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램메탈의 역사, 80년대 헤비메탈 전성기를 견인했던 머틀리 크루 원년 멤버들의 자서전 GREATE$T HIT$


1981년 1월, 미국 LA에서 결성된 한 밴드가 있다. 베이시스트 니키 식스(Nikki Sixx)를 중심으로 드러머 토미 리(Tommy Lee), 보컬리스트 빈스 닐(Vince Neil), 그리고 기타리스트 믹 마스(Mick Mars)로 구성된 머틀리 크루(Mötley Crüe) 이야기다. LA메탈, 글램메탈, 혹은 헤어메탈로 불리는 장르의 선봉에 서서 1980년대 후반까지 헤비메탈의 중흥기를 견인했던 밴드. 미국에서만 2천 500만장, 전 세계적으로는 1억장 이상의 음반 판매고를 올렸고, 외형적인 면에서부터 음악적인 면까지 숱한 추종자를 낳았던 밴드가 바로 이들이다.


지난 2015년 12월 31일, 머틀리 크루는 자신들이 스스로 마지막이라 칭한 공연을 마쳤다. 35년 전 처음 머틀리 크루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할 당시 멤버 네 명 모두 그 마지막 공연에 함께 했다. 그만큼 앞서 언급한 네 명의 원년 멤버는 머틀리 크루 그 자체다. 물론 밴드를 거쳐간 존 코라비(John Corabi)나 랜디 카스틸로(Randy Castillo) 역시 훌륭한 뮤지션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어쨌거나 원년 멤버들이 주는 무게에는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2009년에 발매됐지만 이번에 국내에 정식 공개되는 [Greate$t Hit$]는 시작과 마지막을 함께 한 네 명의 멤버가 모두 참여한 음반에서만 선곡된 트랙이 담긴 컴필레이션이다. 첫 앨범 [Too Fast For Love](1981)부터 지금까지 발표된 음반 가운데 마지막 스튜디오 앨범에 해당하는 [Saint Of Los Angeles](2008)에 담겼던 싱글 히트곡 17곡과 따로 싱글로 발매되지 않았던 두 곡은 마치 연대기와 같이 시간의 흐름대로 나열되어 있다. 그럼 한 곡씩 수록곡에 대해 살펴보자.


1. Too Fast For Love

데뷔앨범 [Too Fast For Love](1981) 수록곡이다. 자신들의 레이블 레더 레코드(Leathür Records)를 통해 900매 한정 발매되었으며, 1982년 일렉트라(Elektra Records)와 계약하며 정식으로 발매됐다. 정식 발매와 함께 몇몇 트랙은 새로운 믹싱과 녹음으로 수록됐다. 앨범 아트워크는 롤링 스톤스(The Rolling Stones)의 명반 [Sticky Fingers]에 헌정하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향후 이들의 이미지로 굳어지는 ‘악동’ 이미지와도 연관 지을 수 있겠다. 따로 싱글 커트된 곡은 아니고, 앨범 [Too Fast For Love]는 빌보드 앨범차트 77위까지 올랐다.


2. Shout At the Devil

니키 식스가 작곡한 곡으로 1983년 발매된 동명 타이틀 앨범 수록곡이다. 빌보드 메인스트림 록 차트 30위에 올랐으며, 1997년 발표된 앨범 [Generation Swine]에 ‘Shout At The Devil '97’이라는 타이틀로 셀프 리메이크 수록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단색의 소박한 슬리브를 걸친 소위 ‘빽판’으로 이들을 처음 접했던 곡이라서 특별히 애착이 가는 곡이기도 하다.


3. Looks That Kill

니키 식스 작곡, 앨범 [Shout At The Devil](1983) 수록곡으로 동명 타이틀곡에 이어 두 번째로 싱글 커트 된 곡이다. 빌보드 싱글차트 54위, 메인스트림 록 차트 12위에 올랐다. 곡의 근간을 이루는 리프는 기타리스트 믹 마스 최고의 작업으로 꼽히기도 하며, 머틀리 크루의 라이브에서 빠지지 않고 연주되는 곡 가운데 하나다.


