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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ER'S PRIVATE LIFE/PRIVATE LIFE

생각나는 사람..

음악을 듣다보면 그 음악과 함께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만이 가질 수 있는 일종의 특권이라고 할까. 또 머릿속에 그려지는 그 사람들의 얼굴에 묻어있는 추억들이 있으니 하나의 음악이 가지고 있는 능력은 정말 대단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틸 튜즈데이의 'Voices Carry'를 들을 때 떠오르는 얼굴은 윤중이다. 윤중이처럼 이 밴드를 좋아했던 사람은 지금까지 보지 못한 것 같다. 같은 이유로 아웃필드의 'Alone With You'를 들으면 범석이가 생각나고, 드림 아카데미의 음악을 들으면 양근이가 떠오른다. 척 맨지오니의 'Feel So Good'은 명상이와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 1학년때 디스크플레이를 마치고 가진 뒤풀이 자리. 언제나처럼 재남이형의 사회로 노래자랑(?)이 벌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명상이가 불렀던 곡이 바로 'Feel So Good'. 결국 노래는 끝까지 불려지지 못했고, 써클 회원들은 명상이가 앉은 후에도 '필 쏘 배드'해졌다면서 한마디씩 했던.. ^^ 포커스의 'Hocus Focus'는 수경이가 처음 서클룸에 왔을 때 들었던 음악. 은숙이는 내가 군대가기 전 빌려줬던 오리온 더 헌터의 빽판을 제대한 후에 잊어먹었다며 라이선스 음반으로 다시 사오기도 했고, 내가 프랑스에 주문해서 자켓이 아름다운 르네상스의 [Novella] LP를 구해줬던 기억도 있다. 머틀리 크루의 'Home Sweet Home'을 들으면 호주에 서식하는 미경이가 생각난다. 성아를 처음 만났던 락커타운에서 즉흥 연주회(?)가 벌어졌을때 생각지도 못했던 미경이의 피아노 연주로 이 곡을 접했기 때문. 승모는 답답할 때면 언제나 레이서 X의 'Loud & Clear'를 들었고, 써클에서 메가데쓰를 가장 좋아했던 건 해진이. 처음 일렉트릭 기타를 샀던 나에게 'Symphony Of Destruction'의 리프를 알려주기도 했다. 프로그레시브락 음반을 구하기 힘들었을 당시 야외음악회에 쓰기위해 유길이형한테 어렵사리 구했던 PFM의 [The World Became The World]의 음반을 깔고 앉았던 영애. 유길이형은 아직도 PFM의 음반을 보면 영애의 엉덩이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다고 이야기한다. ^^ 경원이는 스콜피온즈의 'Fly To The Rainbow'에 나오는 울리히 로쓰의 기타소리를 흡사 말울음 소리와 같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그보다 더 잘 어울리는 표현을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처음으로 찾아간 한남대 오선회 써클룸. 문을 열자마자 눈에 들어온 건 영섭이가 마이크를 휘어잡고 주다스 프리스트의 'Turbo'를 부르는 장면이었다. 그 충격적인 첫 인상...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다.


며칠 전 일본에 주문했던 몇장의 음반이 도착했다. 그 가운데 라우드니스의 멤버가 세션을 담당한 미사코 혼조의 데뷔앨범에는 'After Illusion'이 수록되었는데, 비슷한 시기에 발표된 라우드니스의 [Devil Soldier]에도 담긴 곡이다. 한때 이 곡이 써클룸에서 자주 나왔던 적이 있는데, 바로 가사 가운데 '지태'란 부분이 나오기 때문이다. 생각지도 않았던 음반에서 오래 전 기억이 떠올라 주절 주절 떠들어봤다. 미사코 혼조의 버전과 라우드니스의 버전을 같이 첨부한다. 미사코 혼조의 음반은 LP에서 직접 인코딩했기 때문에 지직거리는 잡음이 들린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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