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7일, 신해철이 우리 곁을 떠났다. 그의 죽음은 단순하게 한 가수 혹은 뮤지션이 세상을 떠났다는 의미를 넘어 사회적으로도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그 가운데 하나는 영웅이 없는 시대를 살고 있는 줄로만 알았던 우리에게 "아... 우리에게도 영웅이 있었고, 그 영웅이 우리 곁을 떠났구나"하는 상실감을 안겨줬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내가 편집장으로 있는 파라노이드에서도 다음호에 그에 대한 기사를 다루기 위해 그에 대한 자료를 수소문하는 중이다. 일단, 2004년 7월 16일, 넥스트의 5집 앨범 발매와 함께 핫뮤직에서 가졌던 인터뷰 녹취를 다시 꺼냈다. 왜 그렇게 그 땐 인터뷰에 서툴렀고, 묻고 싶은 이야기들을 제대로 질문하지 못했는지... 하지만 두시간 가까이 녹음된 MD에는 넥스트의 신보 이야기와 새로운 멤버 이야기 외에도 그가 당시 관심을 가지고 있던 인디씬에 대한 내용들이 많이 담겼다. 그리고 그 때 그 생각들을 1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변하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줬던 모습들 역시 확인할 수 있다. 아래 음성파일은 그가 넥스트를 재결성하고 새로운 멤버를 모집하는 동안 많은 뮤지션들이 오갔다는 이야기를 하며 나왔던 얘기다. 얼마전 김바다 인터뷰를 할 때 밴드를 남녀관계에 비유했던 차준우가 잠시 떠올라 캡처해봤다.
2004년 핫뮤직 인터뷰엔 나 외에도 신현국, 권범준이 함께 갔고 전영애가 사진을 맡았다. 역시 이번 기사 때문에 영애한테 예전 사진을 부탁했고, 오늘 그 사진들을 다시 보게 됐다. 인터뷰 하는 날은 비가 무척 많이 왔고, 차를 가지고 왔던 영애는 인터뷰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접촉사고를 당했는데도 괜찮다며 그냥 인터뷰 장소로 향했다. MD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 그리고 그날 찍은 사진들... 아직도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믿기질 않는다. 사실, 파라노이드에서는 이번달에 신해철 인터뷰 계획을 잡고 있었다. 구체적인 배열표가 나오진 않았지만 러프한 계획 가운데 넣고 있었고, 인터뷰는 한명륜이 진행하지만 나와 고종석, 차준우가 동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결국 인터뷰는 영원히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10월의 마지막 날, 파라노이드의 고종석, 성시권, 한명륜, 차준우와 함께 아산병원에 가서 그를 보내고 왔다. 부디 아픔 없는 곳에서 하늘을 훨훨 날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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