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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ER'S MUSIC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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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 II, 데뷔앨범의 빛에 가려버린 비운의 음반 들국화의 고정적인 팬층 가운데는 소위 “밥보다 팝을 더 좋아 한다”는 ‘팝송 마니아’들이 많았다. 이는, “그래,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라면...”이라고 생각하는 팝 음악에 대한 대리만족의 결과라고 바꿔 말할 수 있다. 사실 들국화 이전의 음악과, 들국화 이후의 음악을 구분할 수 있는 가장 커다란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길거리에서 파는 ‘길표 테이프’들이 팝 음악에서 가요로 옮겨가는 과정이고, 그 중심점에 들국화가 있었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그렇게 들국화는 데뷔앨범과 2집 사이의 공연활동을 통해 어떻게 발생되었는지 모를 소위 ‘오빠부대’와 ‘팝송 마니아’ 모두를 아우르며 자신들의 음악적 원류인 포크와 록의 사이에서 자신의 자리를 확고하게 만드는 작업을 이어갔다. 그 작업에 사용된 소재는 들국화가 공연..
김두수 / 보헤미안, 보헤미안이 남긴 포크 프로그레시브의 걸작 김두수는 1986년에 데뷔음반을 발표한 포크싱어다. 동시대에 활동하던 이성원, 곽성삼과 함께 토속적인 음악을 포크 멜로디에 실어 표현해 흔히들 1980년대의 포크 3인방이라고 부르곤 하지만, 본인은 오히려 의아해 한다. 그가 음반 데뷔한 1986년. 대중음악인에 대한 제재가 어느 정도 누그러졌으리라 생각되는 시기지만, 수록곡 ‘철탑 위에 앉은 새’는 제목이 ‘불손’하다는 이유로 ‘작은 새의 꿈’이라는 ‘건전한’타이틀의 곡으로 바뀌었다. 자신의 얼굴 대신 일러스트로 음반 자켓을 꾸며보려 했지만, 음반사측의 요구(!)에 의해 준비한 자켓과 자신의 사진 위치가 앞뒤로 뒤바뀌게 되었다. 데뷔음반의 자켓이 픽셀이 깨진 것처럼 분명하지 않은 것은, 자켓 뒤에 들어갈 작은 사진이 필요할까봐 준비한 사진의 사이즈를 억..
3 Doors Down / The Greatest Hits 신곡 3곡을 포함한 ‘베스트’ 앨범, 그 치명적인 유혹 굳이 크리드(Creed)의 해산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포스트 그런지는 록 팬들의 관심에서 한참 멀어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대나 트렌드의 변화와 무관하게 그 시작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밴드가 있다. 바로 이번에 [Greatest Hits] 음반을 발표하는 3 도어스 다운(3 Doors Down)이다. 음악과 외모가 크게 관련이 있는 건 아니지만, 어쨌거나 프론트맨의 외모는 밴드의 인기에 큰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하지만 3 도어스 다운의 멤버들은 그저 수수한 외모를 가지고 있다. 본인들은 억울하다고 할 지 모르지만, 말 그대로 음악으로만 승부는 거는 밴드라는 의미가 될 것이다. 때문에, 이어서 살펴보겠지만 이들의 인기..
오준영, 김태곤 등 전문 작곡가가 참여한 트리퍼스의 후신, 김선민과 자이언트 / 동그란 얼굴, 너를 Side A 1. 동그란 얼굴 2. 가을 비 3. 사랑스런 그대 4. 기다리는 님 5. 망향객 6. 너와 나 (건전가요) Side B 1. 너를 2. 어쩔 줄 모를걸 3. 회상의 바닷가 4. 에헤야 좋을시고 5. 슬픈 미소 (경음악) 1976 / 유니버어살 1970년대 초반 활발한 활동을 벌였던 트리퍼스는 멤버 전원이 노래를 잘 불러, 보컬의 하모니를 중시한 음악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점차 그 가운데 탁성의 매력을 살린 김훈이 부른 , 와 같은 곡들이 연속해서 히트하며 그의 입지가 커짐에 따라 밴드는 보컬리스트 김훈의 ‘김훈과 트리퍼스’, 드러머 신시봉의 ‘신시봉과 트리퍼스’ 그리고 기타와 보컬을 맡은 김선민의 ‘김선민과 자이언트’ 이렇게 세 밴드로 분열된다. 김선민과 자이언트는 김선민(보컬), 고..
