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9일, 국내에선 최초로 ‘제1회 서울레코드페어’가 열린다. 말 그대로 음반이 주인이 되는 행사가 처음 개최되는 것이다. 이 행사의 부대행사 가운데에는 이정선의 특별 공연과 이정선이 발표한 모든 앨범의 전시가 있다. 우리 음악계에 있어서 이정선의 위치가 어느 정도 되는지에 대한 방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정선은 솔로 포크싱어로 시작해 해바라기와 신촌 블루스를 이끌며, 포크와 블루스를 오가는 활발한 활동을 벌였으며, ‘이정선 기타교실’이라는 교본을 만들어 국내 기타 교육에 앞장섰던 선구자였다. 앞으로 2회에 걸쳐서 이정선이 발표했던 솔로 정규앨범들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0집 이리 저리 / 거리 (1974)
0집 이리 저리 / 거리 (1974)
이정선 음악의 시작을 알리는 음반이지만 통상적으로 0집, 혹은 마이너스 1집으로 불리는 음반이다. 그 이유는 우선 표면적으로 음반의 자켓에 장발로 등장한 이정선의 모습과 초창기 대다수의 곡이 ‘검열’에 걸렸던 탓에 제대로 유통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이후에 이어질 음반에서 들려지는 음악과 이 음반에 담긴 음악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가벼운 포크의 성격이 강한 초기 음악들에 비해 수록곡의 대부분은 어둡고 진중한 무게를 가지고 있으며, 밴드음악의 영향이 드러나는가 하면 군악대에서 익힌 편곡이 실험대에 오르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실험은 정규 1집 이후 단아한 실내악과도 같은 느낌을 가진 이정선식 편곡에 초석이 된다.
1집 이정선 (1975)
이정선의 정규 1집 역시도 장발의 재킷 때문에 두가지 버전이 존재한다. 물론 장발의 이정선이 등장하는 자켓이 초반이다. 지금이야 ‘기타잡이’ 이정선이라는 것을 모르는 이가 별로 없지만, 1975년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생각한다면 ‘가수’의 음반임에도 불구하고 ‘천사 #1’와 같은 연주곡을 담을 만큼 연주인으로서의 배짱도 느낄 수 있는 음반. 이곡에서 쓰인 목관악기의 부드러운 음색과 어쿠스틱기타의 조화는 한동안 계속해서 이정선을 따라다니는 특징으로 자리메김 된다. 이광조에 의해 훗날 인기를 모은 ‘오늘같은 밤’이 수록되었고, 정형화된 가요의 틀을 깨트린 ‘섬소년’의 뜻하지 않은 빅 히트는 지금까지 이어오는 활동을 예견하는 신호탄이었다.
2집 고향이여 친구여 / 꽃신속의 바다 (1976)
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이정선 스타일의 음악스타일이 확립된 음반이라고 할 수 있다. ‘꽃신속의 바다’, ‘구름, 들꽃, 돌, 연인’은 동시대에 이정선이 몸담고 활동했던 중창팀 해바라기의 음반에도 이후 수록되었다. 코러스에 참여하고 있는 한영애와 김영미가 바로 해바라기의 여성 멤버들이었으며, 명동의 가톨릭 여학생회관에서 정기적으로 함께 활동했던 오세은의 곡도 수록되었다. 2집은 ‘건전가요’ 때문에 재킷이 바뀌는 수난을 겪었다. 수록곡에 ‘새마을 노래’가 포함된 버전과 ‘꽃파는 소녀’가 수록된 버전이 있으며, 뒷면의 재킷 사진도 다르다.
3집 이정선 3 (1977)
0집에 해당하는 [이리 저리 / 거리]에 수록되었던 ‘청개구리 마음’처럼 가사의 내용이나 곡의 흐름에 따라 템포와 편곡을 변화시키는 방법론은 ‘섬소년’이라는 명곡을 탄생시켰고, 세 번째 음반에서는 ‘곡마단의 하루’와 같이 재미있는 형태로 또 한번의 발전을 이뤘다. 자신이 발탁한 듀오 두송이에 의해 히트한 ‘세월이 가듯’은 보다 진중한 느낌으로 수록되었고, 전체적인 편곡에 있어서도 국악대에서 터득한 방법론이 완전히 ‘이정선식 가요’에 이식되어, 관악과 현악의 영민한 배치는 비슷한 시기에 발표된 여타곡들과의 확실한 경계를 이룬다. ‘뭉개구름’은 해바라기에 의해, ‘나들이’는 이광조에 의해 재조명 받았다.
