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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ER'S MUSIC LIFE/LINER NOTES (OVERSEAS)

Bon Jovi [Burning Bridges]

아메리칸 록의 충실한 계승자 본 조비가 선사하는 풍성한 ‘팬 서비스’


1984년 데뷔앨범을 발표한 후 단 한 번도 메이저의 자리를 벗어난 적이 없는 밴드 본 조비(Bon Jovi). 초창기 음반에 수록된 멜로딕 하드록 계열의 AOR 사운드는 지금 데뷔하는 밴드들에게도 이 장르의 견본으로 자리하고 있으며, 당대의 히트 메이커 데스몬드 차일드(Desmond Child)와의 협업으로 완성해낸 [Slippery When Wet](1986)은 팝 메탈 사운드의 매뉴얼이 되었다. 이렇게 본 조비는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팝과 록 팬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사운드 그리고 잘 생긴 외모로, 당시 히트 싱글의 지름길이던 MTV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일약 스타로 등극했다. 하지만 그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본국인 미국 그것도 자신들의 고향인 동남부 사운드에 대한 강한 애착을 자신들의 것으로 흡수해 롱런의 계기로 삼았다. 존 본 조비(Jon Bon Jovi)와 리치 샘보라(Richie Sambora)의 솔로활동에 대한 팬들의 우려는 [Keep The Faith]라는 자신들의 음반 타이틀처럼 흔들림 없는 라인업으로 불식시켰다. 시대는 변하고 유행도 바뀌었지만, 오히려 밴드는 2000년대 넘어서 더욱 커다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이는 2005년부터 최근까지 발표한 석 장의 정규앨범이 모두 앨범차트 넘버원이라는 숫자가 증명한다. 본 조비가 처음 등장했을 때 헤비메탈의 상업화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던 일부 보수 평론가들이나 헤비메탈 골수 마니아들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결과를 밴드 스스로가 개척한 것이다. 잠시 본 조비가 지금까지 발표했던 정규 앨범들을 살펴보자.


Bon Jovi (1984)
1983년 결성된 본 조비가 얼마 되지 않아 발표한 데뷔앨범이다. 원래 결성당시에는 기타리스트가 데이브 사보(Dave Sabo)였지만, 앨범 발매 이전에 리치 샘보라로 교체되었다. 상큼한 키보드 사운드에 어우러진 팝퓰러한 사운드의 메틀 사운드를 자랑하는 ‘Runaway’, ‘She Don't Know Me’는 음악적으로는 소위 ‘팝메탈(Pop Metal)’, 외형적으로는 ‘글램메탈(Glam Metal)’의 시대를 열며, 현재도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는 AOR 밴드들에게 지배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는 역사적인 곡이다. 두 곡을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각각 39위와 48위에 랭크시켰다. 신인밴드 치고는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7800° Fahrenheit (1985)
두 번째 앨범의 타이틀 ‘화씨 7800도’는 바위(rock)가 녹는 온도를 의미한다. 이전이나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던 다른 밴드들과 확실하게 다른 노선을 추구했던 이들은 바위를 녹이기 위해 강하고 뜨거운 사운드보다는 계속해서 부드러운 접근을 택했다. 또 다른 메탈 밴드들과 달리 MTV를 통한 뮤직비디오를 제대로 활용했다. 첫 번째 싱글 ‘Only Lonely’에서 볼 수 있는 존 본 조비의 ‘연기’는 어쩌면 이후 그가 영화에 관심을 보이게 만드는 시발점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In And Out of Love’, 1985년 크리스마스시기에 때 맞춰 발표된 마지막 싱글 ‘Silent Night’를 차례로 히트시키며 처음으로 미국 앨범차트에서 골드를 기록한다.

