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한 번 포스팅을 한 적이 있지만, 로보트 태권V는 내 어린 시절에서 엄청난 부분을 차지하는 만화였다. 모든 시리즈 들을 극장에서 봤던 것은 물론, 만화영화와 함께 만화방에 등장했던 김형배와 차성진의 만화책들 역시도 빠짐없이 읽었고,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친구들과 함께 몰려다니며 벽에 붙은 태권V의 포스터를 조심스럽게 떼러 다니기도 했다. 교과서의 빈 틈은 물론 공책의 첫 장이나... 아무튼 종이의 빈 공간만 있으면 태권V그림으로 도배를 했고, 방과후에는 함께 만화 그리길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며 한 친구네 집에 몰려가서 배를 깔고 업드려 앞서 얘기했던 김형배, 차성진의 만화를 카피하기도 했다.
잃어버렸던 태권V의 원본 필름을 찾으며 급 물살을 타게 되었던 태권V 복원 사업들은 이제 새로운 태권V를 탄생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얼마 전 한 광고에도 태권V가 등장했으며, 새로운 캐릭터를 위한 공모전이 펼쳐지기도 했고, 선별된 새로운 캐릭터에 의한 컴퓨터 그래픽이 인터넷 상에 떠돈다. 또 한 포털 사이트에서는 주인공들의 현재 모습을 소재로 새로운 태권V가 등장했다. 군사정권의 핍박을 받으며 한 일반 회사에 다니며 평범한 삶을 보내고 있는 훈이와 그의 아내 영희, 치매에 걸려버린 윤박사... 과학자가 되어 태권V를 다시 부활시키려는 깡통 철이...
물론 이야기 자체는 그럴싸하다. 하지만 신화는 신화로, 전설은 전설로 남는 편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새로 기획되는 태권V의 원화도 아쉽게도 예전 미려한 곡선을 가진 로봇이 아니라 전투병기 혹은 트랜스포머와 같은 모양새를 가진 것도 아쉽다. 어떤식으로든 태권V가 더 많은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며 계속해서 화재를 만들어 내는 것은 바람직하겠지만... 암튼 내 맘속에 남아있는 태권V의 모습은 이런 게 아니니까... 너무 이기적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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