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W CARS, 1970년대 뉴웨이브 올스타 그룹으로 거듭난


카스의 재결성 소식만으로 반가움에 사로잡혔던 많은 팬들은 릭 오케이섹의 불참 소식에 그 반가움 이상의 실망을 가졌다. 이미 세상을 떠난 벤자민 오어와 릭 오케이섹이 카스에서 가지는 위치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들 두 명의 멤버 대신에 가입한 인물들은 뜻 밖에도 유토피아와 튜브스 출신의 멤버들이다. 이 정도 라인업이라면 실망을 가졌던 팬들이라도 분명 다시 한 번 눈길을 주기에 충분한 뉴웨이브 올스타 그룹이 아닌가.


되돌아온 뉴웨이브의 열풍에 이쪽 방면의 ‘어르신’들도 엉덩이가 들썩거렸나보다. 하지만 20년 이상이나 방치해둔 자동차를 움직이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운전을 담당했던 벤자민 오어(Benjamin Orr)와 릭 오케이섹(Ric Ocasek) 가운데 벤자민 오어는 이미 암으로 세상을 떠난 지 오래고, 릭 오케이섹 역시 자신의 솔로활동 때문인지 불참의 의사를 밝혔다. 이쯤 되면 다시 드라이브를 즐기기는커녕 정비를 하고 연료를 주입하기도 벅찬 상황. 하지만 유토피아(Utopia)와 튜브스(The Tubes)에서 원병이 찾아왔다. 토드 룬드그렌(Todd Rundgren), 카심 설튼(Kasim Sulton)과 프레어리 프린스(Prairie Prince)가 바로 그들이다. 가히 초창기 뉴 웨이브의 올스타 군단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한 이들은, 스스로를 아버지 세대나 큰 형이 몰던 낡은 자동차가 아닌 새로운 자동차의 탄생이라고 이야기한다. 그 때문인지, 밴드의 이름 역시도 뉴 카스로 결정되었다.


밴드의 재결성을 주도한 멤버는 기타의 엘리엇 이스턴(Elliot Easton)과 키보드를 맡은 그렉 호크스(Greg Hawkes)였다.


“우리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접근하려고 노력했지만, 릭과 데이빗(David Robinson)은 결국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토드 룬드그렌의 가세로 탄력을 받게 되었죠. 어쨌든 카스에 있어서 기타와 키보드는 그 음악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렉과 나는 릭이 만든 노래의 뼈대에 살을 붙였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카스 사운드’를 만든 장본인들이죠. 뉴 카스는 21세기로 진입하는 우리의 방법이고, 현대 문맥으로 그것을 경신하고 재 연결하고, 끼워 넣는 좋은 또, 매우 흥미진진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릭 오케이섹이 불참을 결정했을 때, 새로운 카스의 보컬리스트로 첫 번째 물망에 오른 인물이 바로 토드 룬드그렌이었다. 유토피아의 리더로서, 또 활발한 솔로활동을 통해 자신의 음악적 입지를 다졌던 그는 예전부터 엘리엇 이스턴과 친분을 가져왔고, 카스의 음악성과는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이었다. 엘리엇은 다시 토드 룬드그렌에 대해서 “그는 놀라운 창작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카스의 음악과 많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비틀스(The Beatles), 브라이언 윌슨(Brian Wilson)과 같은 1960년대의 팝 음악을 들으며 자랐고, 마치 한 나무에서 떨어진 잎과도 같다고 할 수 있죠.”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멤버가 바뀌었다는 점. 분명 ‘정통성’을 놓고 이야기하길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이들의 재결합이 어떤 식으로 비춰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 때문인지, 이들은 보컬리스트가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음악에 있어서는 크게 변화하지 않았던 AC/DC, 밴 헤일런(Van Halen), 프리트우드 맥(Fleetwood Mac)이나 최근의 퀸(Queen), 인엑시스(INXS)의 성공적인 사례를 이야기하며, 자신들의 이름이 카스가 아닌 뉴 카스임을 못 박는다.