4. Too Young To Fall In Love

역시 니키 식스가 작곡한 곡으로 [Shout At the Devil](1983)에서 세 번째 싱글커트 된 트랙이다. 빌보드 싱글차트 90위, 메인스트림 록 차트 26위에 올랐다. 이전에 발매됐던 컴필레이션인 [Decade Of Decadence](1991)와 [Greatest Hits](1998)에는 수록되지 않았다.

 

5. Smokin' In The Boys Room

브라운스빌 스테이션(Brownsville Station)이 1973년 발표해 캐나다와 미국차트 3위 까지 올려놓은 곡을 머틀리 크루가 리메이크했다. 머틀리 크루의 버전은 [Theatre Of Pain](1985)에 수록됐으며, 빌보드 싱글차트 16위에 올라 밴드의 첫 톱 40 히트곡이 됐다.


6. Home Sweet Home

[Theatre Of Pain](1985)에서 두 번째로 싱글커트 되어, 빌보드 싱글차트 89위를 기록한 곡이다. 이후 발매된 컴필레이션 [Decade Of Decadence](1991)에 수록된 버전은 몇몇 악기가 추가된 리믹스 버전이며, 1992년 빌보드 싱글차트 37위에 오르며 머틀리 크루가 발표한 곡 가운데 마지막으로 싱글차트 톱 40에 든 곡이 됐다. 밴드의 히트곡 가운데 빈스 닐이 작곡에 이름을 올린 몇 안 되는 곡 가운데 하나로, 도입부의 인상적인 피아노 연주는 드러머 토미 리가 연주했다. ‘아메리칸 아이들(American Idol)’ 출신 캐리 언더우드(Carrie Underwood)가 2009년 리메이크하여 빌보드 싱글차트 21위를 기록했다.


7. Wild Side

1987년 발표해 빌보드 앨범차트 2위에 올랐던 [Girls, Girls, Girls]에 수록됐으며, 타이틀 트랙 ‘Girls, Girls, Girls’에 이어 두 번째로 싱글 커트됐다. 기타 솔로가 없어 라이브 시 토미 리의 회전 드럼 세트가 객석을 가로지르며 드럼 솔로를 펼치는 퍼포먼스에 사용되는 곡이다. 뮤직 비디오는 1987년 7월 18일 인디애나폴리스 마켓 스퀘어 아레나에서 녹음됐다.


8. Girls, Girls, Girls

[Girls, Girls, Girls](1987)의 타이틀 트랙이며 앨범에서 가장 먼저 싱글로 발매되어 빌보드 싱글차트 12위와 메인스트림 록 차트 40위를 기록했다. 동시대를 함께 했던 국내 마니아라면 누구라도 L.A. 선셋 스트립의 보디 샵을 비롯해 몇몇 스트립 클럽에서 촬영된 원본 뮤직 비디오를 보고 싶어 애간장을 태웠던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9. Dr. Feelgood

1989년 발매된 다섯 번째 정규앨범 [Dr. Feelgood]의 동명 타이틀 트랙으로 음반에서 가장 먼저 싱글커트 됐다. 빌보드 싱글 차트 6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머틀리 크루가 발표한 싱글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다. 미국에서만 50만장 이상 판매고를 올리며 골드 레코드를 기록했다. 케이블 채널 VH1에서 선정한 ‘시대를 초월한 위대한 하드록 노래(Greatest Hard Rock Song All Time)’ 가운데 15위를 기록한 머틀리 크루의 대표작이다. 이 곡으로 머틀리 크루는 1990년 그래미어워드 베스트 하드록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으며, 동명 타이틀 앨범은 1991년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헤비메탈/하드록 앨범 부문을 수상했다.


10. Kickstart My Heart

[Dr. Feelgood](1989)에서 두 번째로 싱글 커트 된 곡이다. 니키 식스는 1987년 건스 앤 로지스(Guns N' Roses)와 함께 투어를 벌이는 도중 약물 과다복용으로 죽음의 목전까지 갔다가 심폐소생술로 살아난 적이 있다. 이 곡은 니키 식스가 당시 일종의 유체이탈 상태에서 떠올린 악상이라고 알려져 있다. 드라이브감 넘치는 믹 마스의 기타 인트로에 이어지는 시원스런 사운드로 디즈니사의 애니메이션 ‘카(Cars)’와 클라이브 오웬(Clive Owen)과 모니카 벨루치(Monica Bellucci)가 주연을 맡았던 ‘거침없이 쏴라 슛뎀업(Shoot 'Em Up)’을 비롯해 많은 TV 프로그램이나 비디오 게임에 사용되기도 했다. 우리에겐 밴드가 직접 출연한 2012년 기아 옵티마의 슈퍼볼(Super Bowl) 광고로도 잘 알려진 곡. 빌보드 싱글차트에서는 27위를 기록했으며, 1990년 그래미어워드 베스트 하드록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다.


