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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ER'S PRIVATE LIFE/COMICS OR ANIMATIONS

천계영의 '오디션'

천계영, 오디션 (1998)

깔끔한 그림으로 책의 한 장 한 장이 마치 일러스트집과도 같은 느낌을 줬던 천계영의 오디션은 1998년 등장한 만화로, 송송 레코드라는 레이블 사장의 유언을 따라 딸인 송명자가 아버지가 미리 점찍어 둔 네 명의 밴드 멤버를 찾아내고, 그들을 오디션에 참가시켜 준우승까지 도달하는 과정을 담았다. 등장하는 밴드의 이름은 재활용 밴드. 스머프에서 착안한 개성있는 캐릭터 장달봉(덩치), 황보래용(똘똘이), 류미끼(허영이), 국철(투덜이)로 구성된 이 재활용 밴드는 토너먼트 방식의 오디션을 통해 결승까지 진출한다. 자질은 갖추고 있었지만, 기술이 없었던 이들은 한 회 한 회 마치 천하제일무술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그렇듯이 적(!)들을 물리치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실력이 쌓여간다. 1980년대 등장했던 만화들과는 달리 심각하기보다는 코믹터치의 구성으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의상 디자이너가 꿈이었던 작가의 영향에 의해 만들어진 스타일리시한 주인공들의 캐릭터로 크게 인기를 모았다. 역시 천재들이 등장하지만, 누군가 한눈에 천재로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만들어져 간다는 내용도 그 차이점 가운데 하나. 재활용 밴드의 음악은 토너먼트에서 상대를 맞이할 때마다 그 스타일이 바뀌기 때문에 한가지 장르로 총칭하기는 힘들다. 때로는 일렉트로니카의 경향을 띠기도 하고, 어떨 때는 비주얼락 밴드로 볼 수도 있다. 그런가 하면 블루스나 재즈를 연주할 때도 있고, 그루비한 펑키사운드를 연주할 때도 있다. 만화 이외에도 관련된 팬시 상품들이 등장했고, 개별적인 사이트 운영, 또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질 계획도 있었지만 현재까지 후속소식이 없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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