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턴의 '실낙원'에서 영감을 얻은, 2000년대 발표된 최고의 프로그레시브 메틀 앨범
SYMPHONY X [Paradise Lost]
팬텀스 오페라(Phantom's Opera) 출신 마이클 로메오(Michael Romeo)가 1994년 결성한 심포니 엑스라는 밴드에 대한 관심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일기 시작한 것은 1996년 발매된 러쉬(Rush)) 트리뷰트 음반 [Working Man]부터다. 세바스찬 바하(Sebastian Bach), 딘 카스트로노보(Dean Castronovo), 스튜 햄(Stu Hamm), 스티브 모즈(Steve Morse), 조지 린치(George Lynch), 빌리 시언(Billy Sheehan)외에도 섀도우 갤러리(Shadow Gallery)와 드림 씨어터(Dream Theater)의 멤버 등 그야말로 쟁쟁한 테크니션들이 참여한 앨범. 다소 생소한 이름의 마이클 로메오와 마이크 피넬라(Mike Pinnella)로 이루어진 하이테크 콤비의 충격적인 연주가 담겨있는 'Analog Kid'의 강력한 임팩트는 이미 러쉬, 드림 씨어터에 익숙해 있던 프로그레시브메틀 매니아들의 뇌리에도 허리케인이 휩쓸고 간 듯 골 깊은 흔적을 남겼다. 예정된 수순처럼 '전영혁의 음악세계'를 통해 이들이 발표했던 음반들이 하나 둘씩 소개되고, 당시 최근작이었던 [The Divine Wings Of Destiny] (1996)와 함께 셀프 타이틀의 데뷔작 [Symphony X] (1994), 두 번째 앨범 [The Damnation Game] (1995)이 모두 라이선스로 발매되며 화려한 국내 상륙이 이루어졌다.
심포니 엑스의 특징이라면 여러 가지를 들 수 있지만, 우선 마이클 안젤로와 마이크 피넬라의 연주에서 두드러지는 네오 클래시컬메틀적인 접근과 두 번째 음반부터 정식 참여한 러셀 앨런(Russell Allen)의 정통 파워메틀 스타일 보컬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대곡지향의 심포닉하고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이 전개되는 화려한 구성을 선호하는 밴드의 지향점을 극대화한다는 데 있다. 물론 이러한 음악 성향은 말 그대로 '특징'일 뿐, '장점'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때문에 초기 이들의 음반을 들어보면 분명 뛰어난 연주와 힘있는 보컬, 장대한 스케일의 구성이 돋보이긴 하지만 청자를 단번에 제압할 만한 2%가 부족했던 것 역시 사실이다. 어쨌거나 뉴저지 출신의 밴드임에도 불구하고 이렇듯 노골적인 유럽 지향의 음악 노선은 비교적 멤버 교체 없이 안정적인 활동을 벌여 나간 1998년의 [Twilight in Olympus], [V: The New Mythology Suite] (2000), 그리고 프로그레시브의 명가 인사이드아웃에서 발매된 [The Odyssey]로 이어지며 더욱 심화되고 보완되어 갔고, 국내에 본격적으로 이들의 음악이 소개된 지 꼭 10년이 지난 2007년, 가히 밴드의 최고작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한 음반 한 장이 발매되었다.