11. Same Ol' Situation (S.O.S.)

[Dr. Feelgood](1989)에서 발표된 다섯 번째 싱글이다. 빌보드 싱글차트에서는 78위, 메인스트림 록 차트에서는 34위를 기록했다. 1990년대 초반 국내에 뮤직 비디오를 틀어주는 음악 감상실이나, 음악다방 혹은 호프집 등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뮤직 비디오는 위스콘신의 알파인 밸리 뮤직 씨어터(Alpine Valley Music Theatre) 공연 실황을 담은 영상이다. 음악 전문 채널 VH1에서는 동성애를 다룬 클래식 올 타임 톱 10에 이 곡을 선정한 바 있다.


12. Don't Go Away Mad (Just Go Away)

역시 [Dr. Feelgood](1989)에서 네 번째로 발표된 파워 발라드 싱글이다. 니키 식스는 <롤링 스톤>과의 인터뷰를 통해 곡의 모티브를 영화를 통해 얻는다고 밝힌 적이 있는데, 이 곡의 모티브가 된 영화는 클린트 이스트우드(Clint Eastwood)가 제작과 감독, 주연을 맡았던 ‘하트브레이크 리지(Heartbreak Ridge)’다. 이 영화의 타이틀은 한국전쟁에서 착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사에 있어서는 1984년 싱글 ‘Too Young To Fall In Love’와도 연관을 지을 수 있는 곡. 빌보드 싱글차트 19위, 메인스트림 록 차트 13위에 올랐다.


13. Without You

‘Kickstart My Heart’에 이어 [Dr. Feelgood](1989)에서 배출된 세 번째 싱글이다. 믹 마스의 미끄러지는 스틸 기타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곡으로, 당시 토미 리와 헤더 로클리어(Heather Locklear)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빌보드 싱글차트에서는 8위, 메인스트림 록 차트 11위에 올랐고, 영국 싱글 차트에서도 39위를 기록했다. 물론 이 기록들과는 무관하게 ‘Home Sweet Home’와 함께 국내에서 특히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곡이다.


14. Primal Scream

1991년 발매된 이들의 첫 번째 컴필레이션 [Decade Of Decadence](1991)에서 싱글 커트된 곡이다. 이 앨범에는 ‘Primal Scream’ 외에도 신곡 ‘Angela’와 리메이크곡 ‘Anarchy In The U.K.’ 등 총 세 곡이 이전에 발표한 곡들과 함께 최초 수록됐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아서 아노프(Arthur Janov)의 정신요법 논문인 <원시적 외침(Primal Scream)>(1970)에서 착안한 곡으로, 빌보드 싱글차트 63위와 메인스트림 록 차트 21위에 올랐다.


15. Sick Love Song

2005년 발매된 컴필레이션 [Red, White & Crüe]에 수록된 곡이다. 컴필레이션 [Red, White & Crüe]는 토미 리가 밴드에 복귀한 뒤 발표된 음반으로, ‘Sock Love Song’은 그 가운데 담긴 신곡이다. 함께 수록된 신곡 가운데 롤링 스톤스 커버곡 ‘Street Fighting Man’에는 토미 리가 참여하지 않았지만, ‘Sock Love Song’은 말 그대로 네 명의 정예 멤버가 모두 참여한 곡이다. 니키 식스와 공동 작곡을 한 제임스 마이클(James Michael)은 현재 니키 식스가 결성한 식스 에이엠(Sixx:A.M.)의 보컬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빌보드 메인스트림 록 차트 22위를 기록했다.


