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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ER'S PRIVATE LIFE/PRIVATE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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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댐에서.. 오랜만에 카메라를 꺼내들고 찾아갔던 대청댐. 예전과 달리 댐 위까지 올라가서 멀리 볼 수 있었던 것도 좋았지만, 가장 좋았던 건 유원지에 가면 언제나 머리를 지끈거리게 하던 '뽕짝'음악들이 아니라 조금은 다른 음악들이 흐르고 있었다는 점. 어제 대청댐에서 들었던 곡 가운데 기억나는 몇몇 곡들은.. 테슬라의 'Love Song', 스위트의 'Love Is Like Oxygen', 저니의 'Faithfully', 스틱스의 'The Best Of Times', ELO의 'Ticket To The Moon', 레인보우의 'Rainbow Eyes'... 마치 예전 서클룸에 앉아서 듣는 음악같다며, 명상이와도 한참 떠들었다. ^^
생각나는 사람.. 음악을 듣다보면 그 음악과 함께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만이 가질 수 있는 일종의 특권이라고 할까. 또 머릿속에 그려지는 그 사람들의 얼굴에 묻어있는 추억들이 있으니 하나의 음악이 가지고 있는 능력은 정말 대단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틸 튜즈데이의 'Voices Carry'를 들을 때 떠오르는 얼굴은 윤중이다. 윤중이처럼 이 밴드를 좋아했던 사람은 지금까지 보지 못한 것 같다. 같은 이유로 아웃필드의 'Alone With You'를 들으면 범석이가 생각나고, 드림 아카데미의 음악을 들으면 양근이가 떠오른다. 척 맨지오니의 'Feel So Good'은 명상이와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 1학년때 디스크플레이를 마치고 가진 뒤풀이 자리. 언제나처럼 재남이형의 사회로 노래..
괴로웠던 시간 역시도 추억이 되고...
즐거운 시간은 추억이 된다.. 방송 마치고 함께 했던 술자리... 유길이형의 방송에 대한 열정도 알 수 있고, 성동씨의 예전 이야기도 들을 수 있던... 즐거운 시간은 이제 또 하나의 예쁜 추억이 되었고, 술 자리에서 잠시 나왔을 때, 눈 앞에 하얀 무언가가 지나가는 걸 보고는 때는 이르지만, 눈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거자필반 (去者必返) 예전에 회자정리(會者定離)란 이야기를 하면서, 난 그 반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원샷에 한번 쓴 적이 있었는데, 그때 애독자 한 분이 거자필반(去者必返)이란 성어를 써서 보내주셨다. 언뜻 비슷한 내용 같지만, 접할 때의 그 느낌은 확실하게 다르다. 최근 대학 동아리의 한 학번 후배들인 수경이, 또 그 1년 후배 유진이와 다시 연락이 닿았다. 그들과 연락을 하며 떠 오른 단어가 바로 거자필반이다. 누구나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론 한 학번 후배들과 함께 떠오르는 추억들이 참 많다. 우선 입회원서를 내가 받았던 후배들이기도 하고... 한 해가 지나 그들이 2학년이 되었을 때. 그 아래 학번을 맞는 신입생 환영회 날은 마침 내가 입대를 하기 바로 전날이었다. 아무래도 뒤풀이까지는 참석을 하지 못하고 행사의..
사무실 이사와 리셋 증후군 군 생활 32개월을 제외한다면 한번도 대전을 벗어나 살아본 적이 없는 내가 서울에서 가장 많이 가 본 곳이 바로 홍대 근처에 있는 핫뮤직 사무실이다. 원래 길눈이 어둡고 지리에 대한 감각이 무디지만, 이제 전철역에 내려서 사무실까지는 헤매지 않을 정도로 익숙해졌다. 3년이 조금 넘는 시간에 의해 길들여진 것이다. 주변의 식당 아주머니들께도 이제 눈치보지 않고 점심시간에 공기 밥 한 공기쯤은 얻어먹을 만큼 어색한 느낌이 없어질 즈음, 또 한번 모든 것이 생소한 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었다. 개인용 컴퓨터가 필수품으로 보급되고, 전화를 사용하는 시간보다 인터넷에 매달리는 시간이 많은 요즘. ‘리셋 증후군’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어지럽게 흩어진 컴퓨터의 모니터 화면, 어떤 키를 눌러도 말을 듣지 않는 ..
다이어리 연말이나, 연초에는 어김없이 몇 개의 달력과 함께 다이어리가 생긴다. 한해의 날짜별로 무언가를 적게 되어있는 그런 공책 한 권. 작년에도 두 권의 다이어리를 가지고 있었다. 한 권은 사무실에서 하는 업무에 관해서 적으리라 생각했고, 또 하나는 개인적으로 웹사이트 관리나 업데이트 계획 등으로 정리 해 두려고 표지에 ‘아이디어 뱅크(Idea Bank)라고 제법 그럴 싸 하게 모양을 내어 글씨를 쓰고, 개인 신상을 쓰는 난을 정성스럽게 채웠다. 그리고, 1월 며칠까진 무엇을 하고, 또 언제까진 무엇을 하고 이 색깔 볼펜, 저 색깔 볼펜.. 알록달록 하게, 자를 대고 줄도 그어 가면서 정리했다. 맨 뒤쪽의 주소 쓰는 난은 예전과 달리 이메일과 휴대전화를 쓰는 칸이 생겼다. 그 전 같으면, 전 해의 다이어리를 보..
8월호 편집후기 가운데서... 시애틀에 사는 희가 잠시 귀국한 틈을 타서 극적인(?) 상봉을 했다. 만나서 곰곰이 따져보니, 근 20년이 된 것 같다. 짧은 시간이지만, 마치 20년이라는 시간의 간극은 존재하지 않았던 듯 풀어놓던 이야기 보따리는 이내 우릴 풋풋한 대학시절로 옮겨놓았다. 계속해서 나누던 즐거운 이야기들로 우리 테이블에선 웃음소리가 끊어지질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눈꺼풀은 뜨거워지고 가슴은 답답해왔다. 희는 귀국하며 손목시계 한 개를 선물로 사 가지고 왔다. 노티카에서 나온 크로노스 시계. 뜻하지 않은 선물은 코너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난 전혀 준비한 것이 없었는데... 게다가 희가 건네준 시계는 내 주변의 사람들이라면 내가 직접 샀다고 해도 그대로 믿을 만큼 내가 좋아하는 색깔과 모양이다. 시간을 볼 때마다 짧은 해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