심포니 엑스의 새로운 앨범 [Paradise Lost]는 전작 [The Odyssey] 이후 5년 만에 발표되는 일곱 번째 정규앨범이다. 두 음반 사이의 간격이 큰 이유는 밴드 내에 다른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The Odyssey] 발표 이후 그 어느 때 보다도 활발한 공연 활동을 벌였기 때문이라고 마이클 로메오는 이야기한다. 유럽과 남미, 일본 등 끊임없는 투어 가운데에서 떠오른 신작에 대한 아이디어를 음반에 담으려 계획했던 것은 2004년. 하지만 다시 퀸스라이크(Queensryche)는 자신들의 투어 파트너로 심포니 엑스를 지명했고, 2005년 여름까지는 다시 메가데쓰(Megadeth)의 데이브 머스테인(Dave Mustaine)이 주최하는 자이간투어(Gigantour)의 스케줄로 말 그대로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공연 일정을 소화했다. 투어 사이의 막간을 이용하거나, 다른 공연지로 이동하는 투어 버스 안에서 이미 2004년 이전 떠올랐던 아이디어들을 정리하려고 했지만, 마음먹은 대로 쉽사리 마무리지어지지 않았고, 결국 자이간투어를 마친 후에야 비로소 모든 공연활동을 마감하고 마이클 로메오의 개인 스튜디오인 던전 스튜디오로 향할 수 있었다. 이미 많은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기존의 팬들이 가지고 있을 기대와 압박이 밴드의 목을 옥죄는 올가미로 작용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었지만, 심포니 엑스는 이러한 올가미를 계속되는 작업과 노력으로 극복했다.
마이클 로메오 자신은 한 인터뷰를 통해서 "해가 지날수록 점점 메틀밴드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이에요. 계속해서 심포닉하거나 프로그레시브한 요소들을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그 핵심은 결국 헤비메틀이라는 이야기죠. [Paradise Lost]는 이전의 어떤 음반보다도 메틀성향이 강한 음반이에요. 모든 곡은 가능한 한 완벽하고 매력 있으며 요점을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다른 말로 무겁고 공격적인 기타 리프, 잊혀지지 않은 멜로디를 가진 보컬, 서사시를 보완하는 어두운 오케스트레이션, 상세하고 격렬한 연주를 담고있다고 할 수 있죠."라고 밝힌 바 있듯이 [Paradise Lost]의 가장 큰 특징은 프로그레시브메틀이라는 단어가 프로그레시브록과 헤비메틀의 합성어라고 할 때, 프로그레시브락보다 헤비메틀에 더 큰 무게를 싣고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강해진 사운드가 오히려 예전에 이미 선보인 바 있는 클래시컬한 악곡 전개나 종교적 성향의 코러스 라인, 환상적인 연주 등과 같은 요소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는 점 역시도 이들이 어렵사리 성사된 음반 녹음의 후반 작업에 기울인 노력을 짐작할 수 있게 만든다. 음반의 타이틀을 통해서 짐작할 수 있겠지만, [Paradise Lost]는 밀턴의 서사시 '실낙원(失樂園)'에서 착안한 음반이다.
"밀턴의 서사시를 음악으로 옮기려고 했을 때 '그리고 여기에 아담과 이브가 있었고... 사탄이 이렇게 했다.'는 식으로 가사가 이야기를 전개하는 컨셉트 앨범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어요. 우린 밀턴의 이야기에 나오는 등장인물의 인간적인 요소나 배반, 복수, 타락이나 권력에 대한 욕망과 같은 실체들에 집중했죠. 컨셉트 앨범이라고 하기보다는 밀턴의 실낙원에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하면 될 듯 하네요."
