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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ER'S PRIVATE LIFE/PRIVATE LIFE

제주 환상종주를 다녀와서 (2)

종주 이틀째. 일찍 일어나서 1층에 있는 편의점에서 도시락과 컵라면 하나를 사서 올라와 아침 식사를 마치고 체크아웃. 다시 자전거에 오르기 전에 체인에 오일을 도포하고 타이어의 공기압도 채웠다. 해영이에게서 얻은 샤오미 무선 전동펌프는 이번 종주에서 정말 유용하게 썼다.

 

쇠소깍 인증센터 가는 길은 정방폭포 입구를 통과해서 가게 된다. 물론 입장료가 있는 정방폭포에는 따로 들어가지 않았다. 쇠소깍 인증센터 스탬프도 무사히 찍고...

 

쇠소깍 인중센터에서 표선해수욕장으로 가는 길에 모카다방에 들렀다. 맥심 모카 골드 CF 촬영지라고 하는데, 종주를 위해 참고했던 대전의 유튜버 ‘다재다능 맹구’님의 영상에서 보고 보이면 꼭 들러야지 생각했는데, 바로 눈에 들어왔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카페인 충전하고 달달한 엿(?) 같은 걸로 당분도 보충했다. 사진은 친절하신 사장님께 부탁해 한 컷.

 

둘째 날은 전날과 달리 쉬엄쉬엄 달리기로 마음먹고 있었기 때문인지 점심때가 다 되어 물빛이 정말 예뻤던 표선해수욕장에 도착했다. 해수욕장 바로 옆에 롯데리아가 있었는데, 야외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바다 분위기가 좋아서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베이컨 불고기버거 세트. 고기도 먹었으니 다시 열심히 달려 본다.

 

멀리 성산 일출봉을 바라보며 시원스레 펼쳐진 도로를 달리는 기분은 정말 좋았다. 인증 스탬프는 일출봉에서 다리를 건너 있는 인증센터에서 찍을 수 있다. 이곳에서 잠시 쉬며 종주하는 다른 분과 이야기도 나누고 한라봉도 하나 얻어먹었다. 이분은 다음 날도 만나 결국 목포 가는 배도 함께 타고 왔다. 내 옆에 보이는 백팩은 내가 들고 간 게 아니라 계속해서 그 자리에 있었는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다른 분이 자전거를 타고 와서 가지고 가셨다. 가다가 허전해서 보니 백팩이 없더라고... 멀리 가진 않았다고 하시는데, 시간상으로 보면 상당히 먼 길을 돌아오신 것 같았다.

 

너무 여유를 부린 탓에 결국 야라를 하게 됐다. 사실 6시 이전이니 야간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어쨌든 전조등을 켜고 달려야 했다. 김녕 성세기 해변으로 가는 길, 석양과 풍력 발전기의 모습이 예뻐서 한 컷 남겼다. 성산 일출봉에서 (술친구) 달림에게 전화를 해서 6시에 김녕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마음과 달리 시간이 계속 늘어졌다.

 

먼저 도착해서 기다려준 달림 덕분에 한라산과 흑돼지 오겹살을 흡입할 수 있었다. 술친구라는 본분에 무색하게 달림은 운전 때문에 대작하지 못해 아쉬웠다. 맛있는 저녁 식사 마치고 둘째 날 숙소 달림네 집으로 가서 편안한 휴식을 취했다.