“우리는 뉴 카스입니다. 기존 카스의 곡 가운데에서 여러분의 사랑을 받았던 곡들을 연주하지만, 이전 곡과는 별개로 그 가치를 가지고 있는 새로운 곡들을 선보일 생각입니다. 기존 릭 오케이섹과 벤자민 오어가 함께 할 때의 답습에만 머물지 않고 더욱 강해질 것입니다. 우리는 팬들이 우리를 현재의 뉴 카스로 받아들여주길 바랍니다. 그렉과 나는 우리의 음악 인생을 카스 스타일을 만들고, 락 음악에 혁신적인 접근을 하는 데 바쳤습니다. 뉴 카스의 활동도 바로 우리들의 권리인 셈이죠. 카스의 사운드가 바인스나 킬러스, 인터폴, 프란츠 퍼디난드와 같은 그룹들의 모체가 되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습니다. 오래된 밴드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현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상상력을 다시 한 번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 무척이나 고무적으로 생각합니다.”


새로운 멤버들과 호흡을 맞춘 첫 번째 음반은 라이브 앨범이다. 카스의 첫 번째 히트 싱글이었던 ‘Just What I Needed’를 필두로 ‘Let's Go’, ‘Candy-O’, ‘Shake It Up’, ‘Drive’와 같은 히트곡을 비롯해서 ‘I Saw The Light’나, ‘Open My Eyes’ 등 토드 룬드그랜과 유토피아의 곡들이 수록되어, 초기 뉴 웨이브의 화려한 시절을 기억하는 독자들에게는 무척이나 반가운 음반임에 분명하다. 또 카스가 예전에 남긴 음반들 가운데 라이브 음반이 없다는 점 역시도 예전 카스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릭 오케이섹과 벤자민 오어가 함께 할 당시 카스의 보컬은 곡의 스타일에 따라 그 두 명의 역할이 철저하게 분담되었다. 같은 밴드의 히트곡임에도 불구하고 ‘Just What I Needed’와 ‘Shake It Up’과 같은 노래의 스타일이 완전히 다른 점도 그 때문이다. 


새로 영입된 토드 룬드그랜의 스타일은 벤자민 오어 보다는 릭 오케이섹 쪽에 가깝다. 물론, 릭 오케이섹에 비해 확연하게 낮은 음의 보컬을 구사하는 관계로 전체적인 음악의 키가 내려가긴 했지만, 다소 ‘비정형’이라는 면에서 볼 때 그 연관성을 찾아볼 수 있다. 때문에 원래 벤자민 오어가 참여했던 곡에서는 그의 빈자리가 다소 아쉬운 감은 없지 않다. 또, 깔끔하고 신선했던 예전의 사운드에 비해 다소 거친 라이브 녹음도 불만이다. 하지만, 토드 룬드그렌이 참여한 신곡들인 ‘Not Tonight’, ‘Warm’, ‘More’가 기존 카스의 레퍼토리들과 이질감을 보이지 않는 다는 점은 이들의 향후 활동을 낙관적으로 만드는 요소다.


시간은 흘렀고, 밴드의 이름도 바뀌었다. ‘섹시한’ 여인의 모습과 자동차의 모습이 대표적이던 음반의 재킷도 검은색 어두운 색깔에 삼색의 신호등의 불빛 모두가 켜진 단순한 모습을 하고 있다. 빨간색과 노란색, 그리고 녹색의 불이 모두 켜있다는 점. 새로운 카스의 시동은 걸렸다. 재킷의 그림은 그대로 서버릴지, 기다릴지, 아니면 화려한 드라이브를 시작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멤버들의 마음을 보는 듯하다. 그러한 점에서 자신들이 살아있음을 천하에 알리는 타이틀인 ‘It's Alive’는 무척이나 의미심장하다. (글 송명하, 월간 핫뮤직 2006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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