Placebo / B3 정규음반에 대한 복선 2011년 11월 23일 플라시보(Placebo)는 자신들의 페이스북 페이지와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스튜디오로 돌아가 2012년 발표할 새 앨범을 준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미 올해 열렸던 여러 페스티벌 무대를 통해 선보인 바 있는 타이틀트랙 ‘B3’를 비롯 4곡의 신곡과 한 곡의 리메이크곡을 수록한 이번 EP. 풀랭쓰의 정규앨범이 2013년으로 미뤄졌기 때문에 이후 발표될 새로운 음반에 대한 복선의 의미에 새로운 레이블에서의 활동에 대한 첫 단추라는 의미 또한 부여할 수 있을 것이며, 2000년대에 접어들며 정확하게 3년에 한 장씩 정규음반을 발표한 이력을 살펴볼 때 나와야할 시기를 기다리고 있는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밴드의 의지 역시 무시할 수 없는 큰 부분을 차지할 ..
Garbage / Not Your Kind Of People ‘클래식 가비지 사운드’로 발표하는 7년만의 신보 말 그대로 혜성과 같은 등장이었다. 스푸너(Spooner)와 파이어 타운(Fire Town) 등 여러 밴드에서 활동했던 듀크 에릭슨(Duke Erikson)과 부치 빅(Butch Vig) 그리고, 스티브 마커(Steve Marker)가 자신들이 만든 스마트 스튜디오(Smart Studio)에서의 아이디어들을 스스로 표현하기 위해 앤젤피시(Angelfish)에서 활동하던 보컬리스트 셜리 맨슨(Shirley Manson)을 영입해 결성한 밴드 가비지(Garbage). 1995년, 부치 빅이 너바나(Nirvana)의 명반 [Nevermind]의 프로듀서였다는 점을 증명이라도 하듯 신인 밴드의 데뷔앨범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미끈하게 잘 빠진 셀프타이틀의 데..
Far Corporation / Division One 백인음악과 흑인음악, 그리고 락과 디스코의 절묘한 줄타기 대가들의 콜라보레이션은 언제나 청자를 흥분시킨다. 단순히 기교나 기술의 물리적 나열이 아니라 그들의 이전 경력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새로운 화학적 반응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파 코포레이션(Far Corporation)은 프로듀서 프랭크 패리언의 프로젝트다. 원래 이름이 ‘프랭크 패리언 코포레이션(Frank Farian Corporation)’이었다는 점을 떠올린다면 의미는 명쾌할 것이다. 부연하자면 파 코포레이션은 프랭크 패리언 프로젝트의 축약형 이름이며, 당연하게도 뮤지션이 아닌 프로듀서가 이 프로젝트의 브레인이다. 프랭크 패리언은 70/80년대에 걸쳐 각각 보니 엠(Boney M)과 밀리 바닐리(Milli Vanilli)를 스타덤에 올려놓았던 ..
Anthem : Ultimate Best Of Nexus Years 종주국의 메틀 시장을 향해 의욕과 혈기로 도전했던 한 밴드의 비망록 앤썸(Anthem)은 1981년에 결성되어 현재도 활동하고 있는 관록의 일본 헤비메틀 밴드다. 알려져 있다시피 앤썸의 활동은 1992년 해산할 때까지의 활동과, 2000년 재결성 이후 활동으로 나뉜다. 이번에 발표되는 베스트 음반은 데뷔앨범에서 해산하기 전 발표한 마지막 앨범인 [Domestic Booty](1992)까지 비교적 고르게 추린 곡들을 수록한 음반이다. 초기 보컬리스트인 에이조 사카모토 시기 앤썸이 CD 1에, 두 번째 보컬리스트인 유키오 모리카와 시기 앤썸이 CD 2에 담겼다. 선곡된 곡들이 담긴 앨범들에 따른 앤썸의 활동을 살펴보자. CD 11. Wild Anthem2. Warning Action!3. Steeler1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