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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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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NDEN PLAS [Christ 0] 4년 만에 공개하는 밴드 최고의 걸작 앨범 VANDEN PLAS [Christ 0] 명실공히 독일을 대표하는 프로그레시브메틀 밴드 반덴 플라스의 신보가 발표되었다. 4년 만에 공개된 [Christ 0]는 지난 2002년 발표한 장대한 서사시 [Beyond Daylight]와 연계된 작품으로, 향후 프로그레시브메틀씬의 전개에 있어서 하나의 교과서로 군림할만한 모든 요소를 담고있다. 언젠가 핫뮤직이 드림 씨어터의 마이크 포트노이와 가졌던 인터뷰에서 관심 있는 후배 밴드로 이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관심의 대상이 된 그룹. 사실 반덴 플라스의 음반이 국내에 정식으로 소개된 것은 2000년에 발표한 라이브 음반을 통해서였다. 1980년대 후반 스테판 릴(Stephan Lill; 기타), 안드레아스 릴(Andreas..
락음악, 오디오로 들어라 고등학교시절 선생님 몰래 찾아간 음악 감상실이나 음악 다방. 낯선 풍경에 예쁜 ‘레지’누나들도 있었지만 가장 마음이 혹했던 것은 그 넓은 공간을 가들 메우고 있는 음악이었다. 메모지 가득 신청곡을 적어서 DJ박스 안에 밀어 넣은 후, 낭랑한 DJ의 멘트와 함께 흘러나오던 신청곡은 조그만 라디오 겸용 녹음기로 집에서 듣던 음악과는 너무나 많은 차이가 있었다. 메모지를 박스 안으로 집어넣으며 흘낏 본 그곳에는 언뜻 봐도 무척이나 무거운 느낌을 주는 검정 색 투박한 모양과, 빨려 들어갈 것 같은 파랑 색의 큼지막한 팬널에 소리에 따라 움직이는 바늘을 가진 앰프가 보였다. 나중에 안 바에 의하면 그 앰프의 이름은 ‘맥킨토시’였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하던 무렵, 마음속 깊은 곳을 울리며 지금까지 ‘내 인생의 명곡..
WOLFMOTHER [Wolfmother] 호주에서 날아든 레트로 성향의 하드락 WOLFMOTHER [Wolfmother]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울프마더의 데뷔앨범이 정식으로 국내에 공개된다. 울프마더는 기타를 맡은 앤드류 스톡데일(Andrew Stockdale), 베이스와 키보드의 크리스 로스(Chris Ross) 그리고 드럼의 마일스 헤스킷(Myles Heskett) 이렇게 기본적인 3인조 형태를 띠고 있는 호주출신 밴드다. 이들이 2004년 10월 자국인 호주에서 발매한 동명의 데뷔 EP는 순식간에 반향을 일으키며 락밴드로서는 이례적으로 호주 차트 35에 랭크되는 쾌거를 이루어냈고, 이 여세를 몰아 2005년 LA로 건너온 이들은 마릴린 맨슨이나 오아시스와 작업한 바 있는 데이브 사디(Dave Sardy)를 프로듀서로 맞아들여 데뷔앨범 ..
거자필반 (去者必返) 예전에 회자정리(會者定離)란 이야기를 하면서, 난 그 반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원샷에 한번 쓴 적이 있었는데, 그때 애독자 한 분이 거자필반(去者必返)이란 성어를 써서 보내주셨다. 언뜻 비슷한 내용 같지만, 접할 때의 그 느낌은 확실하게 다르다. 최근 대학 동아리의 한 학번 후배들인 수경이, 또 그 1년 후배 유진이와 다시 연락이 닿았다. 그들과 연락을 하며 떠 오른 단어가 바로 거자필반이다. 누구나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론 한 학번 후배들과 함께 떠오르는 추억들이 참 많다. 우선 입회원서를 내가 받았던 후배들이기도 하고... 한 해가 지나 그들이 2학년이 되었을 때. 그 아래 학번을 맞는 신입생 환영회 날은 마침 내가 입대를 하기 바로 전날이었다. 아무래도 뒤풀이까지는 참석을 하지 못하고 행사의..
사무실 이사와 리셋 증후군 군 생활 32개월을 제외한다면 한번도 대전을 벗어나 살아본 적이 없는 내가 서울에서 가장 많이 가 본 곳이 바로 홍대 근처에 있는 핫뮤직 사무실이다. 원래 길눈이 어둡고 지리에 대한 감각이 무디지만, 이제 전철역에 내려서 사무실까지는 헤매지 않을 정도로 익숙해졌다. 3년이 조금 넘는 시간에 의해 길들여진 것이다. 주변의 식당 아주머니들께도 이제 눈치보지 않고 점심시간에 공기 밥 한 공기쯤은 얻어먹을 만큼 어색한 느낌이 없어질 즈음, 또 한번 모든 것이 생소한 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었다. 개인용 컴퓨터가 필수품으로 보급되고, 전화를 사용하는 시간보다 인터넷에 매달리는 시간이 많은 요즘. ‘리셋 증후군’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어지럽게 흩어진 컴퓨터의 모니터 화면, 어떤 키를 눌러도 말을 듣지 않는 ..
8월호 편집후기 가운데서... 시애틀에 사는 희가 잠시 귀국한 틈을 타서 극적인(?) 상봉을 했다. 만나서 곰곰이 따져보니, 근 20년이 된 것 같다. 짧은 시간이지만, 마치 20년이라는 시간의 간극은 존재하지 않았던 듯 풀어놓던 이야기 보따리는 이내 우릴 풋풋한 대학시절로 옮겨놓았다. 계속해서 나누던 즐거운 이야기들로 우리 테이블에선 웃음소리가 끊어지질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눈꺼풀은 뜨거워지고 가슴은 답답해왔다. 희는 귀국하며 손목시계 한 개를 선물로 사 가지고 왔다. 노티카에서 나온 크로노스 시계. 뜻하지 않은 선물은 코너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난 전혀 준비한 것이 없었는데... 게다가 희가 건네준 시계는 내 주변의 사람들이라면 내가 직접 샀다고 해도 그대로 믿을 만큼 내가 좋아하는 색깔과 모양이다. 시간을 볼 때마다 짧은 해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