Slippery When Wet (1986)
히트곡 제조기 데스몬드 차일드가 작곡에 참여했다는 점 때문에 본 이 음반의 성과에 토를 달기도 하지만, 지금도 이들의 공연장에서 언제나 들을 수 있는 ‘You Give Love A Bad Name’, ‘Livin' On A Prayer’를 빌보드 싱글차트 넘버원에 올려놓으며 만방에 본 조비의 전성시대를 선포한 음반이다. 앨범차트 역시 1위에 올랐으며 그 파장은 이듬해인 1987년 결산 앨범차트에서도 1위를 수성할 만큼 컸다. 이어진 미국 내음 물씬 풍기는 싱글 ‘Wanted Dead Or Alive’, 특히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발라드 넘버 ‘Never Say Goodbye’는 물론 언뜻 데뷔앨범의 ‘Runaway’를 듣는 듯 유사한 진행을 보이는 ‘I'd Die For You’ 등 어느 곡 하나 허투루 넘기기 어려운 밴드의 대표작이다.

New Jersey (1988)
전작의 여세를 몰아 다시 한 번 앨범차트 정상을 밟은 앨범이다. 역시 이 앨범에서도 ‘Bad Medicine’, ‘I'll Be There For You’ 두 곡을 싱글차트 넘버원에 올렸다. 전작에 이어 브루스 페어번(Bruce Fairbairn)이 프로듀스를 담당했고, 전작에서는 엔지니어로 참여했던 밥 락(Bob Rock)이 공동 프로듀스를 맡았다. 그는 이후 메탈리카(Metallica)의 성공작들을 차례로 제작하며 일급 프로듀서로 자리 메김 한다. 넘버원을 차지한 두 곡의 싱글 외에도 ‘Born To Be My Baby’, ‘Lay Your Hands On Me’, 그리고 ‘Living In Sin’이 싱글차트 10위권에 진입했다. [Slippery When Wet]의 빅 히트에 따른 강박관념 때문인지 전체적인 수록곡들의 러닝타임이 늘어났고, 많은 실험들이 첨가되었다.

Keep the Faith (1992)
[New Jersey]를 발표한 뒤 가졌던 투어 이후, 본 조비는 잠정적인 활동중단에 돌입한다. 그 시기 동안 존 본조비와 리치 샘보라, 그리고 키보디스트 데이빗 브라이언(David Bryan)까지 솔로음반을 발표한 바 있다. 그리고 본 조비가 해체된 게 아니고 일시적인 활동중단이었음은 신의를 지켰다는 음반의 타이틀로 표현됐다. 사실 본 조비가 다시 등장한 이 시기는 헤비메탈의 시대가 저물고 얼터너티브록이 득세하던 시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앨범차트 5위, 영국 앨범차트 넘버원 히트를 기록했다. 이전과 조금 다른 스타일의 타이틀 트랙은 횡적으로 확장하는 본 조비의 음악성을 반영한 곡이었고, ‘Bed Of Roses’는 특히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밴드의 대표곡이다. 띄움 머리와 짙은 화장을 지운 본 조비의 진검 승부가 시작되는 재기 앨범이다.

These Days (1995)
이 앨범이 발표되기 전 해인 1994년 발표된 베스트 앨범 [Cross Road]에 수록된 신곡 ‘Always’는 ‘Bed Of Roses’를 계승하는 말 그대로 ‘본 조비표 발라드’ 넘버로 싱글차트 4위까지 오르며 후속작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듬해 발매된 이 앨범 역시 발라드 ‘This Ain't A Love Song’을 앞세우며 전작보다 높은 차트 성적을 기록하게 된다. 전작들이 주로 캐나다의 밴쿠버에서 작업됐던 반면 이 음반은 내슈빌에서 그 레코딩이 시작됐고, 그러한 배경은 대표곡 ‘This Ain't A Love Song’을 비롯한 몇몇 곡에서 그 영향력을 발휘했는데, 그 영향력은 현재 더욱 크게 자리하고 있다. 데뷔앨범부터 함께 했던 베이시스트 알렉 존 서치(Alec John Such)가 탈퇴한 후 처음 4인조 라인업으로 발표한 음반이다.

