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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ER'S PRIVATE LIFE/BOOKSHELF

오기와라 히로시의 ‘소문’

방송 때문에 청주에 갔다가 시간이 남아 알라딘 중고서점에 잠시 들러 책 한 권을 집어 들었다. 오기와라 히로시(荻原浩)의 <소문>. “마지막 4글자에 모든 것이 뒤바뀐다!”는 카피문구에 혹했기 때문이다. 사실 추리소설 마니아라면 ‘반전’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난 책을 많이 읽는 편도 아니고 마니아는 더더욱 아니지만 이미 몇몇 소설을 통해 반전의 매력에 푹 빠진 터라 마지막 네 글자를 위해 숨 가쁘게 책을 읽어 내려갔다. 결론적으로 엄청난 반전이긴 하지만 그렇게 충격적인 결말은 아니었다는 생각이다. 또 전문가는 아니지만 전체적인 개연성이 좀 부족한 느낌 역시 있었다. 개인적으로 추리소설은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짜인 구조와 뜻하지 않은 복선이 얽혀 놓친 게 무언지 앞 페이지로 되돌아가 다시 읽으며 과연 범인이 누굴까 하고 같이 추리해 나가는 매력에 끌리곤 하는데, 이 소설엔 그 부분이 다소 엉성하지 않았나 싶다. 물론 그렇다고 재미없는 소설은 아니었고, 카피문구 때문에 마지막 네 글자를 확인하고 싶어 오랜만에 한 호흡에 읽어 내려간 책이었다. 전체 흐름을 관통하는 내용인 미리 조작된 ‘소문’이 살인사건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언젠가 읽었던 요코미조 세이지(横溝正史)의 긴다이치 코스케(金田一耕助) 시리즈 가운데도 있었던 것 같은데 제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ㅠ 

 


(전략) 헬멧을 쓰기 전에 CD 워크맨 이어폰을 끼고 스위치를 올렸다. 술에 잔뜩 취한 여자가 중얼거리는 듯한 읊조림이 흘러나왔다. 아사카와 마키(浅川マキ)의 ‘날이 밝으면’. 흘러간 명곡이다. (후략)

 


아마도 ‘夜が明けたら’를 말하는 것 같다. 아사카와 마키의 앨범 중에 제일 처음 샀던 앨범이었나... 데뷔앨범 수록곡. 오랜만에 턴테이블에 한 번 올려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