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ONER'S PRIVATE LIFE

(104)
제주 환상종주를 다녀와서 (2) 종주 이틀째. 일찍 일어나서 1층에 있는 편의점에서 도시락과 컵라면 하나를 사서 올라와 아침 식사를 마치고 체크아웃. 다시 자전거에 오르기 전에 체인에 오일을 도포하고 타이어의 공기압도 채웠다. 해영이에게서 얻은 샤오미 무선 전동펌프는 이번 종주에서 정말 유용하게 썼다. 쇠소깍 인증센터 가는 길은 정방폭포 입구를 통과해서 가게 된다. 물론 입장료가 있는 정방폭포에는 따로 들어가지 않았다. 쇠소깍 인증센터 스탬프도 무사히 찍고... 쇠소깍 인중센터에서 표선해수욕장으로 가는 길에 모카다방에 들렀다. 맥심 모카 골드 CF 촬영지라고 하는데, 종주를 위해 참고했던 대전의 유튜버 ‘다재다능 맹구’님의 영상에서 보고 보이면 꼭 들러야지 생각했는데, 바로 눈에 들어왔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카페인 충전하고 달달한 엿..
제주 환상종주를 다녀와서 (1) 해마다 연말이면 다이어리를 새로 산다. 다이어리에 남기는 첫 흔적은 표지 뒷면에 쓰는 새해에 이루고 싶은 목표다. 지난해에도 어김없이 다이어리 한 권을 샀고, 습관처럼 한 해의 목표를 적었다. 물론 지금까지 이룬 건 거의 없다. 그런데 이것만은 꼭 하고 싶었다. ‘제주 환상종주’. 종주를 위해 봄에 자전거도 새로 샀고 틈날 때마다 관련된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며 기회를 노렸다. 그리고 결국 10월 연휴 다음 주로 날짜를 잡았다. 연휴엔 아무래도 이동이 많을테고, 한 주 뒤면 연휴가 지났기 때문에 오히려 보통 때보다도 한가할 거라는 생각을 했다. 여튼 여행을 위해 모든 방송 스케줄을 녹음으로 돌려 한 주를 완전히 비웠다. 물론 한 주 내내 여행을 하려는 건 아니었지만, 세부적인 계획을 전혀 세우지 않고 떠나..
오기와라 히로시의 ‘소문’ 방송 때문에 청주에 갔다가 시간이 남아 알라딘 중고서점에 잠시 들러 책 한 권을 집어 들었다. 오기와라 히로시(荻原浩)의 . “마지막 4글자에 모든 것이 뒤바뀐다!”는 카피문구에 혹했기 때문이다. 사실 추리소설 마니아라면 ‘반전’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난 책을 많이 읽는 편도 아니고 마니아는 더더욱 아니지만 이미 몇몇 소설을 통해 반전의 매력에 푹 빠진 터라 마지막 네 글자를 위해 숨 가쁘게 책을 읽어 내려갔다. 결론적으로 엄청난 반전이긴 하지만 그렇게 충격적인 결말은 아니었다는 생각이다. 또 전문가는 아니지만 전체적인 개연성이 좀 부족한 느낌 역시 있었다. 개인적으로 추리소설은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짜인 구조와 뜻하지 않은 복선이 얽혀 놓친 게 무언지 앞 페이지로 되돌아..
양해남의 ‘그래서 가요 LP’ 1990년대 말, 은행동 기신양복점 부근에 ‘스타레코드’란 가게가 들어섰다. 정말 좁았던 가게지만, 지금 생각하면 초 희귀 아이템으로 꼽힐만한 가요 음반들을 정말 싼 가격으로 살 수 있었던 곳. 가게 주인은 정상식 형님이었다. 정지영이라는 예명으로도 불린 상식이형은 김홍철과 친구들의 멤버와 함께 조직한 트라이앵글이라는 트리오의 일원으로 활동한 적도 있다. 음반이 점점 늘어나며 스타레코드는 조금 한적하지만 살짝 넓은 가양동으로 자리를 옮겨 ‘아날로그 33’이란 이름으로 이전 개업했다. 그리고 가게를 즐겨 찾는 단골을 중심으로 같은 이름의 음악동호회가 만들어졌다. 고문 격으로는 키 보이스에서 드럼을 연주했던 노광일 형님과 나중에 ‘턴턴턴’이라는 레코드 가게를 열었던 고 김찬 형님이 있었고, 과거 르네상스, ..
