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비앙 로즈'는 에디트 삐아프의 인생을 담은 영화다. 어머니에게 버림받고, 시력을 잃었다가 되찾게 되는 어린 시절에서 서커스 단원인 아버지를 따라다니던 10대, 거리의 가수에서 캬바레의 스타로 또 프랑스를 대표하는 국민가수 등극했다가 일생을 마무리하는 순간까지. 카메라는 2시간여의 짧은 시간 동안 쉴 새 없이 시간을 넘나들며 그녀의 이야기를 들춰낸다.
막셀 세르당과 에디트 삐아프의 어긋난 사랑이 50년이 지난 지금에도 눈가를 촉촉하게 만드는 '사랑의 송가 (L'hymne A L'amour)'처럼, 사랑이 없으면 단 한 순간도 살 수 없었지만, 그녀의 사랑은 언제나 비극적인 종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일생은 상처 투성이였고, 그러한 상처 속에서 명곡들은 태어났다.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그 명곡들은 계속해서 관객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신들렸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은 마리온 코티아르의 연기는 50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객석과 에디트 삐아프를 교감시키며 관객들의 가슴을 쥐락펴락 한다. 그리고 관객들은 그녀의 이러한 연기를 보며 영화의 끝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나서도 북받친 감정을 채 추르스지 못해 쉽사리 의자에서 일어나지 못한다.
영화는 어제 내 생일이라고 일부러 대전에 내려온 권기자와 함께 아카데미 극장에서 봤다. 다른 지방에서는 어떨 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아카데미 극장에선 하루에 한번 그것도 9시 50분 밖에 이 영화는 상영되지 않았다. 덕분에 한명에 4000원씩, 조조할인으로, 그것도 우리 둘 이외에 관객은 아무도 없었으니 극장을 전세낸 것과 같이 자유롭게 볼 수 있었던 영화.
이젠 에디트 삐아프의 삶과 음악에 취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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