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전에 스트라이퍼나 라우드니스의 내한공연이 있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보지 못하고... 암튼 처음 봤던 해외 밴드의 내한공연은 유라이어 힙의 내한공연이었다. 사실 요즘 같으면 매일 출퇴근을 할 정도로 그 거리가 좁혀진 서울이지만, 그땐 몇 달 전부터 큰 맘을 먹고 준비해야 서울 구경을 한번쯤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오랜만에 만난 서클 후배들 반가웠고(사진엔 없지만 지태와 현재 지태의 와이프도 있었다.) 어리버리하게 구경했던 올림픽 공원도 좋았던 것 같다. 사실 당시 유라이어 힙은 기타에 믹 박스와 드럼을 맡은 리 커슬레이크만 빼고 모두 다른 멤버로 교체된 밴드였다. 'Rain'을 부르는 모습이 감동적이긴 했지만, 스튜디오 음반에 수록된 데이빗 바이런의 목소리와 켄 헨슬리의 피아노는 아니었다는 얘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그 공연이 한번씩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유는 바로 처음 접한 육중한 무대와 사운드, 또 어쨌든 간에 'July Morning'과 'Sunset', 'Easy Leaving' 등 불세출의 명곡을 남겼던 바로 유라이어 힙의 공연이었기 때문이다. 비록 베이스 드럼에는 유라이어 힙의 로고 대신 후원사 아싸 노래방의 로고가 박혀있어 후딱 깨긴 했지만...
공연장에서 처음 만났던 하세민씨는 이미 세상을 떠난 지 오래. 벌써 근 1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는 사실이 믿어지진 않지만... 내게 있어서 유라이어 힙의 내한공연은 지금도 열심히 찾고 있는 해외 뮤지션의 내한공연 무대 가운데 잊혀지지 않는 첫 번째 경험이었다.
첨부하는 곡은 [Firefly]에 수록되었던 'Wise Man' 이다. 보컬이 존 로튼으로 교체되어 기존 유라이어 힙의 곡 보다는 오히려 루시퍼스 프렌드의 'My Love'에 가까운 곡으로('My Love'는 이 앨범이 나온 다음 해인 1978년, 존 로튼이 루시퍼스 프렌드로 이적해 발표한 [Good Time Warrior]에 수록되었던 곡)... 개인적으로는 무척 아끼는 곡 가운데 하나. 물론, 공연과는 관계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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