른 원동의 헌책방 거리. 반가운 사람들도 있고, 반가운 음악들도 있고... 커피 마시며 이런 저런 얘기도 나누고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책 몇권이나 음반 몇장씩 들고 들어오는 이런 알콩달콩한 재미들이 계속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조만간 시간 많을 때 다시 들러서 한 번 확~ 뒤집고 들어오리라 다짐을 해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