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빅 내한공연을 다녀와서...

11월 2일 악스 코리아에서 열린 미스터 빅의 내한 공연. 사실 미스터 빅은 몇 차례 내한공연을 가진 바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상하게 운대가 안 맞아서 처음 보게 됐다. 공연은 최근작 [The Stories We Could Tell] 외에도 이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팬들이라면 누구나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 레퍼토리들을 적절하게 안배한 일종의 일대기와도 같았다. 폴 길버트의 기타 톤이 너무 날카롭게 들렸다는 점, 에릭 마틴의 목소리도 다소 아쉬웠지만 이러한 아쉬움들이 공연의 벅찬 감동을 가리진 못했다. 그 벅찬 감동 가운데 하나는 물론 팻 토피 자리가 가장 클 것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팻 토피는 현재 파킨슨병으로 투병중이다. 무대에 올라온 그의 손엔 드럼 스틱 대신 탬버린이 쥐어져 있었고, 다소 불편한듯 보이는 오른 팔은 계속해서 보는 이들의 시선을 고정시켰다. 지난호 파라노이드의 미스터 빅 기사는 내가 썼다. 그 기사의 끝은 이렇게 마무리 된다.


신보 발매와 함께 미스터 빅은 오는 11월 2일 내한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공식 발표에 의하면 팻 토피는 간단한 어쿠스틱 세트에서만 드럼을 연주하고, 전체적인 공연에서는 현재 에이스 프렐리(Ace Frehley) 밴드의 드러머 매트 스타(Matt Starr)가 그의 자리를 대신할 듯하다. 건강 때문에 자신의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멀리서 지켜볼 팻 토피의 모습을 보게 된다는 건 안타깝지만, 다른 한 편으로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가장 화려한 시기를 함께 했던 동료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건 그에게 있어서도 또 다른 의미가 되지 않을까. 그리고 음반을 들으며 또 공연장에서 그들을 만날 때, 우리도 한 마디 쯤 준비하는 게 좋겠다. “To Be With You”라고.


매트 스타가 팻 토피의 자리를 대신한 건 기사의 내용과 같지만, 팻 토피는 그저 멀리서 지켜보고만 있진 않았다. 공연이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 무대의 한 쪽에 자리한 그는 탬버린을 연주하며 코러스를 맡았다. 그리고, 'Just Take My Heart'를 비롯한 몇몇 곡에선 직접 드럼을 연주하기도 했다. 또 앵콜곡 가운데 포지션을 바꿔서 연주했던 주다스 프리스트의 'Living After Midnight'에서는 메인 보컬을 담당했다. 이런 그의 모습에서 눈물을 훔치는 관객의 모습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다음에 미스터 빅이 다시 내한 공연을 하더라도 이 라인업의 공연을 다시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하나 둘... 우리의 영웅들이 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 더불어 내 복학생 시절의 한 쪽 추억도 그렇게 떨어져 나가는 기분이다.







집에 와서 컴퓨터 앞에 앉아 그들의 음악을 들으려니... 데스크탑 mp3 폴더에 미스터 빅의 초기 앨범들이 들어있지 않다. 한 때 그렇게 좋아했던 곡들이지만 요즘엔 그만큼 듣지 않았단 얘기다. 생각난 김에 초기 음반들을 리핑해서 아이팟에 넣어두어야겠다...






  Comments,   1  Trackbacks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