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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ER'S MUSIC LIFE/MUSIC LIFE

리메이크...

친하게 지내는 밴드 마하트마의 두번째 음반이 유럽에 이어 일본에서도 정식 라이센스로 발매된다. 일본에 발매될 음반에는 국내반과의 차별을 위해 보너스트랙으로 테스타먼트의 'Practice What You Preach'가 리메이크되어 수록 될 예정이다. 사실 스래쉬메틀 밴드가 같은 계열 밴드의 고전을 리메이크한다는 것은 커다란 모험과도 같다. 지난 마하트마 2집 리뷰에서도 썼던 얘기지만, '잘 해야 본전' 밖에 되지 않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원곡과 유사하게 만들었다가는 '카피 밴드'로 매도될 가능성이 많고, 나름대로의 해석이 많이 들어가면 '그것 하나도 똑바로 못하는 밴드'로 낙인찍힐 수 있다. 사실 이번 선곡도 밴드의 의사라기보다 일본 회사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이기 때문에 뭐라 왈가왈부할 내용은 아니지만, 어쨌든 개인적으로는 씬 리지와 같은 고전적 하드락 밴드의 넘버를 다시 수록하는 편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리메이크이야기를 하다보니 생각나는 곡 하나. 작년 '007 카지노 로얄' 시사회에 함께 갔던 은영씨는 아무런 정보없이 그저 영화의 오프닝에 나오는 곡을 들으며 크리스 코넬의 보컬이란 것을 너무도 당연하게 알아차렸다. 일찌감치 그의 매력에 흠뻑 빠졌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렇질 못했다. 남성적 매력이 물씬 풍기는 그의 보컬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게 받아들였기 때문에 사운드가든도 오디오슬레이브도 그렇게 푹 빠져보지 못하고 '잘 하는군...' 아니면, '멋진 걸~' 이 정도의 느낌 밖에는 갖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해 발매된 솔로앨범에 수록된 마이클 잭슨의 'Billy Jean'. 오히려 그의 열혈 팬들은 다소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개인적으로는 크리스 코넬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는 계기를 만들게 된 곡이다. 시작 부분을 들어도 어느 곡인지 선뜻 알아차릴 수 없도록 철저하게 크리스 코넬의 일부분이 되어버린 팝의 명곡. 몇번 듣지 않고 CD장의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오디오슬레이브의 음반도 다시 꺼내서 들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