 

둘째 날 기록이다. 첫 날에 비해 쉬엄쉬엄 달렸지만 결국 100km 가깝게 달렸다. 이틀 동안 무리한 탓인지 왼쪽 무릎에 통증이 있었다. 자고 나면 괜찮아지길 바라는 심정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편안한 휴식을 제공해준 달림의 집이다. 내가 잔 곳은 왼편의 사랑채인데 평소에는 제주 한 달 살이 하는 분들이 사는 곳이다. 마침 투숙객이 없어 다행(?)이었다. 아, 제주 한 달 살이는 여성에게만 해당한다고 한다. 내가 금남의 집에 처음 발을 들인 남자가 된 건가... 암튼 6시에 일어나 강아지 산책을 나가는 백기를 만날 수 있었고, 서둘러 다시 셋째 날 종주를 위해 길을 나섰다. 무릎의 통증이 남아 있어서 전날과 달리 무릎 보호대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집을 나서는 기념샷은 달림이 찍어줬다. 경황이 없어 제대로 인사 못했지만 맛있는 저녁과 포근한 숙소 제공해 준 달림에게 이 자리를 빌어 고맙다는 인사를...

 

함덕 서우봉 해변에 도착했다. 함덕 해수욕장은 대학 2학년 때 용덕이, 두하랑 같이 왔던 곳이기도 해서 감회가 새로웠다. 물론 그 때의 모습은 전혀 남아있지 않은 깔끔한 해변이 되어 있었다. 스탬프를 찍고 쉬는데 전날 일출봉에서 만난 분을 다시 만났다. 근처 편의점에서 함께 아침을 먹었다. 역시 체력 보충을 위해 컵라면에 삼각 김밥 두 개를 골라 호사를 누렸다.

 

함덕 서우봉 해변에서 스탬프를 찍으면 인증 도장은 모두 찍은 게 된다. 내가 수첩을 살 땐 제주환상종주자전거길이 아직 조성 중이어서 지금의 인증센터들과는 조금 다르다. 스스로 대견해 하며 이제 종주 인증을 받으러 다시 시작한 곳인 용두암으로 향했다. 용두암으로 가는 길은 작은 포구들을 지나 다시 제주 시내를 관통해 간다.

 

1시 40분에 목포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 서둘러 용두암으로 향했다. 멀리 제주항에 정박한 배들이 보인다. 저 가운데 나를 다시 육지에 대려다 줄 배도 있겠지.

 

드디어 종주 스티커를 받았다. 10년 쯤 전에 종주 수첩을 사고 처음 받은 스티커다. 이제 늦지 않게 다시 제주항으로 가야한다. 제주 시내를 관통해 우여곡절 끝에 제주항에 도착(여객 터미널로 가야하는데 다른 곳으로 갔다가 돌아왔;;;) 티켓을 끊고 배에 올랐다. 돌아가는 배 역시 퀸제누비아호.

 

점심 식사는 배에서 해결했다. 김치찌개에 공기밥 추가. 5시간 만에 목포항에 도착해서 다시 목포역으로 향했다. 저녁은 역에 있는 식당에서 비빔밥 한 그릇을 먹었다. 하지만 목포역에서 직접 서대전역으로 가는 열차는 시간이 늦어 탈 수가 없었다. 일단 목포역에서 오송까지 가는 KTX 열차를 예매하고 다시 오송에서 대전역으로 돌아가는 KTX를 탔다. 대전역에서 집까지 돌아가는 길엔 살짝 비가 내렸다.

 


많이 찍진 못했지만 동영상과 사진 몇 컷으로 제주 환상종주 브이로그를 만들어봤다. 우선 날씨가 정말 좋았고, 예정대로 일정을 소화할 수 있어 뿌듯했던 여행이었다. 종주를 목표로 했기 때문에 놓친 많은 즐거움들은 다음 여행을 위해 남겨 두고자 한다. 다음으로 이어질 또 다른 뿌듯함을 기대하며, 새로 살 다이어리엔 어떤 새로운 목표를 적을지 고민해본다.

 

 

 

제주 환상종주를 다녀와서 (1)

해마다 연말이면 다이어리를 새로 산다. 다이어리에 남기는 첫 흔적은 표지 뒷면에 쓰는 새해에 이루고 싶은 목표다. 지난해에도 어김없이 다이어리 한 권을 샀고, 습관처럼 한 해의 목표를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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