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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NSWER [Rise] 거칠고 투박한 질감을 가진 전성기 하드락의 완벽한 재현 THE ANSWER [Rise] 실버 타이드의 음반을 들으며, 또 다크니스와 울프 머더의 음반을 들으며 ‘혹시나’ 했던 생각들이 점차로 구체화되는 듯 보인다. 아직은 미약한 단계인지 모르겠지만, 조심스럽게 이야기되는 ‘하드락 리바이벌’. 이번에 지각 상륙한 북 아일랜드 출신 앤서의 데뷔앨범은 이러한 물결에 있어서 분명 가장 중요한 음반 가운데 하나다. 앤서가 결성된 것은 2000년이다. 원래 폴 마혼(Paul Mahon; 기타)과 미키 워터스(Micky Waters; 베이스)는 같은 밴드에서 연주를 하며 새로운 보컬을 찾고 있었다. “저희들이 연주하고 있을 때 친구들로부터, 우리가 만든 곡은 코맥 니슨과 같은 보컬이 부르면 참 잘 어울릴 것 같다는 ..
PORCUPINE TREE [Fear Of A Blank Planet] 2000년대 프로그레시브락의 마스터피스 PORCUPINE TREE [Fear Of A Blank Planet] 평단을 통해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와 닉 드레이크(Nick Drake)의 계승자'라는 평가를 받으며, 프로그레시브락과 영국의 모던락의 경계를 허무는 독창적인 음악성을 자랑하는 포큐파인 트리의 신보 [Fear Of A Blank Planet]는 퍼블릭 에너미(Public Enemy)가 1990년에 발표한 음반과 동일한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리더인 스티븐 윌슨(Steven Wilson) 자신도 퍼블릭 에너미의 음반에 대한 화답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 내용과 음악 스타일에 있어서 전혀 연관이 없을 법한 이 두 음반의 공통분모는 마치 자켓의 사진에서 보여지듯이, 바로 당면한 현..
OZZY OSBOURNE [Black Rain] 6년 만에 귀환한 헤비메틀의 백전노장 OZZY OSBOURNE [Black Rain] 50년을 훌쩍 넘어선 락 음악의 역사. 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1960년대 말에서 1970년에 초는 소위 락 르네상스로 불리며 수많은 하위 장르를 탄생시켰던 최전방의 각축장이었고, 두말할 나위 없는 명곡의 보고였다. 시간은 흘러, 음악은 역사가 되었고 역사를 만들어낸 주인공들은 그 후광 아래에서 영웅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또 3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시대는 그 세대에 맞는 새로운 영웅들을 필요로 했고, 락필드라는 전장은 더 이상 과거의 영광에만 안주하며 녹슨 총을 보듬는 노병들이 설만한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다. 물론 그 모두가 박물관의 박제로 남은 것은 아니었다. 치열한 정장에서 살아남은 '백전노장'들은..
SYMPHONY X [Paradise Lost] 밀턴의 '실낙원'에서 영감을 얻은, 2000년대 발표된 최고의 프로그레시브 메틀 앨범 SYMPHONY X [Paradise Lost] 팬텀스 오페라(Phantom's Opera) 출신 마이클 로메오(Michael Romeo)가 1994년 결성한 심포니 엑스라는 밴드에 대한 관심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일기 시작한 것은 1996년 발매된 러쉬(Rush)) 트리뷰트 음반 [Working Man]부터다. 세바스찬 바하(Sebastian Bach), 딘 카스트로노보(Dean Castronovo), 스튜 햄(Stu Hamm), 스티브 모즈(Steve Morse), 조지 린치(George Lynch), 빌리 시언(Billy Sheehan)외에도 섀도우 갤러리(Shadow Gallery)와 드림 씨어터(Dream The..