4집 이정선 4 (1979)
힘찬 활 놀림으로 시작하는 초기 이정선의 대표 곡 중의 하나인 ‘봄’과 이미 해변 가요제에서 징검다리의 목소리를 통해 알려졌던 ‘여름’, 공연무대에서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산사람’, 이후 한영애의 버전으로 많이 알려지게 되는 ‘건널 수 없는 강’ 등 그의 대표적인 곡들이 수록된 음반이다. 특히 음반의 앞면 수록곡들이 사계절인 ‘봄’, ‘여름’, ‘가을’, ‘겨울’과 브리지 부분의 ‘산사람’으로 이루어진 ‘이정선식 사계’다. 또 ‘산사람’으로 이루어진 브리지 부분들은 ‘봄’ 이후에는 ‘어려서도’, ‘여름’ 이후에는 ‘젊어서도’, ‘가을’ 이후에는 ‘늙어서도’로 가사가 바뀌고, 이에 상응하는 변주로 이루어져 있는 치밀한 계산이 숨어있기도 하다.
글 송명하 (20111114)
1집 이정선 (1975)
이정선의 정규 1집 역시도 장발의 재킷 때문에 두가지 버전이 존재한다. 물론 장발의 이정선이 등장하는 자켓이 초반이다. 지금이야 ‘기타잡이’ 이정선이라는 것을 모르는 이가 별로 없지만, 1975년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생각한다면 ‘가수’의 음반임에도 불구하고 ‘천사 #1’와 같은 연주곡을 담을 만큼 연주인으로서의 배짱도 느낄 수 있는 음반. 이곡에서 쓰인 목관악기의 부드러운 음색과 어쿠스틱기타의 조화는 한동안 계속해서 이정선을 따라다니는 특징으로 자리메김 된다. 이광조에 의해 훗날 인기를 모은 ‘오늘같은 밤’이 수록되었고, 정형화된 가요의 틀을 깨트린 ‘섬소년’의 뜻하지 않은 빅 히트는 지금까지 이어오는 활동을 예견하는 신호탄이었다.
2집 고향이여 친구여 / 꽃신속의 바다 (1976)
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이정선 스타일의 음악스타일이 확립된 음반이라고 할 수 있다. ‘꽃신속의 바다’, ‘구름, 들꽃, 돌, 연인’은 동시대에 이정선이 몸담고 활동했던 중창팀 해바라기의 음반에도 이후 수록되었다. 코러스에 참여하고 있는 한영애와 김영미가 바로 해바라기의 여성 멤버들이었으며, 명동의 가톨릭 여학생회관에서 정기적으로 함께 활동했던 오세은의 곡도 수록되었다. 2집은 ‘건전가요’ 때문에 재킷이 바뀌는 수난을 겪었다. 수록곡에 ‘새마을 노래’가 포함된 버전과 ‘꽃파는 소녀’가 수록된 버전이 있으며, 뒷면의 재킷 사진도 다르다.
3집 이정선 3 (1977)
0집에 해당하는 [이리 저리 / 거리]에 수록되었던 ‘청개구리 마음’처럼 가사의 내용이나 곡의 흐름에 따라 템포와 편곡을 변화시키는 방법론은 ‘섬소년’이라는 명곡을 탄생시켰고, 세 번째 음반에서는 ‘곡마단의 하루’와 같이 재미있는 형태로 또 한번의 발전을 이뤘다. 자신이 발탁한 듀오 두송이에 의해 히트한 ‘세월이 가듯’은 보다 진중한 느낌으로 수록되었고, 전체적인 편곡에 있어서도 국악대에서 터득한 방법론이 완전히 ‘이정선식 가요’에 이식되어, 관악과 현악의 영민한 배치는 비슷한 시기에 발표된 여타곡들과의 확실한 경계를 이룬다. ‘뭉개구름’은 해바라기에 의해, ‘나들이’는 이광조에 의해 재조명 받았다.
4집 이정선 4 (1979)
힘찬 활 놀림으로 시작하는 초기 이정선의 대표 곡 중의 하나인 ‘봄’과 이미 해변 가요제에서 징검다리의 목소리를 통해 알려졌던 ‘여름’, 공연무대에서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산사람’, 이후 한영애의 버전으로 많이 알려지게 되는 ‘건널 수 없는 강’ 등 그의 대표적인 곡들이 수록된 음반이다. 특히 음반의 앞면 수록곡들이 사계절인 ‘봄’, ‘여름’, ‘가을’, ‘겨울’과 브리지 부분의 ‘산사람’으로 이루어진 ‘이정선식 사계’다. 또 ‘산사람’으로 이루어진 브리지 부분들은 ‘봄’ 이후에는 ‘어려서도’, ‘여름’ 이후에는 ‘젊어서도’, ‘가을’ 이후에는 ‘늙어서도’로 가사가 바뀌고, 이에 상응하는 변주로 이루어져 있는 치밀한 계산이 숨어있기도 하다.
글 송명하 (20111114)
* 밀러 공식 블로그(http://blog.naver.com/blogmiller)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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