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 하드록 사운드의 관통, Montrose [Montrose]


01. Rock the Nation
02. Bad Motor Scooter
03. Space Station #5
04. I Don't Want It
05. Good Rockin' Tonight
06. Rock Candy
07. One Thing on My Mind
08. Make It Last

1973 / 워너뮤직

몬트로즈(Montrose)는 기타리스트 로니 몬트로즈(Ronnie Montrose)가 세션시절의 동료 빌 처치(Bill Church)와 1973년 결성한 밴드다. 우리에겐 새미 헤이거(Sammy Hagar)가 처음으로 프로 활동을 시작한 밴드로 더욱 잘 알려졌다. 사실 1960년대 말부터 불어닥친 ‘브리티시 인베이전(British Invasion)’ 이후 록음악에 있어서 미국의 위치는 계속해서 위축되어 갔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초기 하드록 사운드를 대변했던 그랜드 펑크 레일로드(Grand Funk Railroad)나 마운틴(Mountain)과 같은 몇몇 밴드들이 그나마 아메리칸 하드록의 자존심을 세우고는 있었지만, 그 외의 밴드들이 레드 제플린(Led Zeppelin), 딥 퍼플(Deep Purple), 블랙 새버쓰(Black Sabbath)를 위시한 영국 밴드들의 유니크하고 다이내믹한 사운드에 이미 매료되어버린 청자들의 관심을 끌어내기는 역부족이었다. 어쨌거나 당시 수많은 영국 밴드들이 만들어낸 사운드는 단순하게 블루스를 증폭한 음악들이 아니고 당시까지는 들을 수 없었던 새로운 세계의 출발점이었으니 말이다. 

1973년에 발매된 몬트로즈의 데뷔앨범 [Montrose]가 하드록 역사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유는 이들이 미국밴드임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사운드를 선호하던 청자들까지 자신의 영역으로 흡수할 수 있는 포용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또 이것이 단순히 순간적인 인기에 영합한 단순 카피가 아니라, 또 하나의 새로운 시작이었기 때문에 그 영향력은 미국은 물론 영국의 후배 밴드들에게 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몇몇 미국의 평론가들이 ‘미국의 레드 제플린’ 운운하며 이 앨범을 ‘미국 최초의 헤비메탈 앨범’이라고 추켜세우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음반의 프로듀서 테드 템플먼(Ted Templeman)은 이후 밴 헤일런(Van Halen)의 데뷔앨범을 프로듀스할 때 이 음반을 청사진으로 사용했다는 이야기를 밝힌 바 있으며, 실제로 밴 헤일런이 데뷔할 무렵 이 앨범의 ‘Make It Last’나 ‘Rock Candy’를 커버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가하면 영국의 아이언 메이든(Iron Maiden)도 이 앨범 수록곡 ‘Space Station #5’와 다음 앨범인 [Paper Money]의 ‘I Got The Fire’를 리메이크했다는 점 역시 앞서 언급한 포용력에 대한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시원스런 리프와 경쾌한 카우벨, 그리고 엇박의 드럼비트로 시작하는 ‘Rock The Nation’은 ‘Good Rockin' Tonight’과 함께 록큰롤에서 진화한 형태의 틀을 갖춘 하드록 넘버이며, ‘Bad Motor Scooter’에서 들을 수 있는 오토바이의 엑셀레이터를 당겼다가 놓는 느낌을 살리며 속도감을 부여하는 기타연주의 그루비함은 일품이다. 또 길지 않은 곡이지만 구성의 묘를 살린 ‘Space Station #5’, 대륙의 호방함을 품고 있는 굵은 라인의 리프와 육중한 드럼 비트로 등장하는 ‘Rock Candy’와 같은 곡에서 그때까지 미국에서 자생했던 하드록 사운드와 아기자기한 매력이 있는 영국의 하드록 사운드의 교차지점을 확인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물론 종횡무진 펼쳐지는 로니 몬트로즈의 날카로운 솔로 기타 연주와 풋풋한 느낌마저 드는 새미 헤이거의 초창기 힘에 넘친 목소리는 빼 놓지 말고 체크해야할 음반의 매력 포인트. 이 앨범에 참여했던 오리지널 멤버들은 1997년 발매된 새미 헤이거의 [Marching To Mars] 수록곡 ‘Leaving The Warmth Of The Womb’의 녹음을 위해 깜짝 재결성하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지난 3월 3일(현지시간), 로니 몬트로즈가 전립선암과 투병하다가 세상을 떠났다. 세션활동을 음악생활을 시작해서 ‘Frankenstein’이 수록된 에드가 윈터 그룹(Edgar Winter Group)의 명반 [They Only Come Out At Night](1972)에서 릭 데린저(Rick Derringer)와 치열한 연주의 경합을 벌였으며, 이후 자신의 그룹 몬트로즈와 감마, 그리고 솔로 활동을 통해 아메리칸 하드록의 자존심을 세우며 새로운 음악판을 짰던 그의 죽음. 록계에선 또 하나의 커다란 별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마니아들 외에 국내의 음악관련 채널들에서는 언급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점이 너무나 안타깝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글 송명하 (20120318)

* 다음뮤직(http://music.daum.net/)과 백비트(http://100beat.hani.co.kr/)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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