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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ER'S MUSIC LIFE/LINER NOTES (OVERSEAS)

Bon Jovi [This House Is Not for Sale - Live from the London Palladium]

[This House Is Not for Sale] 발매 전, 수록곡을 모두 풀어놓은 본 조비의 흥겨운 리스닝 파티.

[This House Is Not for Sale – Live from the London Palladium]은 본 조비의 공식 세 번째 라이브 앨범으로, 2016년 10월 10일, 런던의 펄레이디엄 극장에서 열린 공연 실황이 담겼다. 앨범의 트랙리스트는 일반 버전의 마지막 수록곡인 ‘Come On Up to Our House’가 북미판 디럭스버전에 수록된 세 곡의 보너스트랙 뒤에 배치되었다는 점 빼고는 [This House Is Not for Sale]과 순서까지 동일하다. 국내 발매된 디럭스버전에 담긴 17곡의 수록곡 가운데서는 ‘I Will Drive You Home’과 ‘Goodnight New York’ 두 곡만 빠졌다.

스튜디오 앨범 [This House Is Not for Sale]이 공식 발매된 건 2016년 11월 4일이다. 앨범은 예상했던 것처럼 발매 첫 주에 빌보드 앨범차트 1위에 올라 밴드에게는 여섯 번째 넘버원을 안겨주었고, 네 번째 핫샷 데뷔한 앨범으로 기록됐다. 이번에 발매된 라이브 앨범 [This House Is Not for Sale - Live from the London Palladium]이 녹음된 건 앞서 이야기했듯 2016년 10월 10일이다. 스튜디오 앨범이 나오기 전에 가진 공연이라는 얘기다. 때문에 밴드는 이 공연을 ‘리스닝 파티’로 명명하기도 했다. 발매한 음반을 처음 소개하는 ‘쇼케이스’와는 또 다른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 앨범 이전에 발표된 본 조비의 라이브 앨범은 [One Wild Night Live 1985-2001](2001)와 [Inside Out](2012)이 있다. 하지만 이번처럼 온전히 한 스튜디오 음반 수록곡을 순서대로 담은 음반은 없었다. [This House Is Not for Sale]이라는 음반 한 장이 본 조비에 있어서는 그만큼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의미로 봐도 좋을 듯하다. 음반에 담기진 않았지만, 존 본 조비(Jon Bon Jovi)는 이 날 공연에서 이런 이야기를 남겼다.

“제가 26~7년 전 (솔로앨범이었던) [Young Guns 2] 사운드 트랙을 발표했을 때였어요.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상처와 슬픔에 대한) 수록곡들을 듣고 그 동안 힘든 일이 많이 있었구나 라며 제게 염려의 말을 건넸죠. 전 그게 영화의 주인공 빌리 더 키드(Billy the Kid)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내 얘기가 아니라고 부정했어요. 상처받기 쉬운 내면을 솔직히 인정하기에 저는 그 때 너무 어렸지요. 26년이 지난 지금 전 이제 숨길 것이 없어요.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뿐 증명해 보일 것은 없어요. (이번 앨범에 담긴) 50여분 되는 진실의 트랙들을 통해서 말이지요.”

숨길 필요도, 증명할 필요도 없는 솔직한 자신의 이야기. 정말 하고 싶어서 털어놓은 이야기는 바로 [This House Is Not for Sale]가 됐다. 그리고 빌리 더 키드에게 더 이상 빚을 지지 않은 때문인지, 밴드 내부는 물론 레이블을 비롯한 음반 산업 전반에 관한 진실한 이야기는 예전보다 더욱 가까이에서 하고 있는 듯 공감대로 작용한다. 그리고 분명 위기, 불만 등 부정적인 요소가 많은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음악에서 들리는 표정은 밝고 경쾌하다. 먼저 공개된 스튜디오 음반을 통해서도 그랬고, 이번에 공개되는 라이브 음반 역시 마찬가지다. 라이브 음반의 진솔함에선 오히려 만면에 희색을 띤 멤버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만면에 띤 희색. 오버랩 되는 장면이 있다. 바로 2015년 9월 22일,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1995년 이후 20년 만에 열린 본 조비의 내한공연이다. 