16. Afraid

1997년 앨범 [Generation Swine]에 수록된 곡이다. [Generation Swine]은 1989년 이후 밴드를 떠났던 빈스 닐이 밴드에 다시 가입해 발표한 음반인 동시에 토미 리가 재결합 이전까지 마지막으로 참여한 음반이기도 하다. 니키 식스가 예전에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 도나 데리코(Donna D'Erico)와의 관계를 떠올리며 쓴 가사로, 그녀가 너무 가까워지는 걸 두려워해 그에게서 멀어지려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빈스 닐이 커버곡 ‘Anarchy In The U.K.’ 이후 처음으로 머틀리 크루에서 보컬을 맡은 싱글로, 빌보드 메인스트림 록 차트 10위에 올랐다.


17. If I Die Tomorrow

컴필레이션 [Red, White & Crüe](2005)에서 첫 번째로 싱글 커트된 곡으로, 원래 캐나다의 팝펑크 밴드 심플 플랜(Simple Plan)의 곡이다. 심플 플랜이 2004년 발표한 앨범 [Still Not Getting Away...]를 준비하며 만든 곡인데, 음반 전체의 성격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록하지 않았던 곡. 심플 플랜의 앨범이 발표된 뒤 프로듀서 밥 락(Bob Rock)이 사두었던 곡을 [Red, White & Crüe]에 수록할 신곡을 찾던 니키 식스가 듣고 몇몇 부분을 수정해 녹음했다. 빌보드 메인스트림 록 차트 4위에 올랐다.


18. Saints Of Los Angeles

2008년 발매된 스튜디오 앨범 [Saint Of Los Angeles]에 수록된 곡이다. 밴드의 역사 이래 빌보드 메인스트림 록 차트 5위에 오르며 ‘If I Die Tomorrow’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순위를 기록한 노래가 됐다. 2009년 그래미어워드 베스트 하드록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다. 비디오 게임 ‘록 밴드(Rock Band)’ 프로모션 영상에 삽입되기도 했으며, 뮤직비디오는 음반에서 배킹 보컬로 참여했던 파파로치(Papa Roach)의 자코비 섀딕스(Jacoby Shaddix), 벅체리(Buckcherry)의 조시 토드(Josh Todd) 등의 카메오 출연으로 유명하다. 믹 마스는 이 곡의 가사에 대해서 밴드가 처음 일렉트라 레코드와 계약을 맺던 때의 상황을 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19. The Animal In Me (remix)

이 음반에 수록된 곡 가운데 첫 번째 트랙인 ‘Too Fast For Love’와 함께 싱글로 발매되지 않았던 두 곡 가운데 하나다. [Saint Of Los Angeles](2008)에 수록된 곡의 리믹스 버전으로, 화려한 오케스트레이션이 부각되며 보다 웅장한 사운드로 거듭났다. [Greatest$ Hit$] 음반의 발매와 함께 밴드의 마이스페이스를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됐던 곡. [Saint Of Los Angeles]는 현재까지 발표된 머틀리 크루의 스튜디오 앨범 가운데 마지막 앨범으로 발매 첫 주에 10만여장을 판매하며 앨범차트 4위에 데뷔한 바 있다. 


이렇게 35년의 짧지 않은 역사에서 추려진 19곡이 지나갔다. 수록곡을 듣고 떠올리는 느낌은 모두 다르겠지만, 잠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이들이 뿌리고 다니는 사건들에만 관심을 둔 나머지 정작 밴드가 발표했던 음악들은 뒷전에 미뤄두고 있지 않았나하는 생각 말이다. 정말 수많은 히트곡이 있었고, 수많은 명곡을 낳았던 밴드가 바로 이들이었다. 이미 머틀리 크루의 곡들은 말 그대로 ‘클래식’이 되어 수많은 추종자들에 의해 계승되고 또 발전되고 있다. 시대순으로 이어지는 머틀리 크루의 역사가 담긴 이 음반은 그걸 증명하는 한 장의 자서전과도 같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아쉽게도 머틀리 크루의 공식 발표와 함께 ‘마지막’ 공연이 지난 해 말 끝났다. 하지만 음반을 듣는 내내 메이저 리그의 전설적 포수 요기 베라(Yogi Berra)의 그 이야기가 떠올랐다. 희망사항일수도 있지만, 어쨌거나 누구든지 나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한다.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니까.” (20160211)



글 송명하 (파라노이드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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