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벌써 10년이 다 되어 가는 것 같다.
도청 앞에는 비트닉 레코드라는 레코드 가게가 있었다. 음악 게시판 쪽에서도 간간이 그 이름을 볼 수 있는 그 레코드 숍은 전문 음악만을 취급하는 곳이었다. 다른 레코드 숍에서는 당시 김건모의 ‘핑계’가 담긴 2집 앨범이 없어서 못 팔 그때에도 이 레코드 숍의 베스트 셀러는 드림 시어터(Dream Theater)의 [Live At Marquee]였다. 물론 몇 장이 팔렸는지는 감히 얘기하지 않겠다. 국환이와 친해지게 된 계기도 어쩌면 이 레코드 숍이었고, 윤경이를 처음 오프라인으로 만난 곳도 이곳이고, 정수와 재회하게 된 것 모두 이 ‘전문’ 레코드 숍 덕분이다.
비트닉 초창기엔 근처의 쌍곡 다방에서 모닝커피(그래봐야 11시 넘은 시간이 되겠지만)를 시켜 먹곤 했다고 한다. 특히 눈 온 겨울날 거의 벽 전부를 차지하고 있는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원목 탁자에 둘러앉아 마시는 커피 맛은 참 좋았으리라(물론 저녁에 둘러앉아서는 커피 대신 다른 음료?가 있었다). 쌍곡 다방에서 주문받는 분은 늘 이 전문 레코드숍 이름에 혼동을 일으켰다.
“비구니 라케트요?” 아니면,
“아~ 비키니 로케트요….”
이제 비트닉 레코드도, 비구니 라케트도 또 비키니 로케트도 거기엔 없다. 물론 웹서핑하다 보면 당시에 올려놓고, 패스워드를 잊어먹어 미처 지우지 못한 비트닉의 페이지를 만나게 될지도 모르지만, 오늘은 비트닉 레코드가 그립다.
P.S.
비트닉에서 일을 하던 배X주라는 아가씨가 있었다. 비트닉 이후에도 이곳저곳에서 일을 하다가 대전의 교보 핫트랙스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그 교보의 일을 그만두는 날 비스켓이란 바로 술 한잔을 하러 갔다. 그때 바텐더에는 박금성 씨가 일하고 있었다고 한다.
배X주: 잭 다니엘 주세요.
박금성: 아~ 예 재떨이요? (2001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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