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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ER'S MUSIC LIFE/BEHIND THE SCENES

무지개 퀸텟의 정체를 찾아서(?)

조만간 비트볼 레코드를 통해서 소문만 무성하던 음반 한 장이 재발매될 계획으로 있다. 바로 무지개 퀸텟의 음반이다. 무지개 퀸텟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밴드다. 그들에 대해 그나마 알려진 사실은 한대수의 두번째 음반에서 연주를 담당했다는 것 정도다. 마침 포스트 덧글 중에도 무지개 퀸텟에 대한 얘기가 올라오기도 했고, 어차피 개인적으로도 정리를 한 번 해야할 팀이기 때문에... 생각나는 대로 블로그에 기록해본다. 요 기록들이 어느 정도 모아지면 그들의 실체(?)를 아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무지개 퀸텟과 관련이 있을 법한 음반들을 생각 나는대로 꺼내봤다. 그런데, 사진 찍으려고 꺼내보니... 정말 지저분하다 ㅠ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무지개 퀸텟, 김씨네, 윤항기, 장군멍군, 이문세, 혜은이의 음반이다. 이 음반들의 공통점은 바로 엄진이라는 기획자가 만든 음반이라는 점이다. 엄진 선생님이 제작한 음반은 이 외에도 많지만, 일단 생각나는대로 뽑은거라(라고 쓰고 귀찮아서 라고 읽는다;;) 단촐하게... 물론 무지개 퀸텟의 음반에 엄진 선생님이 기획을 했다는 이야기는 써 있지 않다. 그저 이경석 작사 작곡집이라는 문구만 들어있다. 하지만, 이 엄진-이경섭-포시즌(사계절)이라는 커넥션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포시즌이 신병하와 사계절이 하우스 밴드처럼 활동하던 클럽의 이름이긴 했지만, 엄진 선생님의 기획사와는 다른 것으로 보인다(사실 요 관계는 더 조사를 해 볼 필요가 있다).


앞서 얘기했지만, 사진에 보이는 것 처럼 이경석 작사 작곡집이라는 얘기만 있고, 엄진 기획이란 얘기는 없다. 하지만 이 음반은 분명히 엄진 선생님의 솜씨다. 엄진 선생님은 음반 기획은 물론 음반의 타이포그래피나 디자인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그렇게 생각하고, 다시 제일 위에 올려놓은 사진을 보자. 무지개 퀸텟의 음반과 혜은이의 데뷔앨범 디자인이 원의 형태로 진행되는 글씨라는 점과, 유사한 타이포그래피를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을 확인할 수 있다. 다시 혜은이의 음반을 확대해보자.


하아.. 데뷔당시 혜은이 언니 정말 예쁘다... 아.. 이 얘기 하려고 했던 건 아니고, 혜은이라는 영문 이름 옆에는 'Four Season'이라는 기획사의 이름이 써 있다. 길옥윤-엄진 역시 잠시 혹은 오래도록 함께 활동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혜은이의 음반에서 연주를 담당한 건 무지개 퀸텟이 아니겠지만... 무지개 퀸텟이 연주를 담당했던 음반은 윤항기 선생님의 음반이다. 역시 가장 위의 사진에 등장하는... 이전에 윤항기 선생님은 자신의 밴드 키 브라더스의 연주에 맞춰 취입했지만, 이 음반은 연주가 확실히 다르다. 물론 모든 곡을 무지개 퀸텟이 연주하지는 않은 것 같지만, 윤항기 버전의 '아침이슬', '친구' 등 이전에 하지 않았던 포크에 대한 관심이 무지개 퀸텟의 연주로 표현됐으리라는 추측이 가능하다(요 부분 역시 확인을 해 볼 필요가 있겠다;).


장군멍군과 이문세의 음반 뒷면이다. 우선 가사를 쓴 글씨의 필체가 같다. 그리고 이문세의 음반 오른쪽 아래를 보면 글씨와 디자인을 엄진 선생님이 담당했다. 또 장군멍군의 음반에는 무지개 퀸텟의 음반에 수록되었던 '그 얼굴'이 다시 수록되었다(장군멍군의 음반은 1979년에 발매된 음반이다). 앞서 얘기한 것 처럼 디자인에도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엔 윤항기 선생님의 음반 뒷면을 보자.


디자인에 엄상이다. 사실.. 누군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엄진 선생님과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겠다. 그런데, 아까 이 음반의 연주를 무지개 퀸텟이 담당했을 거라고 했지만, 편곡과 반주에는 이경석 선생님이 아니라 장유덕이라는 이름이 보인다. 이 부분도 확인이 필요하다(도대체 아는 게 뭐냐;;). 그러던 중... 비트볼 이봉수 대표의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1차 인터뷰를 마친 이경석 선생님의 사진이 올라왔고, 약간의 서머리가 올라왔다. 그래서, 여기다 무단으로 갖다 붙여본다;;


종종 나나 빨간이가 고급 팝 취향이라 언급했던 '사랑스런 그대'와 '깊은 밤'의 주인공, 이 곡들과 '누구라도 그러하듯이'를 노래한 배인숙 배후의 편곡자.

바로 70년대 초 프로듀서 엄진에 의해 픽업, 전문 작-편곡가로 활약하게 되는 이경석 선생이시다. 클래식 전공자로 70년대 중반 이백천 선생이 설립한 광고회사에서 CM등을 작곡하며 틈틈히 가요계 작업도 맡았다. (당시 동기로 윤형주와 김도향 등이 있었다는)

79년 본인의 광고대행사를 만들어 독립했는데 90년대(IMF 이전)까지 롯데제과 광고를 독점하다시피 하셨다고.

포시즌기획 전속 당시 엄진 선생과 가장 가까운 음악 파트너였으며, 한대수의 고무신 세션과 윤항기 백밴드로도 활약했던 프로젝트 '무지개퀸텟'을 조직한다. 물론 엄진 선생의 독려도 한 몫 했다고. 무지개퀸텟과 포시즌 이후 이 선생의 음악 여정은 예상한 것보다 더욱 폭넓은데...발매될 음반에서 풀어야지.

아, 아직도 거의 왠만한 악기를 연주하며 편곡 악보를 직접 그리신다고. 기계는 안 쓴다고 강조하시는 이 선생님이시다.

팝스코리아나 후속작이 될 무지개퀸텟 엘피와 이경석 선생.

양수리 모처에서 한 컷 ㅎㅎ

아.. 여기서 '나'는 비트볼의 이봉수 대표고, 빨간이는 '볼빨간'이다.. ^^ 발표한 지 40년이 가까운 자신의 음반을 들고 사진을 찍는 기분을 어땠을까.. 다음번 2차 인터뷰엔 꼭 함께 가서 궁금증을 해소해보리라 다짐하면서.. 우선 지금까지 생각나는 것 정리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