앞선 마이클 로메오의 이야기가 호언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압도적인 코러스의 호방한 진행, 장쾌한 오케스트레이션과 함께 펼쳐지는 오프닝 트랙 'Oculus Ex Inferni'을 통해 단번에 곤두선 신경세포는 60여분의 러닝타임이 모두 지날 때까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다. 음반의 자켓을 통해 감지되는 암울한 분위기는 수록곡들에도 여지없이 적용되어, 그 어느 앨범보다도 헤비한 악곡의 전개, 묵직한 코러스라인과 함께 전체적인 음악의 방향을 규정짓고 있다. 중반부 마이크 피넬라의 신들린 솔로가 등장하는 'Set The World On Fire', 베이스기타 솔로 인트로를 가진 'Domination'은 물론, 앞 곡과 어느 정도의 리프라인을 공유하며 연관관계를 보여주는 'The Serpent's Kiss'에서 갑작스런 브레이크 이후 등장하는 의외의 혼성 합창이나, 종횡무진 펼쳐지는 마이클 로메오의 기타 연주는 5년이라는 기다림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되고도 남음이 있다. 'Paradise Lost'와 'The Sacrifice'는 피아노 연주로 시작해서 가슴 뭉클한 감동을 남기는 곡으로 특히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을 만한 소지가 다분하며, 네오 클래시컬메틀 성향이 강력해진 밴드의 사운드와 멋진 조화를 이루는 'Seven'은 음반의 숨겨진 백미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이전 음반들에 어김없이 등장했던 20분이 넘는 대곡은 없지만, 9분이 넘는 'Revelation (Divius Pennae Ex Tragoedia)'는 그야말로 밴드의 모든 역량이 집약된 베스트 트랙. 국내반에는 특별히 하프시코드와 플루트, 하프 등의 연주로 이루어진 'Sacrifice Prelude'와 'Opening Alternative Intro'의 데모버전이 보너스트랙으로 담겨있다.
이미 밴드가 결성된 지 1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심포니 엑스는 처음 일본의 레이블을 통해 데뷔했던 이유 때문인지 유럽과 일본이라는 최초의 활동영역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The Odyssey] 발매 이후 가졌던 활발한 공연활동은 이들의 한정된 영역을 보다 넓게 만들어 주었으며, 역대 최고작이라고 말할 만한 이번 음반을 통해 그렇게 좋은 성적은 아니지만, 어쨌든 미국의 빌보드 앨범차트에도 자신들의 이름을 최초로 등록하는 등 앞서의 부단한 노력이 하나 둘씩 가시적인 성과로 드러나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실력 있는 밴드'는 될 수 있었을지언정 한번도 '최고'의 자리로 등극하지는 못했던 심포니 엑스지만, [Paradise Lost]는 분명 2000년대 발표된 프로그레시브메틀 음반 가운데에서 밴드의 의도와 연주, 그리고 녹음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릴 만한 음반임에 분명하다. (20070731)
SYMPHONY X [Paradise Lost]
팬텀스 오페라(Phantom's Opera) 출신 마이클 로메오(Michael Romeo)가 1994년 결성한 심포니 엑스라는 밴드에 대한 관심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일기 시작한 것은 1996년 발매된 러쉬(Rush)) 트리뷰트 음반 [Working Man]부터다. 세바스찬 바하(Sebastian Bach), 딘 카스트로노보(Dean Castronovo), 스튜 햄(Stu Hamm), 스티브 모즈(Steve Morse), 조지 린치(George Lynch), 빌리 시언(Billy Sheehan)외에도 섀도우 갤러리(Shadow Gallery)와 드림 씨어터(Dream Theater)의 멤버 등 그야말로 쟁쟁한 테크니션들이 참여한 앨범. 다소 생소한 이름의 마이클 로메오와 마이크 피넬라(Mike Pinnella)로 이루어진 하이테크 콤비의 충격적인 연주가 담겨있는 'Analog Kid'의 강력한 임팩트는 이미 러쉬, 드림 씨어터에 익숙해 있던 프로그레시브메틀 매니아들의 뇌리에도 허리케인이 휩쓸고 간 듯 골 깊은 흔적을 남겼다. 예정된 수순처럼 '전영혁의 음악세계'를 통해 이들이 발표했던 음반들이 하나 둘씩 소개되고, 당시 최근작이었던 [The Divine Wings Of Destiny] (1996)와 함께 셀프 타이틀의 데뷔작 [Symphony X] (1994), 두 번째 앨범 [The Damnation Game] (1995)이 모두 라이선스로 발매되며 화려한 국내 상륙이 이루어졌다.
