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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ER'S MUSIC LIFE/BEHIND THE SCENES

부활의 김태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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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고정출연중인 MBC 정오의 희망곡 '이런가요! 어떤가요?' 시간에는 부활과 시나위의 곡을 선곡했다. 그리고, 이들과 같은 중견밴드들의 꾸준한 활동이 국내 음악계 전반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한다.

시나위도 그렇지만, 부활은 정말 대단한 밴드다. 1986년 데뷔앨범을 발표한 이들... 20년이 넘게 지났지만 김태원씨의 서정적인 감성은 언제나 음반을 통해 빛을 발한다. 과연 이러한 감성의 근간은 무엇일까... 3년전, 김태원씨와 인터뷰를 마치고 찍은 사진이다. 이날 인터뷰는 점심시간을 조금 지나 진행되었는데, 인터뷰 도중 김태원씨는 매니저에게 소주 한병과 우유 한팩을 사오도록 시켜 인터뷰 도중 병나팔로 뚝딱 해치워버렸다. 물론 안주는 우유... 만났던 뮤지션들 가운데, 인터뷰 중간에 깡술을 들이킬 정도로 술을 사랑하는 뮤지션은 엄인호옹과 김태원씨가 최고였던 듯 하다. 음주 인터뷰 동안 20년 넘게 이어지는 김태원씨의 서정적 감성의 근원이 술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다는.. ^^; 그럼 이쯤해서 노래 한 곡... 신조음계에서 활동했던 이성욱을 보컬로 맞아들여 발표한 '안녕'이라는 곡이다. 부활의 멤버들 가운데서는 가장 고음역대의 보컬이 돋보였던 보컬리스트였고, 이러한 보컬 스타일 역시도 김태원씨의 감성적인 작풍에 잘 어울린다는 점을 증명했던 작품. 부활의 음악 가운데서는 처음 정식 제작된 뮤직 비디오인듯 하다.



2005년과 2007년에 가졌던 인터뷰, 기사에는 모두 싣지 못했지만, 인터뷰 동안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이 나왔다. 이성욱 다음으로는 데뷔앨범의 보컬리스트였던 이승철씨가 다시 부활에 가입해서 명곡 'Never Ending Story'를 발표했다. 그리고 기념 공연과 DVD 제작 이후 돌연 이승철씨는 다시 부활을 등진다. 이 대목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고 싶었지만, 인터뷰를 통해서도 계속해서 이야기하고싶지 않다며 언급을 회피했다. 어쨌든 그다지 좋게 헤어지지는 않은 듯 하다.

이승철 이후 가입한 보컬리스트는 정단이다. 물론 가명이고 현재는 그린 페이스라는 이름으로 솔로활동을 하고있다. 정단이 가입할 무렵, 부활은 한가지 문제에 봉착했다. 기획사측에서 얼굴마담을 할 만한 젊고 예쁘장한 보컬리스트를 원했던 반면, 밴드들은 그와는 관계없이 노래를 잘하는 보컬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결국 밴드의 의도가 관철되었고, 정단이 가입했다. 하지만 음반에 대한 반응은 좋지않았다. 뮤직비디오도 찍었지만 역시 반응은 싸늘했다. 이러한 부활을 구원헤준 것은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였다. 이 영화의 OST를 김태원씨가 맡으면서 부활은 다시금 부활했다. 중국 드라마에도 부활의 곡이 쓰였고, 중국시장을 겨냥해 중국어 싱글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리고... 정단이 다시 밴드를 나가고 새로운 보컬 정동하가 가입했다. 정동하는 앞서 기획사에서 요구했던 사항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 인물이었고, 밴드의 기대치에도 얼마만큼은 근접한 보컬리스트였다. 위 뮤직비디오 '아름다운 사실'을 찍으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점에 대해서 질문을 했더니, 김태원씨의 대답은 역시 뮤직비디오에는 밴드 멤버들의 얼굴이 들어가면 안된다는 것이었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역시나... 다음 비디오에는 멤버들이 등장하지 않는다.. ^^ '추억이면'에 등장하는 배우는 바로 조승우. 그의 출연은 부활의 드러머 채제민과 베이시스트 서재혁이 당시 뮤지컬 '헤드윅'에서 연주를 하고 있었는데, 조승우가 주연을 맡고 있었고 그때의 인연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한다. 김태원씨는 한글이 가진 이중성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는데, '추억이면', '그리움 그린 그림', '새벽'... 과 같은 곡들은 이러한 그의 의도를 짐작하게 한다.





그리고 가장 최근작인 '사랑'.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김태원씨의 곡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정서는 동일하다. 예전 보컬리스트 정단(현재는 그린 페이스)는 너무 일관된 이런 방향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부활이라는 이름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보컬이 바뀌었음에도 아랑곳하지않고 이어져 내려오는 바로 이러한 부분들이 아닐까. 내가 20년 전부터 좋아하는 밴드의 최근작을 듣고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요즘 세대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할까... 커다란 움직임은 보이지 못하지만, 꾸준하게 자신의 위치를 지키고 있는 부활의 모습이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