VELVET REVOLVER [Libertad] G N'R + 스톤 템플 파일러츠가 아닌, 완벽한 밴드로서 정체성을 확립 VELVET REVOLVER [Libertad] 음반 발매 이전부터 수많은 소문이 쏟아졌을 만큼 그 초미의 관심대상이 되었던 벨벳 리볼버의 두 번째 앨범이 공개된다. 데뷔앨범이 스캇 웨일랜드(Scott Weiland)의 마약 재활 치료 때문에 그 제작이 늦춰졌던 반면, 이번 두 번째 음반은 프로듀서 선정의 문제로 진통을 겪었다. 하지만, 음반 발표 이전에 슬래쉬(Slash)가 지금까지 자신이 발표한 음반 가운데 최고라고 했던 이야기는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2004년 벨벳 리볼버의 첫 앨범이 세상에 공개되었을 때, 사람들은 마치 건즈 앤 로지즈(Guns N' Roses)의 재림을 보는 듯 열광했다. 이전 건즈 앤 로지..
거자필반 (去者必返) 예전에 회자정리(會者定離)란 이야기를 하면서, 난 그 반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원샷에 한번 쓴 적이 있었는데, 그때 애독자 한 분이 거자필반(去者必返)이란 성어를 써서 보내주셨다. 언뜻 비슷한 내용 같지만, 접할 때의 그 느낌은 확실하게 다르다. 최근 대학 동아리의 한 학번 후배들인 수경이, 또 그 1년 후배 유진이와 다시 연락이 닿았다. 그들과 연락을 하며 떠 오른 단어가 바로 거자필반이다. 누구나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론 한 학번 후배들과 함께 떠오르는 추억들이 참 많다. 우선 입회원서를 내가 받았던 후배들이기도 하고... 한 해가 지나 그들이 2학년이 되었을 때. 그 아래 학번을 맞는 신입생 환영회 날은 마침 내가 입대를 하기 바로 전날이었다. 아무래도 뒤풀이까지는 참석을 하지 못하고 행사의..
사무실 이사와 리셋 증후군 군 생활 32개월을 제외한다면 한번도 대전을 벗어나 살아본 적이 없는 내가 서울에서 가장 많이 가 본 곳이 바로 홍대 근처에 있는 핫뮤직 사무실이다. 원래 길눈이 어둡고 지리에 대한 감각이 무디지만, 이제 전철역에 내려서 사무실까지는 헤매지 않을 정도로 익숙해졌다. 3년이 조금 넘는 시간에 의해 길들여진 것이다. 주변의 식당 아주머니들께도 이제 눈치보지 않고 점심시간에 공기 밥 한 공기쯤은 얻어먹을 만큼 어색한 느낌이 없어질 즈음, 또 한번 모든 것이 생소한 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었다. 개인용 컴퓨터가 필수품으로 보급되고, 전화를 사용하는 시간보다 인터넷에 매달리는 시간이 많은 요즘. ‘리셋 증후군’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어지럽게 흩어진 컴퓨터의 모니터 화면, 어떤 키를 눌러도 말을 듣지 않는 ..
어른이 된다는 것 남자의 경우 어린 시절 아버지의 옷을 꺼내 입고 거울을 보며 어서 어른이 되길 바라던 시절이 있을 것이다. 물론 여자의 경우에는 어머니의 화장품을 몰래 바르면서 숙녀가 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곤 한다. 하지만, 막상 어른이 된 이후에는 화장대의 거울을 바라보던 그 때를 다시 부러워한다. 꼬맹이시절 읽었던 동화책 ‘피터 팬’의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는 모습이 동화를 읽던 당시에는 전혀 부럽지 않았다가 이제 와서야 부러워지는 것. 아마도 피터 팬을 만들어낸 원작자 자신도 어른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캐릭터를 등장시켰던 듯 하다. 이런 사실에 관심을 갖고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면 흥미로운 점 몇 가지를 발견할 수 있다. 어린 시절, 학교에 가지 않는 일요일 아침에도 어김없이 일찍 일어났던 것은 ‘은하철도 999’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