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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ER'S MUSIC LIFE/LINER NOTES (DOMES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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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곤, 창작욕 왕성했던 실험으로 충만한 데뷔앨범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기타와 장구를 배운 김태곤은 이후 군에 입대하여 육군본부 군악대에 근무하게 된다. 군악대에서는 주로 기타와 드럼 보컬 등을 맡았으나 군 동료 국악인들과 가깝게 지내면서 점차 국악의 매력에 눈을 떴고, 이때부터 국악과 현대음악을 접목하는 퓨전음악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군 제대 후에는 스튜디오에서 1년 반 정도 세션활동을 하다가 발표한 음반이 바로 이번에 재발매되는 [김태곤 창작 11곡 제1집: 내 가슴속에 님의 숨결이…](유니버어살, SUL-806, 1977)다. 바로 그의 이름과 함께 누구나 머릿속에 떠 올릴 수 있는 대표작 ‘망부석’과 ‘송학사’가 수록된 음반. 바로 군복무시절 그가 관심을 기울였던 국악과 록, 그리고 포크가 결합된 일종의 퓨전음악이 수록된 음반이었다. 이 곡을..
들국화 II, 데뷔앨범의 빛에 가려버린 비운의 음반 들국화의 고정적인 팬층 가운데는 소위 “밥보다 팝을 더 좋아 한다”는 ‘팝송 마니아’들이 많았다. 이는, “그래,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라면...”이라고 생각하는 팝 음악에 대한 대리만족의 결과라고 바꿔 말할 수 있다. 사실 들국화 이전의 음악과, 들국화 이후의 음악을 구분할 수 있는 가장 커다란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길거리에서 파는 ‘길표 테이프’들이 팝 음악에서 가요로 옮겨가는 과정이고, 그 중심점에 들국화가 있었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그렇게 들국화는 데뷔앨범과 2집 사이의 공연활동을 통해 어떻게 발생되었는지 모를 소위 ‘오빠부대’와 ‘팝송 마니아’ 모두를 아우르며 자신들의 음악적 원류인 포크와 록의 사이에서 자신의 자리를 확고하게 만드는 작업을 이어갔다. 그 작업에 사용된 소재는 들국화가 공연..
김두수 / 보헤미안, 보헤미안이 남긴 포크 프로그레시브의 걸작 김두수는 1986년에 데뷔음반을 발표한 포크싱어다. 동시대에 활동하던 이성원, 곽성삼과 함께 토속적인 음악을 포크 멜로디에 실어 표현해 흔히들 1980년대의 포크 3인방이라고 부르곤 하지만, 본인은 오히려 의아해 한다. 그가 음반 데뷔한 1986년. 대중음악인에 대한 제재가 어느 정도 누그러졌으리라 생각되는 시기지만, 수록곡 ‘철탑 위에 앉은 새’는 제목이 ‘불손’하다는 이유로 ‘작은 새의 꿈’이라는 ‘건전한’타이틀의 곡으로 바뀌었다. 자신의 얼굴 대신 일러스트로 음반 자켓을 꾸며보려 했지만, 음반사측의 요구(!)에 의해 준비한 자켓과 자신의 사진 위치가 앞뒤로 뒤바뀌게 되었다. 데뷔음반의 자켓이 픽셀이 깨진 것처럼 분명하지 않은 것은, 자켓 뒤에 들어갈 작은 사진이 필요할까봐 준비한 사진의 사이즈를 억..
한 명의 가수를 넘어 총괄적 뮤지션으로서의 지위를 획득한 두 번째 음반, 김두수 / 약속의 땅, 철탑위에 앉은 새 01. 약속의 땅 02. 나비야 03. 새우등 04. 청개구리 수희 05. 꽃묘 (시오리길2) 06. 철탑 위에 앉은 새 07. 내 영혼은 그저 길에 핀 꽃이려니 08. 황혼 09. 신비주의자의 노래 (한송이 꽃이 열릴때면) 1988 / 동아기획 2012 / 리듬온 레코드 사실 김두수의 네 번째 음반이 2002년에 발매되기 전까지 김두수는 그저 몇몇 사람만이 아는 뮤지션이었다. 그 이유는 그의 활동이 일반적인 대중매체를 이용한 활동이 아니었으며, 그나마도 그의 건강 때문에 지속적으로 이어올 수 없었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엄밀히 따져볼 때 그 음악성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1980년대 중반 이후의 소위 ‘언더그라운드 포크 3인방’으로 불리는 나머지 뮤지션들인 이성원, 곽성삼 역시도 비슷한 경..
