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니싱 포인트...

월간지를 만드는 과정은.. 뭐 설명이 필요없겠지만 한 달을 주기로 반복되는 사이클을 가지고 있다. 27일날 책이 나오면, 잠시 동안의 휴식을 취하면서 기사거리를 생각해 다음 달 초에 회의를 한다. 그 회의에서 나온 안건들이 정리되어 5일 경 배열표가 만들어지고, 그 배열표에 따라 취재할 내용은 취재하고 자료를 모을 일이 있으면 모아서 20일 쯤 모든 작업을 마치고 23일까지 디자인 작업을 끝내 출력소, 그리고 인쇄소로 보낸다.

이 사이클을 눈 여겨 보면, 만일 어떤 밴드의 음반 발매가 배열표가 나온 5일 이후에 결정이 된다면 자칫 기사가 누락될 수도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사실 그렇다. 어느 정도 네임밸류가 있는 밴드가 아니라면 이러한 밴드의 신보는 아쉽게도 기사가 되지 않고, 그저 10줄짜리 앨범 리뷰 꼭지에 들어가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물론, 여기에는 월초 배열회의를 할 때 이런 음반들이 누락되지 않도록 충분히 발매예정 앨범에 대한 조사를 해야한다는 전제가 따르지만, 어쨌든 그렇다.

아래에 올렸던 섀도우 갤러리의 경우도 그랬다. 음반의 샘플은 독일의 인사이드아웃에서 받아서 기사를 작성했는데, 그 이후에 에볼루션 뮤직에서 라이선스로 발매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미 기사로 내 보냈던 까닭에 그 때는 멤버들과 가졌던 이메일 인터뷰를 지면에 할애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니싱 포인트의 네 번째 음반 역시 마찬가지. 국내 라이선스 되지 않았던 음반이고, 발매 계획도 뒤늦게 알게되어 본문의 페이지를 장식하지 못하고 그냥 앨범리뷰로 밀려나버린 케이스다. 그런데 얼마 전 서울음반의 마케팅 담당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이번에 라이선스로 발매될 계획이 잡혔다고... 잘 하면 뒤 늦게나마 기사로 다뤄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래는 지난 9월호 앨범리뷰 꼭지에 썼던 내용이다.

Vanishing Point - The Fourth Season (2007, 서울음반)
호주출신 프로그레시브메틀 밴드 배니싱 포인트의 네 번째 정규음반이다. 수록곡은 둘째치고, 무슨 연유인지 어두운 해변에서 눈을 가리고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백발 미녀가 등장하는 자켓의 이미지만으로도 음반에 손이 간다. 데뷔앨범이 발매된 지 10년. 그간에 발매된 넉장의 디스코그래피가 그다지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한 장 한 장에 쏟는 밴드의 관심이 그만큼 크다는 점에 대한 반증이 될 듯도 하다. 피아노 연주에 일렉트릭 기타가 입혀지는 밝은 연주곡 'Gaia'에서 'I Within I'로 넘어가는 심포닉하고 서사적인 진행은 단연 압권이다. 'One Foot In Both Worlds'는 플렛리스 베이스가 등장하는 다소 이색적인 트랙. 지나치게 현학적이거나 자기과시를 하지 않고 밴드 사운드에 충실한 음반으로, 굳이 프로그레시브메틀 매니아가 아니라 멜로딕메틀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도 권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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