Crush (2000)
스매시 히트곡 ‘Livin' On A Prayer’에서 들을 수 있던 토크박스에 의한 기타 이펙트가 다시 등장하며 여러모로 초기 본 조비를 떠오르게 만드는 ‘It's My Life’는 2000년, 미국 싱글차트 정상을 밟지는 못했지만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이 팔린 곡으로 기록됐다. 국내에서도 더욱 큰 인기를 모으며 지금까지도 본 조비를 대표하는 곡으로 확실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곡의 히트, 그리고 본 조비의 선전이 더 대단한 이유는 아이돌 팝과 블랙 뮤직이 주를 이루며, 함께 활동했던 록 밴드들이 힘을 구심점을 잃어 표류하던 시기에 이루어진 점이란 데서도 찾을 수 있다. 발라드 넘버 ‘Thank You For Loving Me’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트랙.

Bounce (2002)
통산 여덟 번째 정규앨범으로, 2001년의 9/11 테러에서 영감을 떠올려 만들었다. 그 때문인지 내용에서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All About Lovin' You’의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화면들은 여러모로 9/11 테러를 연상시킨다. ‘Everyday’와 타이틀 트랙은 미국차트 40위권에 진입했고, 록킹한 리드 싱글 ‘Everyday’는 캐나다와 스페인 차트에서 정상을 밟았다. 비록 싱글들이 10위권 진입을 하지는 못했지만, 앨범은 발매와 함께 차트 2위로 첫 등장하며 이 때까지 발표된 본 조비의 음반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로 차트 데뷔한 앨범이 되었다. 말 그대로 싱글에 관계없이 본 조비라는 이름만으로도 앨범을 구매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을 만든 밴드가 된 것이다. 

Have A Nice Day (2005)
[Bounce]와 마찬가지로 미국 앨범차트 2위에 오른 앨범. 발표와 함께 15개 나라에서 넘버원을 차지할 정도로 2000년대 들어서도 탄탄한 인기의 반열 위에 있다는 걸 증명했다. 타이틀 트랙 ‘Have A Nice Day’라는 ‘It's My Life’에 비견될 만한 히트곡. 이 앨범에는 컨트리 듀오 슈가랜드(Sugarland)의 제니퍼 네틀스(Jennifer Nettles)와 듀엣을 이룬 본격 컨트리 넘버 ‘Who Says You Can't Go Home’이 수록되었는데, 본 조비의 당시까지 이력으로는 특이하게도 컨트리 차트 넘버원에 올랐으며, 이듬해 열린 그래미 어워즈에서는 ‘베스트 컨트리 콜라보레이션 위드 보컬스’를 수상하며 유난히 그래미와 인연이 없던 본 조비에게 트로피를 안겨주게 된다. 사실 본 조비의 음악들에서 컨트리의 영향은 일찌감치 드러났지만, 노골적으로 표현된 건 이 곡이 처음이며 이러한 경향은 다음 음반으로 이어지게 된다.

Lost Highway (2007)
아예 내슈빌의 블랙 버드 스튜디오로 녹음실을 옮겨 만든 본격 컨트리 음반이다. 물론 본 조비식 컨트리는 이미 자신들이 발표했던 팝메탈 트랙들처럼 풍부한 멜로디와 깔끔한 사운드를 자랑하며 장르라고 하는 단어로 구속하기 어려운 포용력을 가지고 있다. 이는 작곡 자체가 컨트리 스타일로 됐다기보다는 편곡의 방향을 그렇게 잡은 까닭이라고 보는 편이 좋다. 이런 점은 오래도록 이어오는 작곡 파트너 데스몬드 차일드가 참여한 ‘(You Want To) Make A Memory’를 들어보면 확연하다. 전작에서 제니퍼 네틀스와 듀엣을 이뤘던 것처럼 이번에는 르엔 라임스(LeAnn Rimes)와 호흡을 맞춘 ‘Till We Ain't Strangers Anymore’로 컨트리 차트 47위에 올랐다. 컨트리 애호가들의 사랑까지 흡수하며 [New Jersey] 이후 통상 세 번째로 앨범차트 정상을 밟았다. 그것도 앨범차트 등장과 동시에.