내한공연 당시 존 본 조비는 좋지 않은 성대 상태에도 불구하고 시종 웃는 얼굴로 무대를 누비며 진정으로 공연을 즐기는 게 어떤 것인지를 보여줬고, 티코 토레스(Tico Torres)나 데이빗 브라이언(David Bryan) 등 원년 멤버 모두 마찬가지였다. 필 엑스(Phil X)는 리치 샘보라의 부재에 다한 우려를 불식시킬 만큼 멋진 연주로 우리에게 첫 선을 보였다. 몇 차례의 본 조비 공연에 함께 한 관객이라도 그날 앙코르 곡으로 모두 함께 목이 터져라 외쳐대던 ‘Always’의 감동에 비교할 만한 공연은 없었을 것이다. 시간이 흘러 나이를 먹으며 성대나 건강 모두 밴드를 출발할 당시와 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본 조비의 내한공연은 그러한 불가항력의 문제들이 노련함이나 원숙함으로 치환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증명해보였다. 어쩌면 당시의 연장선과도 같은 튠을 음반에 수록한 [This House Is Not for Sale - Live from the London Palladium]은 노련함과 원숙함으로 풀어낸 본 조비의 진솔한 이야기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음반을 트레이에 걸면 박수소리와 함께 펄레이디엄 극장에 온 것을 환영하는 본 조비의 인사가 우리를 맞는다.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하다. 
“펄레이디엄 극장에 온 걸 환영합니다. 저는 ‘Sunday Night at the London Palladium’의 사회자 브루스 포사이스(Bruce Forsyth)입니다.”
진행 장소가 장소인 만큼 TV 프로그램의 오프닝을 흉내 낸 멘트다. 브루스 포사이스는 1960년대와 2000년에 이 프로그램의 사회를 맡았다. 본 조비는 다시 “오늘이 일요일이 아니고, 내가 브루스 포사이스도 아니라고? 그럼 난 존 본 조비가 맞을거야.”라며 본격적인 본 조비의 라이브 리스닝 파티를 시작한다.

공연은 마치 국내에서 음반 발매와 함께 진행하는 쇼케이스처럼 음반의 수록곡을 그대로 짚어 내려가며 진행된다. 차이점이 있다면 음반으로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밴드가 직접 연주하는 신곡으로 처음 관객과 교감한다는 점일 것이다. 때문에 연주나 노래 역시 스튜디오 음반에 수록된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최대한 음반에 가깝게 노래하고 연주한다는 얘기다. 2016년 10월 10일 런던 펄레이디엄 극장 공연은 이번 음반에 수록된 열다섯 곡이 연주된 뒤, 앨범에 담기진 않았지만 앙코르 ‘Who Says You Can't Go Home’와 ‘Bad Medicine’과 함께 2시간을 넘겨 마무리됐다.

본 조비의 세 번째 공식 라이브앨범. ‘You Give Love a Bad Name’, ‘Livin' on a Prayer’나 ‘It's My Life’가 수록되지 않은 첫 번째 라이브 앨범이다. 신곡만이 담긴 말 그대로의 ‘진검승부’와도 다름 아니다. 하지만 수록곡들을 들으며 드는 생각은 앞서 열거한 대표곡을 듣듯 이물감이 없어, 친숙하지 않은 곡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아마도 처음 음반을 듣는 누구라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질 거라고 생각된다. 이미 [This House Is Not for Sale]의 리뷰에도 쓴 것처럼 어쩌면 우리가 생각했던 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멤버들의 결속력을 강화시켰고, 이제는 외부의 시련이 밴드를 흔들 수 없을 만큼 본 조비라는 밴드가 관록 속에 굳건해졌다는 점이 청자를 직접 대면하는 공연에서도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한 장의 음반은, 그렇게 멤버 문제는 물론 레이블을 비롯한 음반 산업 전반에 관한 위기와 불만을 딛고 더욱 우리 가까이에 다가온 본 조비가 건네는 가슴 따뜻한 위로의 이야기이며 응원의 메시지와도 같다. (20170106)

글 송명하 (파라노이드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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