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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OK.. ATDT... 요즈음 그냥 컴퓨터만 켜면, 넓은 인터넷의 세상으로 연결이 되는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얘기지만... 예전 하이텔이나, 천리안 시절부터 통신을 해 왔던 사람들에겐 친근한 명령어가 바로 제목의 그 명령어일것이다. 집에 오면 컴퓨터를 켜고 '이야기'를 실행시킨 창에서 두드리던 자판들... 밤을 세워가며 하던 채팅에 가끔씩 알 수 없는 문자들이 뜨며 마지막에 씌여지는 'no carrier'라는 단어.. 두어달 정도 전화요금이 밀리면 2~30만원씩을 고스란히 전화국과 통신회사에 갖다 바쳐야 하거나, 전화요금을 아끼기 위해 야간 정액제를 신청해서 밤이 되기만을 기다리던, 어떻게 몇시간씩이나 통화중이냐며 꾸중을 하시던 부모님때문에 신청했던 '통대'신청, 전화가 걸려오면 어김없이 통신이 끊어져 답답했던 그때들... 어..
로보트태권V 나와 같은 세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언젠가 한번쯤은 가슴속에 품어봤을 법한 케릭터 이다. 특히 로보트를 좋아하던 무렵인 국민학교때 등장한 로보트태권브이 첫번째 편은 극장에서만 세번을 봤다. 물론 한 자리에 앉아서 세번 본게 아니고, 개봉관에서는 물론이고, 2류 3류극장에서 다시 보여줄때 모두 빠지지 않고 가서 보았던 만화영화이다. 극장에서 영화를 본 다음에는 만화방에 김형배와 차성진이 그린 만화책 로보트태권브이가 등장 했다. 국민학교 시절엔... 지금 주위에 음악을 듣는 동료들이 많이 있듯이, 만화를 보고 함께 만화를 그리던 친구들이 많이 있었다. 공책의 앞면과 뒷면, 교과서의 빈 곳들을 모두 모두 빼곡한 태권브이의 그림으로 새카맣게 칠하던 시절... 학교가 파한 후에는 친구들중 어느 한명의 집..
또 하나의 음악사가 문을 닫는다.. 중학교때... 처음으로 음반을 사러 돌아다녔던 곳 들은, 바하악기점, 충남악기점, 제일악기점 이었다. 아시는 분 들은 알고 있는 음악사 들이겠지만, 단색의 소박한 슬리브를 걸치고 호객행위(?)를 하는 소위 빽판을 파는 곳 들이었다. 충남악기점은 지금의 대도악기점 근처에 있었고, 세 곳 중에는 제일 구색이 딸리는 곳이었다. 제일 악기점은 비록 가게는 작지만, 카운터 뒤의 작은 문으로 허리를 있는대로 숙여서 들어가면 빽판만이 진열된 새로운 공간을 만나게 된다. 물론 바하악기점은 자타가 공인하는 대전 빽판의 메카였다. 단속이 있을때면, 커다란 합판으로 된 막이로 수많은 빽판들을 가리곤 했었다. 제일 악기점은 단속이 있을때면, 빽판들을 집으로 가져다 놓고, 집에 가서 판들을 고르게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결..
왜, coner인가? 1993년 부터니까... 통신을 시작 한지도 10년이 다 되어 가는것 같다. 천리안에 처음 아이디를 만들면서 시작한 통신생활은 이젠 생활의 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뗄 수 없는 그런 생활이 되어간다. 아이디를 만들때... 컴퓨터를 새로 사고, 2400모뎀을 끼우고... 데이콤에 전화를 해서 아이디를 만들었다. 우선은 좋아하는 그룹들 이름을 하나씩 불러서 아이디가 있는지 확인을 했다. klaatu, kayak, camel, yes, beatles.... 하나로 된 단어들 중에.. 역시 남아있는 아이디는 없었다. 다음은 노래 제목들... 지금은 고인이 된 Cozy Powell의 솔로 음반에 수록 되었고, 후에 Gary Moore에 의해서 리메이크 되었던.. Loner. 마침 쓰고 있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비트닉 레코드... 벌써 10년이 다 되어 가는 것 같다. 도청 앞에는 "비트닉 레코드"라는 레코드 가게가 있었다. 음악 게시판 쪽에서도 간간이 그 이름을 볼 수 있는 그 레코드 샵은 전문음악만을 취급하는 곳이었다. 다른 레코드 샵에서는 당시 김건모의 "핑계"음반이 없어서 못 팔 그때에도 이 레코드 샵의 베스트 셀러는 Dream Theater의 Live at Marquee였다. 물론... 몇장이 팔렸는지는 감히 얘기 하지 않겠다.. ^^;;; kUkAHn과 친해지게 된 계기도 어쩌면 이 레코드 샵이었고, Harry를 처음 오프라인으로 만난 곳도 이곳이고... 또, Robin과 재회하게 된 것 모두 이 '전문'레코드샵 덕뿐이다. 비트닉 초창기엔 근처의 "쌍곡 다방"에서 모닝커피(그래봐야 11시 넘은 시간이 되었겠지만...)를..
토토로에 대한 기억 몇자락 오늘.. 지나가다 우연히 보게 된 포스터 한장. "이웃의 토토로" 잠시 포스터를 보면서 떠오른 몇가지 기억들이다. 천안 에니메이션 영화제 gun9412가 보내준 초대권으로 가게 되었다. 대학시절... 10년이 다 되어가는 것 같다. 써클의 몇몇 후배들과 천안엘 가서 일본의 에니메이션 포스터들의 포스터도 보고 (그때 본 천공의 성 라퓨타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포스터가 인상적이었다.) 중국의 에니메이션도 보고... 이웃의 토토로도 거기서 처음 보게 되었다. 열악한 환경으로 (요즈음 하는 영화제와는 확연히 다르다. 우리가 본 영화제는 동호회 수준의 영화제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보았기 때문에 자막도 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수채화 같은 배경에 너무도 예쁜 화면들은 일본어를 알아듣지 못하더라도, 마..
영화 첫사랑 시사회에 다녀와서.. 영화가... 참 예쁘다... 전체적인 색깔도 그렇고, 입가에 미소를 띠게 만드는 이곳 저곳의 느낌들도 너무 좋다. 방송아카데미 수강 시절에, 서남준 선생님께서.. 무겁지 않은 주제로, 이야기 하듯이 쉽게 풀어가는 이런 일본의 영화들에 대해서 우리 영화는 한수 배워야 한다고 하셨던 말씀이 생각 났다. 어떻게 보면 영화의 마무리는 슬픈 앤딩이 드리우고 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난 다음에도 맘 한구석 슬픔이 느껴지진 않는다. 오히려 오랜동안 지니고 있었던 훈훈한 감정을 꼭 감싸안는 느낌이다. 물론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음악의 역량도 무시할 수 없다. 조 히사이시의 음악은 언제 들어도 그 영화가 이야기 해 주려고 하는 내용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느낌이다. 오랜만에 본 영화. 하지만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