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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ER'S MUSIC LIFE/EXTERNAL CONTRIBUTIONS

DRAGONFORCE [Inhuman Rampage]

Dragonforce (2006)

트윈기타의 현란한 솔로, 속도 무제한 질주
DRAGONFORCE [Inhuman Rampage]


다른 음악이라면 몰라도 멜로딕메틀에 한해서는 불모지와도 다름없는 영국출신, 그것도 익스트림메틀을 연주하던 전적이 무색하게도, 일단 빌보드 차트의 실적으로 볼 때 현재 드래곤포스가 이 방면에서 ‘가장 잘 나가는’밴드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물론 그 차트의 실적이라는 것이 멜로딕메틀에 대해서 얼마만큼 중요한 척도가 되는 지나 그 음악적 성과와 관계를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문제긴 하지만, 어쨌든 이 방면의 밴드들 가운데에서는 가장 가시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점만은 확실하다.

이미 두 장의 음반을 통해서 이제는 역사의 뒷켠으로 밀려난 듯 싶었던 하이 테크닉의 기타연주와 무한 질주하는 엄청난 스피드를 선보였던 드래곤포스의 세 번째 앨범이 국내에 뒤늦게 라이센스로 발매되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평균 러닝타임 7분에 육박하는 대곡 지향의 신곡 8곡을 담은 이 앨범은 기타를 맡고있는 허만 리(Human Li)의 런던에 있는 개인 스튜디오에서 녹음되었는데, 몇몇 기타 섹션은 지난 음반의 투어 중 묵었던 호텔에서 녹음이 이루어졌다. 그만큼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음악으로 옮기는 데에 있어서 순발력이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어느 한 곡 떼어 들을 것 없이, 이미 이들의 음악을 접해본 독자들이라면 CD의 플레이와 동시에 격렬한 헤드뱅이 가능한 무차별적인 스피드를 자랑하는 곡들. 전형적인 멜로딕 메틀의 특징을 그대로 담아 곡의 사이사이 삽입되는 갑작스런 브레이크와 이어 등장하는 코러스 등 교과서적인 진행을 들을 수 있으며, 영국을 본거지로 한 밴드 긴 하지만 홍콩과 우크라이나, 영국, 뉴질랜드, 서아프리카라는 멤버 개개인의 출생지 때문인지 ‘다국적’이란 말이 실감나는 트랙들과 만날 수 있다. ‘Operation Ground And Pound’의 도입부는 동양적, 엄밀하게 따지자면 중국의 영향권 아래에 있는 멜로디라인이며, ‘Body Breakdown’에서는 중동 풍 애들립 라인이 삽입되었다. 샘 토트먼(Sam Totman)과 허만 리의 마치 왼손가락 관절에서 연기가 날 듯한 현란한 속주는 최근 발표되는 여타 장르의 음반들에서 들을 수 없었던, 가히 사운드의 홍수라고 할 만 하다. ‘Trail Of Broken Hearts’는 이전 음반 수록곡들인 ‘Starfire’나 ‘Down Over a New World’의 뒤를 잇는 발라드 넘버.

허만 리는 “몇몇 섹션에서 많은 분들은 컴퓨터게임을 연상하실 거예요. 하지만 이러한 모든 소리들은 키보드가 아니라 기타로 표현한 것들이죠”라고 이야기한다. 어찌 보면 컴퓨터게임을 즐기며 감상할 때 조이스틱이나 마우스의 놀림을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빠져들 수 있는 음악이 바로 이들의 음악이 아닐까. 하지만 가능하다면 운전 중에 감상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스피커를 뚫고 나오는 음악에 심취하다 보면 언제인지 모르게 한계속도를 넘어 엑셀레이터를 밟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지도 모르는 일이니 말이다. (월간 핫뮤직 2007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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