심포니 엑스의 특징이라면 여러 가지를 들 수 있지만, 우선 마이클 안젤로와 마이크 피넬라의 연주에서 두드러지는 네오 클래시컬메틀적인 접근과 두 번째 음반부터 정식 참여한 러셀 앨런(Russell Allen)의 정통 파워메틀 스타일 보컬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대곡지향의 심포닉하고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이 전개되는 화려한 구성을 선호하는 밴드의 지향점을 극대화한다는 데 있다. 물론 이러한 음악 성향은 말 그대로 '특징'일 뿐, '장점'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때문에 초기 이들의 음반을 들어보면 분명 뛰어난 연주와 힘있는 보컬, 장대한 스케일의 구성이 돋보이긴 하지만 청자를 단번에 제압할 만한 2%가 부족했던 것 역시 사실이다. 어쨌거나 뉴저지 출신의 밴드임에도 불구하고 이렇듯 노골적인 유럽 지향의 음악 노선은 비교적 멤버 교체 없이 안정적인 활동을 벌여 나간 1998년의 [Twilight in Olympus], [V: The New Mythology Suite] (2000), 그리고 프로그레시브의 명가 인사이드아웃에서 발매된 [The Odyssey]로 이어지며 더욱 심화되고 보완되어 갔고, 국내에 본격적으로 이들의 음악이 소개된 지 꼭 10년이 지난 2007년, 가히 밴드의 최고작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한 음반 한 장이 발매되었다.
심포니 엑스의 새로운 앨범 [Paradise Lost]는 전작 [The Odyssey] 이후 5년 만에 발표되는 일곱 번째 정규앨범이다. 두 음반 사이의 간격이 큰 이유는 밴드 내에 다른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The Odyssey] 발표 이후 그 어느 때 보다도 활발한 공연 활동을 벌였기 때문이라고 마이클 로메오는 이야기한다. 유럽과 남미, 일본 등 끊임없는 투어 가운데에서 떠오른 신작에 대한 아이디어를 음반에 담으려 계획했던 것은 2004년. 하지만 다시 퀸스라이크(Queensryche)는 자신들의 투어 파트너로 심포니 엑스를 지명했고, 2005년 여름까지는 다시 메가데쓰(Megadeth)의 데이브 머스테인(Dave Mustaine)이 주최하는 자이간투어(Gigantour)의 스케줄로 말 그대로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공연 일정을 소화했다. 투어 사이의 막간을 이용하거나, 다른 공연지로 이동하는 투어 버스 안에서 이미 2004년 이전 떠올랐던 아이디어들을 정리하려고 했지만, 마음먹은 대로 쉽사리 마무리지어지지 않았고, 결국 자이간투어를 마친 후에야 비로소 모든 공연활동을 마감하고 마이클 로메오의 개인 스튜디오인 던전 스튜디오로 향할 수 있었다. 이미 많은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기존의 팬들이 가지고 있을 기대와 압박이 밴드의 목을 옥죄는 올가미로 작용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었지만, 심포니 엑스는 이러한 올가미를 계속되는 작업과 노력으로 극복했다.
마이클 로메오 자신은 한 인터뷰를 통해서 "해가 지날수록 점점 메틀밴드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이에요. 계속해서 심포닉하거나 프로그레시브한 요소들을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그 핵심은 결국 헤비메틀이라는 이야기죠. [Paradise Lost]는 이전의 어떤 음반보다도 메틀성향이 강한 음반이에요. 모든 곡은 가능한 한 완벽하고 매력 있으며 요점을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다른 말로 무겁고 공격적인 기타 리프, 잊혀지지 않은 멜로디를 가진 보컬, 서사시를 보완하는 어두운 오케스트레이션, 상세하고 격렬한 연주를 담고있다고 할 수 있죠."라고 밝힌 바 있듯이 [Paradise Lost]의 가장 큰 특징은 프로그레시브메틀이라는 단어가 프로그레시브록과 헤비메틀의 합성어라고 할 때, 프로그레시브락보다 헤비메틀에 더 큰 무게를 싣고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강해진 사운드가 오히려 예전에 이미 선보인 바 있는 클래시컬한 악곡 전개나 종교적 성향의 코러스 라인, 환상적인 연주 등과 같은 요소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는 점 역시도 이들이 어렵사리 성사된 음반 녹음의 후반 작업에 기울인 노력을 짐작할 수 있게 만든다. 음반의 타이틀을 통해서 짐작할 수 있겠지만, [Paradise Lost]는 밀턴의 서사시 '실낙원(失樂園)'에서 착안한 음반이다.