SILENT EYE / 원년 보컬리스트 서준희 9년만의 복귀작 [Crossroads Of Death] 해외의 메틀을 들으며 귀를 단련시켰던 국내 마니아들에게도 익스트림 계열의 메틀이 낯선 존재로 여겨졌던 1990년대 중반 무렵 등장한 어새신(Assassin)과 피뢰침 혹은 그 후신 제노사이드(Genocide)의 음악은 오히려 지금 들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시대를 앞서갔던 음악이었다. 1997년 결성된 사일런트 아이(Silent Eye)는 이들 두 그룹의 노른자위 멤버를 주축으로 결성된 밴드다. 밴드의 이름은 사전적 의미로 ‘침묵의 눈’을 의미하며 사회의 모순점, 폭력, 아동학대 등을 객관적이고 방관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어둠 속의 진실들과 부조리를 타파하고 훈계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초기 사일런트 아이는 밴드의 모태가 되었던 두 밴드를 통해 알 수 있듯 블랙메틀을 비롯한 익스트림메틀의 자양분을 흠..
DOWN IN A HOLE / 밴드의 10주년을 기념하며, 세상을 향해 던지는 출사표 [Real Life] 다운 인 어 홀(Down In A Hole)은 2002년 1월, 사일런트 아이 출신의 보컬리스트 서준희와 기타리스트 이동규가 프로젝트 형식으로 곡을 만들어 프로젝트 형태로서 앨범 녹음을 하는 과정에서 루머 출신의 김동원(기타), 박지찬(베이스), 김동렬(프로그래머)을 영입하고, 오디션을 거친 여성 보컬리스트인 이연경이 녹음에 합류하며 결성되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여성소프라노가 공동 보컬리스트로 참여하여 고딕과, 인더스트리얼, 메틀 등 여러 장르를 융합한 크로스오버적인 사운드로 주목받았으며, 2003년 데뷔앨범 [Alone In Paradise]를 발표한 후 같은 해 부산국제락페스티벌에 출연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2003년 컴필레이션 [Indie Power 2003]에 ‘이름 없는 새’로 참여..
ISHTAR / 슬픔과 아름다움, 강렬함과 섬세함이 공존하는 메틀 서사시 [Conquest] 헤비메틀이라는 장르는 그 시작부터 힘의 논리를 앞세운 음악으로 인식되어왔다. 잔인하게 포효하는 보컬이나, 음습하고 육중한 기타 사운드,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듯 극악무도한 드럼의 질주 등은 당연한 듯 헤비메틀의 가장 중요한 요소들로 각인되었고, 뮤지션의 겉모습은 징 박힌 가죽옷과 굵은 쇠사슬로 포장되었다. 때문에 이 장르는 A부터 Z까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헤비메틀을 진정으로 영접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외형에 버티고 있는 이러한 특징의 내면에 도사린 슬픈 아름다움을 경험했을 것이다. 세월이 흐르며 금녀의 땅 헤비메틀이라는 성역에 조금씩 여성을 프론트에 내세운 밴드들이 등장한다. 이는 천편일률적으로 흐르는 한 장르의 흐름에서 이탈하여 보다 다채로운 사운드를 추구하거나, 전술한 슬픈 아름다..
라스트 찬스, 국내 하드락의 ‘전설’이 남긴 유일한 앨범 라스트 찬스라는 밴드를 설명할 때는 어김없이 ‘전설’이라는 표현이 사용된다. 이 전설은 바로 “당시 가장 강한 하드락을 연주하고 노래했다.”고 전해지는 이야기들 때문이다. 물론, 음원이라는 실체가 남아있지 않긴 하지만, 초기 멤버였던 최우섭이 이후 무당을 결성했고, 김태화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본격적인 락 보컬을 구사했으며, 이후 가입했던 유현상과 한춘근은 나중에 백두산을 결성하며 초창기 국내 헤비메틀을 견인했다는 사실들이 이러한 구전을 실체로 만들어 주는 증거들이다. 이번에 어렵사리 재발매되는 [Go Go 춤을 위한 경음악]은 보컬이 참여하지 않은 인스트루멘틀 음반, 그것도 그 내용이 크리스마스 캐롤이라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전설로만 남아있던 한 밴드의 실체를 밝히는 귀중한 음원이라고 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