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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ER'S PRIVATE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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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해남의 ‘그래서 가요 LP’ 1990년대 말, 은행동 기신양복점 부근에 ‘스타레코드’란 가게가 들어섰다. 정말 좁았던 가게지만, 지금 생각하면 초 희귀 아이템으로 꼽힐만한 가요 음반들을 정말 싼 가격으로 살 수 있었던 곳. 가게 주인은 정상식 형님이었다. 정지영이라는 예명으로도 불린 상식이형은 김홍철과 친구들의 멤버와 함께 조직한 트라이앵글이라는 트리오의 일원으로 활동한 적도 있다. 음반이 점점 늘어나며 스타레코드는 조금 한적하지만 살짝 넓은 가양동으로 자리를 옮겨 ‘아날로그 33’이란 이름으로 이전 개업했다. 그리고 가게를 즐겨 찾는 단골을 중심으로 같은 이름의 음악동호회가 만들어졌다. 고문 격으로는 키 보이스에서 드럼을 연주했던 노광일 형님과 나중에 ‘턴턴턴’이라는 레코드 가게를 열었던 고 김찬 형님이 있었고, 과거 르네상스, ..
조니 캐시의 음악과 사랑, ‘앙코르’ 컨트리 음악의 저변이 없다시피 한 국내의 여건 때문에 개봉 당시 그다지 커다란 반응을 모으지는 못했지만, 록 마니아라면 빼 놓을 수 없는 영화다. 2005년, 국내에서 ‘앙코르’라는 타이틀로 개봉된 이 영화는 조니 캐시의 어린 시절에서부터 음악을 통해 성공을 거둘 때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영화의 제목이 바뀐 이유 가운데는 미국에서 그의 인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 때문에 그가 발표했던 곡의 제목에서 딴 ‘Walk The Line’만으로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었지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조니 캐시라는 뮤지션 자체가 국내에 그다지 많이 소개되지 못했기 때문에 그의 곡 제목이 주는 느낌이 그렇게 직접적으로 전달되지 못하는 까닭도 있을 것이다. 이야기의 주된 테마는 평생의 반려자였던 준 카터와의 밀고 당기..
‘청춘의 환영’이며 부끄럽지만 풋풋했던 ‘과거의 꿈’, ‘싱 스트리트’ 개인적으로 영화 ‘싱 스트리트(Sing Street)’는 코너(Conor)라는 한 소년의 성장 드라마라는 생각을 했다. ‘인류보완계획’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였지만 결국은 ‘신지 보완계획’이었던 14살 신지의 성장 드라마 ‘에반게리온’이나, 기계 몸을 얻기 위한 여정을 그린 로드 무비가 아니고 테츠로(철이)가 어른이 되는 과정을 그린 ‘은하철도 999’처럼. 그렇다면 ‘싱 스트리트’에서 신지와 테츠로가 어른이 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미사토나 메텔의 역할은 누구였을까. 음악적인 부분에서 코너에게 도움을 주긴 했지만, 분명 코너의 형은 아니다. 오히려 그는 자신이 이루지 못했던 젊은 시절의 꿈을 동생 코너를 통해 대리 충족하는 역할이다. 어쩌면 코너를 성장시키는 건 어떤 한 인물이 아니라, 영화 속 ..
비치 보이스 브라이언 윌슨의 고뇌와 재활, 명반 [Pet Sounds]의 재현 ‘러브 앤 머시’ 음악 애호가의 입장에서 뮤지션의 실제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는 언제나 반갑다. 불꽃같은 인생을 살다 간 짐 모리슨(Jim Morrison)을 담았던 올리버 스톤(Oliver Stone) 감독의 ‘도어스(The Doors)’(1991)가 그랬고, 스튜어트 서트클리프(Stuart Sutcliffe)를 통해 비틀스(The Beatles)의 함부르크 시절 이야기를 엿볼 수 있는 이아인 소프틀리(Iain Softley) 감독의 ‘백비트(Backbeat)’(1994), 브라이언 존스(Brian Jones)가 당한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스테픈 울리(Stephen Wooly) 감독의 ‘스톤드(Stoned)’(2005), 6명의 배우가 밥 딜런(Bob Dylan) 아닌 밥 딜런을 연기하는 토드 헤인즈(Todd Hay..