조니 캐시의 음악과 사랑, ‘앙코르’ 컨트리 음악의 저변이 없다시피 한 국내의 여건 때문에 개봉 당시 그다지 커다란 반응을 모으지는 못했지만, 록 마니아라면 빼 놓을 수 없는 영화다. 2005년, 국내에서 ‘앙코르’라는 타이틀로 개봉된 이 영화는 조니 캐시의 어린 시절에서부터 음악을 통해 성공을 거둘 때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영화의 제목이 바뀐 이유 가운데는 미국에서 그의 인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 때문에 그가 발표했던 곡의 제목에서 딴 ‘Walk The Line’만으로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었지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조니 캐시라는 뮤지션 자체가 국내에 그다지 많이 소개되지 못했기 때문에 그의 곡 제목이 주는 느낌이 그렇게 직접적으로 전달되지 못하는 까닭도 있을 것이다. 이야기의 주된 테마는 평생의 반려자였던 준 카터와의 밀고 당기..
‘청춘의 환영’이며 부끄럽지만 풋풋했던 ‘과거의 꿈’, ‘싱 스트리트’ 개인적으로 영화 ‘싱 스트리트(Sing Street)’는 코너(Conor)라는 한 소년의 성장 드라마라는 생각을 했다. ‘인류보완계획’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였지만 결국은 ‘신지 보완계획’이었던 14살 신지의 성장 드라마 ‘에반게리온’이나, 기계 몸을 얻기 위한 여정을 그린 로드 무비가 아니고 테츠로(철이)가 어른이 되는 과정을 그린 ‘은하철도 999’처럼. 그렇다면 ‘싱 스트리트’에서 신지와 테츠로가 어른이 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미사토나 메텔의 역할은 누구였을까. 음악적인 부분에서 코너에게 도움을 주긴 했지만, 분명 코너의 형은 아니다. 오히려 그는 자신이 이루지 못했던 젊은 시절의 꿈을 동생 코너를 통해 대리 충족하는 역할이다. 어쩌면 코너를 성장시키는 건 어떤 한 인물이 아니라, 영화 속 ..
비치 보이스 브라이언 윌슨의 고뇌와 재활, 명반 [Pet Sounds]의 재현 ‘러브 앤 머시’ 음악 애호가의 입장에서 뮤지션의 실제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는 언제나 반갑다. 불꽃같은 인생을 살다 간 짐 모리슨(Jim Morrison)을 담았던 올리버 스톤(Oliver Stone) 감독의 ‘도어스(The Doors)’(1991)가 그랬고, 스튜어트 서트클리프(Stuart Sutcliffe)를 통해 비틀스(The Beatles)의 함부르크 시절 이야기를 엿볼 수 있는 이아인 소프틀리(Iain Softley) 감독의 ‘백비트(Backbeat)’(1994), 브라이언 존스(Brian Jones)가 당한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스테픈 울리(Stephen Wooly) 감독의 ‘스톤드(Stoned)’(2005), 6명의 배우가 밥 딜런(Bob Dylan) 아닌 밥 딜런을 연기하는 토드 헤인즈(Todd Hay..
1980년대 히트곡 컴필레이션 음반을 듣는 듯한 주크박스 뮤지컬 ‘록 오브 에이지’ ‘Rock Of Ages’는 데프 레파드(Def Leppard)의 출세작 [Pyromania](1983)에 수록된 곡이며, 이에 모티브를 얻어 2006년 크리스 다리엔조(Chris D'Arienzo)가 무대에 올린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타이틀이다. 극장 개봉 영화 ‘록 오브 에이지’는 바로 이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은막으로 옮긴 영화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1980년대 중후반이며, 주요 공간적 배경이 LA의 ‘버번룸’이라는 클럽인 만큼 상영시간 내내 흘러나오는 음악들은 1980년대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팝록/팝메탈 넘버들이다. 그 도입부만 잠깐 보더라도 전체의 스토리라인이 떠오를 만큼 뻔한 해피엔딩의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록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유는 바로 그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