"밀턴의 서사시를 음악으로 옮기려고 했을 때 '그리고 여기에 아담과 이브가 있었고... 사탄이 이렇게 했다.'는 식으로 가사가 이야기를 전개하는 컨셉트 앨범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어요. 우린 밀턴의 이야기에 나오는 등장인물의 인간적인 요소나 배반, 복수, 타락이나 권력에 대한 욕망과 같은 실체들에 집중했죠. 컨셉트 앨범이라고 하기보다는 밀턴의 실낙원에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하면 될 듯 하네요."
앞선 마이클 로메오의 이야기가 호언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압도적인 코러스의 호방한 진행, 장쾌한 오케스트레이션과 함께 펼쳐지는 오프닝 트랙 'Oculus Ex Inferni'을 통해 단번에 곤두선 신경세포는 60여분의 러닝타임이 모두 지날 때까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다. 음반의 자켓을 통해 감지되는 암울한 분위기는 수록곡들에도 여지없이 적용되어, 그 어느 앨범보다도 헤비한 악곡의 전개, 묵직한 코러스라인과 함께 전체적인 음악의 방향을 규정짓고 있다. 중반부 마이크 피넬라의 신들린 솔로가 등장하는 'Set The World On Fire', 베이스기타 솔로 인트로를 가진 'Domination'은 물론, 앞 곡과 어느 정도의 리프라인을 공유하며 연관관계를 보여주는 'The Serpent's Kiss'에서 갑작스런 브레이크 이후 등장하는 의외의 혼성 합창이나, 종횡무진 펼쳐지는 마이클 로메오의 기타 연주는 5년이라는 기다림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되고도 남음이 있다. 'Paradise Lost'와 'The Sacrifice'는 피아노 연주로 시작해서 가슴 뭉클한 감동을 남기는 곡으로 특히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을 만한 소지가 다분하며, 네오 클래시컬메틀 성향이 강력해진 밴드의 사운드와 멋진 조화를 이루는 'Seven'은 음반의 숨겨진 백미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이전 음반들에 어김없이 등장했던 20분이 넘는 대곡은 없지만, 9분이 넘는 'Revelation (Divius Pennae Ex Tragoedia)'는 그야말로 밴드의 모든 역량이 집약된 베스트 트랙. 국내반에는 특별히 하프시코드와 플루트, 하프 등의 연주로 이루어진 'Sacrifice Prelude'와 'Opening Alternative Intro'의 데모버전이 보너스트랙으로 담겨있다.
이미 밴드가 결성된 지 1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심포니 엑스는 처음 일본의 레이블을 통해 데뷔했던 이유 때문인지 유럽과 일본이라는 최초의 활동영역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The Odyssey] 발매 이후 가졌던 활발한 공연활동은 이들의 한정된 영역을 보다 넓게 만들어 주었으며, 역대 최고작이라고 말할 만한 이번 음반을 통해 그렇게 좋은 성적은 아니지만, 어쨌든 미국의 빌보드 앨범차트에도 자신들의 이름을 최초로 등록하는 등 앞서의 부단한 노력이 하나 둘씩 가시적인 성과로 드러나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실력 있는 밴드'는 될 수 있었을지언정 한번도 '최고'의 자리로 등극하지는 못했던 심포니 엑스지만, [Paradise Lost]는 분명 2000년대 발표된 프로그레시브메틀 음반 가운데에서 밴드의 의도와 연주, 그리고 녹음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릴 만한 음반임에 분명하다. (2007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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