The Circle (2009)
본격 컨트리 스타일의 앨범 발표 이후, 다시 로큰롤로 무장하고 발표한 음반이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앨범차트에 등장하자마자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정상을 밟았다. 물론 로큰롤로 돌아왔다고는 하지만 1980년대 글램메탈 스타일과는 다소 거리가 있고 다분히 모던록의 영향도 느낄 수 있다. 물론 지금까지 발표한 곡들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는 확실한 멜로디와 풍성한 하모니로 청자의 싱얼롱을 유도하는 스타일은 여전하다. 이런 부분들이 싱글위주의 디지털 음원 시대에 뚜렷한 싱글 히트곡 없이도 앨범차트 정상을 차지할 수 있는 요소가 될 것이다. 무리하지 않게 청자를 몰입시키는 ‘Superman’, 앞서 얘기한 모던록의 영향력이 드러나는 ‘Superman Tonight’, 경쾌한 스텝의 ‘We Weren't Born to Follow’ 등을 싱글차트에 등록했다.

What About Now (2013)
앞선 두 장의 앨범과 더불어 연속해서 세 번째 핫샷 데뷔(1위로 첫 등장하는 것)를 기록한 음반이다. 결성 30주년을 맞는 밴드가 이렇게 계속해서 승승장구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대단한 기록이다. 이 앨범을 발표할 때까지 본 조비의 음악들은 본 조비라는 하나의 틀이지만 그 표현에 있어서는 시작할 때의 팝메탈은 물론 리치 샘보라식 블루스, 혹은 존 본 조비의 컨트리, 혹은 2000년대 이후 음악들에서 감지되던 모던록의 영향 등 다양한 모습들이 혼재해있었다. 이러한 모습들은 역시 이 음반에 수록된 ‘Because We Can’, ‘What About Now’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컨트리인 것 같지만, 팝적이고 중반부 기타 연주는 블루스의 영향력이 드리워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모습들은 서로 이물감 없이 제대로 어우러진다. 연속되는 핫샷 데뷔가 결코 요행이나 우연이 아니고 실력과 저력임을 확인할 수 있는 음반.


그리고 이번에 발매되는 새 앨범 [Burning Bridges]. 본 조비의 새로운 음반이다. 밴드 스스로 ‘팬 앨범(Fan Album)’이라 명명한 것은 밴드 스스로 내년으로 예정된 정규앨범에 앞서 공개하는 ‘맛배기’라는 의미를 두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맛배기를 내 놓게 된 배경은 올해 9월로 예정된 월드투어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리치 샘보라 없이 처음 갖는 투어에서 본 조비가 향후 밴드가 나아갈 방향을 관객들에게 미리 제시하기 위해선 새로운 곡 레코딩을 통한 밴드의 결속과 정규앨범에 대한 복선이 필요했을 테니 말이다. 이번 앨범에 대해서 존 본 조비는 최근의 것이지만 이후의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어쨌거나 신곡들을 담고 있는 이번 음반은 [What About Now]에 이어지는 13번째 ‘정규’ 앨범으로 봐도 무방할 듯싶다.