1980년대 히트곡 컴필레이션 음반을 듣는 듯한 주크박스 뮤지컬 ‘록 오브 에이지’ ‘Rock Of Ages’는 데프 레파드(Def Leppard)의 출세작 [Pyromania](1983)에 수록된 곡이며, 이에 모티브를 얻어 2006년 크리스 다리엔조(Chris D'Arienzo)가 무대에 올린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타이틀이다. 극장 개봉 영화 ‘록 오브 에이지’는 바로 이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은막으로 옮긴 영화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1980년대 중후반이며, 주요 공간적 배경이 LA의 ‘버번룸’이라는 클럽인 만큼 상영시간 내내 흘러나오는 음악들은 1980년대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팝록/팝메탈 넘버들이다. 그 도입부만 잠깐 보더라도 전체의 스토리라인이 떠오를 만큼 뻔한 해피엔딩의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록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유는 바로 그 때..
태안 바라길 트레킹+백패킹. 그리고 반성문 올 초 다이어리에 첫 기록을 남기며 써 놓은 몇 가지 버킷 리스트 가운데 트레킹+백패킹이 있다. 봄부터 조금씩 백패킹 장비를 구매했고, 몇 군데 캠핑도 다녀왔다. 그리고 가장 날씨가 좋을 때를 맞춰 일정을 잡았다. 두 달 전부터 방송국에 사정을 얘기해 생방송을 녹음으로 돌리고, 맡은 라이너노트도 모두 끝냈다. 첫 일정은 제주로 잡고 비행기 티켓도 예약했다. 하지만 바로 전 주에 태풍 예보가 떴다. 월요일 출발을 예정으로 했는데, 일요일까지 기다리다가 결국 비행기 티켓을 취소했다. 플랜 B를 가동해서 태안 바라길로 일정을 다시 잡았다. 그리고 9월 13일 월요일 태안으로 떠났다. 원래 2박에서 3박을 목표로 잡았다. 모두 야영을 할 계획이었고, 3박은 바라길을 지나 소원길까지 완주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하려..
엘튼 존을 위한 변명, 혹은 ‘레지 보완 계획’, ‘로켓맨’ 기대하고 있던 영화 한편이 개봉했다. 엘튼 존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주크박스 뮤지컬 ‘로켓맨’이다. 기대와는 달리 개봉관에서 이 영화를 보는 건 힘들었다. 하루에 두 번 정도, 그것도 시간대가 맞지 않아 영화관을 찾는 게 힘들었고 힘들게 찾아간 영화관에서도 관객이 그렇게 많지 않은 걸로 봐서 그나마 얼마 지나지 않아 종영할 것 같다. 영화는 개봉된 뒤 입소문에 따라 흥행이 많이 좌우된다. 아쉽게도 ‘로켓맨’의 입소문은 그렇게 좋지 않다. 아마도 지난해 개봉했던 ‘보헤미안 랩소디’의 여파로 보인다. 그래서 이 영화가 ‘보헤미안 랩소디’의 ‘광풍’이 지난간 뒤 개봉한 건 여러모로 아쉽다. 천만에 육박하는 관람객 수가 알려주듯 일반적인 관객들은 ‘로켓맨’을 보기 전 음악영화에 대한 눈높이를 ‘보헤미안 랩소디..
전설이 되기 전 빅토르 최 이야기, ‘Leto’ 지난해 말부터 ‘보헤미안 랩소디’, ‘스타 이즈 본’과 같은 음악영화들이 개봉해서 개인적으로는 무척 기쁘다. 특히 이런 영화들은 극장의 시원시원한 오디오 시스템으로 즐기는 게 집에서 블루레이로 감상하는 것보다 훨씬 큰 감동을 준다. 2019년에 들어서자마자 또 한 편의 음악영화가 개봉했다. 구 소련의 록 영웅 빅토르 최를 다룬 영화 ‘레토’다. 앞서 언급한 ‘보헤미안 랩소디’, ‘스타 이즈 본’과는 그 스케일부터 다르지만, 영웅 혹은 전설이 되기 전 빅토르 최를 담기에는 오히려 소박한 느낌의 접근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가 현재 상영 중인 관계로 자세한 이야기를 할 수는 없고, 간단하게 영화를 보며 느낀 점을 들자면 이렇다.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임을 미리 밝힌다. 전체적으로 흑백의 영상이 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