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세트테이프에도 관심을 기울여 보자.

언제부턴지 국내 가요 LP 모으는 게 재미없어졌다. 모으기 싫다는 얘기가 아니고 말 그대로 재미가 없어졌단 얘기다. 가요 LP를 모으는 재미는 천정부지로 뛰어오른 중고 음반가격이 아니고 소위 '눈 먼 음반'을 찾아낼 때의 짜릿함, 그리고 그렇게 찾아낸 음반을 시중에 나도는 가격과는 비교도 안되는 헐값에 구입할 때의 재미가 가장 크다. 하지만 지금 그런 요행(?)을 바라는 건 무리다. 인터넷 중고음반 거래를 통해 음반들은 어느 정도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고, 지방의 헌책방들에서도 인터넷 검색을 미리 해 보고 가격을 책정하곤 하기 때문이다. 아예 기회가 없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가요 LP구입을 자제하고 있는 건 바로 그 때문이다. 그러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LP가 있어도 CD를 또 사고, CD가 있어도 LP를 다시 사는데, 카세트테이프는 왜 안 샀지?"


그래서, 오늘은 내가 움직이는 동선에 있는 몇 군데를 들러서 카세트테이프 쇼핑을 했다. 사실 난 음악을 듣던 초창기에도 테이프를 사지 않았다. 빽판으로 시작해서 라이선스, 수입반으로 옮겨가는 수순을 밟았다. 녹음기가 있긴 했지만, 빈 테이프에 라디오나 LP를 녹음해서 듣는 이외에 정식 테이프를 듣는 일도 거의 없었다. 그래서인지 테이프를 한 두개씩 모아가며, 그 디자인이나 촉감의 매력을 이제서야 알기 시작하는 것 같다. 워낙 빈약한 컬렉션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사고싶은 아이템들도 많지만, 욕심 부리지 않고 조금씩 조금씩... 


"새로운 컬렉팅의 재미를 만끽해보자. 일단은 팝음악보다는 우리 가요 테이프다!"


우선 충청대 강의 마치고 조치원 역 앞에 있는 광성 음악사에 들렀다. 광성 음악사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창 LP가 들어가기 시작할 무렵, 종우와 몇 번 털러(?) 갔던 곳이다. 나름 희귀 아이템 LP들도 많이 구했던... 당연히 지금 LP는 한 장도 남지 않았다. 사장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미 업자들이 모두 가져간 모양이다. 카세트테이프는 봄에 이어서 두 번째 쇼핑이다. 사장님이 약주를 좋아하시는 듯한데, 그 취기에 따라 가격이 바뀐다;;; 오늘은 개당 3,000원씩 계산하셨다. 지난번엔 1,500원이었는데... 다음번엔 눈치를 잘 보고 골라야겠다;;






대전으로 돌아와서... 이번엔 대전역 앞의 중앙 비디오에 들렀다. 예전에 비디오 수집을 할 때 많이 갔던 곳인데, 요즘 통 가지 못했다. 여기엔 예전 갤러리아 백화점 CD샵에 마지막 까지 남아있던 CD와 카세트, VCD, DVD들이 기다리고 있다. CD는 이미 몇 차례 훑었기때문에 오늘은 카세트테이프만 챙겼다. 개당 500원. 며칠 뒤에 집에 많이 쌓여있는 것들을 다시 가지고 나오신다고 하니, 다시 들러봐야겠다. 아쉽게도 다음 지도에 나오지 않지만, 대전역 옆의 대한통운 맞은편에 보면 바로 있다.




마지막으로 대도 음악사에 들렀다. 학창시절... 빽판은 취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라이선스 음반사러 많이 갔던 곳. 지하상가에 시티 사운드가 들어서기 전까지 가장 큰 음반 매장이었다. 당시 음반 매장에 대한 얘기들은 이미 포스팅 했던 '또 하나의 음악사가 문을 닫는다.' 참고~ 카세트테이프 몇 개를 샀는데, 오늘은 오랜만이라고 사장 누님이 요즘 뭐 하는지 물어보셨다. 락 매거진을 만들고 있다고 하니, 학교 다닐 때 그렇게 음반을 많이 사더니 좋아하는 일 해서 잘 됐다고 격려를 해 주셨다. 책도 한 권 드리고... 하지만 그 컸던 매장이 이제는 양품점 한 쪽 구석에 있는 조그만 진열대로 옮겨진 모습은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그렇게 챙겨서 들어온 카세트테이프들... 거의 다 'Still Sealed'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비닐이 심하게 훼손된 것들은 과감히 벗겨버렸다. 물론 카세트테이프 역시 선수들이 모두 훑었을테니 '눈깔'을 뽑아내긴 힘들고 또 LP나 CD로 가지고 있는 음반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카세트테이프로 들을 일은 그렇게 많지 않겠지만, 어쨌든 또 하나의 즐거운 컬렉팅이 시작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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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특별자치시 조치원읍 | 광성음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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