음반의 포문을 여는 ‘A Teardrop To The Sea’의 조심스런 접근은 2000년대 이후 드러난 본 조비 음악에 가미된 모던록의 경향을 띤다. [Crush](2000) 이후 계속해서 본 조비의 음반에 서너곡씩 작곡에 관여했으며, 최근작 [What About Us]에서는 무려 일곱 곡에 참여하여 그 영향력을 확장시킨 빌리 팔콘(Billy Falcon)이 작곡에 참여했다. 제목의 느낌을 담고 있는 도입부의 민속적인 코러스도 독특하다. 존 섕크스(John Shanks)가 작곡에 참여한 ‘We Don't Run’은 특유의 풍부하고 두터운 코러스를 잘 살린 트랙으로 기존 본 조비를 좋아했던 팬들을 단숨에 사로잡을 만하다. 물론 기존 본 조비 팬들이라면 쌍수를 들고 환영할 트랙은 다시 한 번 이어진다. ‘Saturday Night Gave Me Sunday Morning’ 리치 샘보라(Richie Sambora)가 밴드를 이탈하기 전인 [The Circle]을 제작할 무렵 존 본 조비, 존 섕크스와 함께 만든 곡이다. 앞선 두 곡에 비해 가벼운 터치, 본 조비 특유의 희망적인 가사와 어우러지는 화사한 사운드가 이어지는 또 하나의 대표곡.

역시 존 섕크스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We All Fall Down’은 언제부터인지 본 조비의 가장 커다란 음악적 특징 가운데 하나인 미국적 정서를 듬뿍 함유한 본격 하트랜드 록(heartland rock) 넘버이며, 기존 본 조비표 발라드와는 또 다른 느낌의 서정적인 트랙 ‘Blind Love’은 단순하고 기본적인 반주 위에 존 본 조비가 평온하게 불러주는 자장가다. 존 섕크스는 이번 음반 전반에 걸쳐 리치 샘보라 대신 기타 연주를 담당하고 있는데, 그의 기타는 요소요소에서 기존 본 조비의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할 독특한 개성을 자랑한다. 부유하듯 둥둥 떠다니는 느낌의 ‘Who Would You Die For’의 중반부 기타 솔로는 언뜻 데이빗 길모어(David Gilmour)를 떠오르게 만든다. ‘Fingerprints’는 가장 주목할 트랙 가운데 하나다. 평범하게 흘러가는듯하지만 존 본 조비의 원숙미가 돋보이는 트랙으로, 오케스트레이션과 어우러지는 존 섕크스의 기타 연주는 리치 샘보라 시절엔 듣기 어려웠던 새로운 느낌의 감동을 선사한다. 이 외에도 ‘We Don't Run’과 유사한 듯 다른 후렴구를 가진 ‘Life Is Beautiful’에는 후배 모던 록 그룹의 영향과 본 조비 가사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공존하며, 노골적인 컨트리 송이지만 [Lost Highway]가 그랬듯 여타 본 조비의 음악들과 이물감 없이 어우러지는 타이틀 트랙 ‘Burning Bridges’로 40분을 조금 넘는 본 조비의 팬 서비스는 마무리된다.

본 조비의 이름을 알고 있는 누구라도 음반 출시에 대한 소식을 들었을 때, 팬 서비스 음반이 됐건 정규 음반이 됐건 어쨌거나 가장 궁금했던 건 리치 샘보라가 빠진 첫 번째 결과가 어떨까 하는 부분일 것이다. 아니 어쩌면 30년 이상 함께 활동해 온 멤버의 부재는 청자로 하여금 “이 음반은 전작들과 분명 다른 부분이 있을 것이다”라는 선입견을 심어주기 충분했다. 물론 리치 샘보라가 본 조비라는 밴드에서 차지했던 부분은 단순히 1/4을 넘어선다. 때문에 이번 앨범에서 본 조비의 변화를 느끼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앞서 지난 스튜디오 앨범들을 살펴본 것처럼 본 조비는 발표하는 음반들을 통해 계속해서 변화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조비표’라고 당연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확실한 뿌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굳이 ‘팬 앨범’이라고 발표하지만 않았다면 정규작 [What About Now] 옆에 나란히 꽂아둬도 무방할 종합선물세트와도 같이 푸짐한 ‘서비스’다. 내년으로 예정된 다음 음반 역시 무척 기대된다. (20150815)

송명하 (파라노이드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