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음악사가 문을 닫는다..
중학교 때, 처음으로 음반을 사러 돌아다녔던 곳은, 바하 악기점, 충남 악기점, 제일 악기점 이다. 아시는 분 들은 알고 있는 음악사겠지만, 단색의 소박한 슬리브를 걸치고 호객행위(?)를 하는 소위 빽판을 파는 곳이었다. 충남 악기점은 지금의 대도 악기점 근처에 있었고, 세 곳 중에는 제일 구색이 딸리는 곳이었다. 제일 악기점은 비록 가게는 작지만, 카운터 뒤의 작은 문으로 허리를 있는 대로 숙여서 들어가면 빽판만이 진열된 새로운 공간을 만나게 된다. 물론 바하 악기점은 자타가 공인하는 대전 빽판의 메카였다. 단속이 있을 때면, 커다란 합판으로 된 막이로 수많은 빽판을 가리곤 했다. 제일 악기점은 단속이 있을 때면, 빽판들을 집으로 가져다 놓고, 집에 가서 판들을 고르게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