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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ER'S PRIVATE LIFE/REPLAY SCR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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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와 재니스 이전 이야기, ‘스톤드’ 2년 전 일본 출장의 마지막 날 신주쿠의 레코드점 HMV를 찾았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레코드숍. 결국 사가지고 나온 음반은 당시 빠져있던 애니메이션 나나의 오프닝과 엔딩 트랙이 수록된 안나 츠치야와 올리비아의 음반이었지만... 암튼 계산을 하기위해 서 있던 카운터에 조그만 리플릿이 하나 보였다. 새로 나온 DVD를 홍보하기 위한 리플릿이었는데... 그 영화가 바로 ‘스톤드(Stoned)'였다. 명색이 록 음악을 다루는 잡지사에 근무하는 기자임에도 불구하고 초기 롤링 스톤스의 실질적 리더 브라이언 존스의 죽음을 파헤친 영화가 나왔다는 것조차도 모르고 있었다니 -_-;;; 어쨌든 돌아와서 여러 채널로 알아본 결과 국내 개봉이 되지 않았음은 물론 DVD의 출시 계획도 없다는 사..
그는 그곳에 없다. ‘아임 낫 데어’ 개봉 전 부터 꼭 보고 싶었던 영화가 있다. 토드 헤인즈 감독의 ‘아임 낫 데어('I'm Not There)’. 이미 ‘벨벳 골드마인’이라는 글램록을 소재로 한 영화를 통해 대중음악과 사회에 대한 남다른 시각을 보여줬던 토드 헤인즈의 연출은 이 영화로 더욱 진일보했음을 확인시켜 준다. ‘벨벳 골드마인’에서 기자 역할로 출연했던 크리스천 베일을 비롯해서 ‘아임 낫 데어’에는 6명의 배우가 밥 딜런의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이들 누구도 밥 딜런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렇게 각각의 배우들은 단순히 시간의 흐름에 따른 배역의 분담이 아니라, 같은 질문에도 다른 대답을 해 대던 실제 밥 딜런의 인터뷰와 같이 그의 내부에 존재하고 있는 또 다른 자아들의 편린으로 존재한다. 따라서 영화를 보기 전에 밥 딜런..
러브 액추얼리 크리스마스를 소재로 한 영화들은 많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이 모두 이루어지는 가슴 훈훈한 영화가 또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를 이미 본 사람들은 크리스마스가 되면 모두 행복하다. 영화에 나온 한 명 한 명의 따스한 러브 스토리를 떠올리며 입가에 미소를 지을 수 있을테니... 크리스마스가 되었지만 아직 이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 역시 누구보다 행복하다. 이 영화를 보며 세상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기회가 아직 남아있는 셈일테니 말이다. 웻웻웻의 노래가사를 바꾼 빌리 맥(빌리 나이 분)의 'Christmas Is All Around' 뮤직 비디오. 영화에는 물론 모든 장면이 나오진 않았다. '러브 액추얼리'는 정말 여러번 봤는데, 그가 '언더월드'에 나왔던 인물과 동일한 배우라는..
영화에 취하다, 'La Vie En Rose' '라비앙 로즈'는 에디트 삐아프의 인생을 담은 영화다. 어머니에게 버림받고, 시력을 잃었다가 되찾게 되는 어린 시절에서 서커스 단원인 아버지를 따라다니던 10대, 거리의 가수에서 캬바레의 스타로 또 프랑스를 대표하는 국민가수 등극했다가 일생을 마무리하는 순간까지. 카메라는 2시간여의 짧은 시간 동안 쉴 새 없이 시간을 넘나들며 그녀의 이야기를 들춰낸다. 막셀 세르당과 에디트 삐아프의 어긋난 사랑이 50년이 지난 지금에도 눈가를 촉촉하게 만드는 '사랑의 송가 (L'hymne A L'amour)'처럼, 사랑이 없으면 단 한 순간도 살 수 없었지만, 그녀의 사랑은 언제나 비극적인 종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일생은 상처 투성이였고, 그러한 상처 속에서 명곡들은 태어났다.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그 명곡들은 계속..
정직하고 잔인하게, ‘올모스트 페이머스’ ‘올모스트 페이머스(Almost Famous)’는 알려져 있다시피 지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한 적이 있는 카메론 크로우의 자전적인 이야기다. 주인공 윌리엄 밀러는 당연히 카메론 크로우 자신. 영화에 등장하는 의 편집장 레스터 뱅스는 윌리엄에게 록 뮤지션과는 결코 친구가 될 수 없으며, 글을 쓸 때 한 가지를 꼭 명심하라고 이야기한다. 바로 ‘정직하고 잔인하게’ 글을 써야한다는 이야기. 영화의 내용은 레스터 뱅스가 35달러를 주기로 하고 시켰던 블랙 새버쓰에 대한 취재가 꼬이면서 진행된 스틸워터와의 인터뷰가 에 700불 짜리 커버스토리 기사로 발전되어가고, 스틸워터의 공연에 동행하면서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 사이에 자칭 ‘밴드 에이드’인 그루피들을 만나게 되고 그 가운데 페니 레인(비틀스의..
따스하고 예쁜 영화, 원스 오랜만에 만난 수경이와 원스를 봤다. 시종 뮤직 비디오(물론, 총 들고 뛰어다니며 피가 난무해 누군가를 꼭 죽이고 억지로 눈물샘을 자극하는 특정 뮤직 비디오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처럼 펼쳐지는 아름다운 음악과 그에 어울리는 영상이 예뻤던 영화. 커다란 자본이 투자되어 매끈하게 다듬어진 영화가 아니라, 그들의 생활 그 자체를 보여주는 듯 거친 느낌이 오히려 따스한 느낌이랄까. 영화의 개봉에 맞춰 음반사에서 제공했지만, 아쉽게도 책에 싣지 못했던 글렌 한사드와 가진 인터뷰 내용을 첨부한다. ---------- 글렌 한사드는 인디락 팬들에게는 플레임즈(The Frames)로 잘 알려져 있다. 국내에도 수입되면서 소개가 됐던 플레임즈는 페드로 더 라이온(Pedro The Lion)이나 데미안 라이스(Demia..
영화 첫사랑 시사회에 다녀와서.. 영화가... 참 예쁘다... 전체적인 색깔도 그렇고, 입가에 미소를 띠게 만드는 이곳 저곳의 느낌들도 너무 좋다. 방송아카데미 수강 시절에, 서남준 선생님께서.. 무겁지 않은 주제로, 이야기 하듯이 쉽게 풀어가는 이런 일본의 영화들에 대해서 우리 영화는 한수 배워야 한다고 하셨던 말씀이 생각 났다. 어떻게 보면 영화의 마무리는 슬픈 앤딩이 드리우고 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난 다음에도 맘 한구석 슬픔이 느껴지진 않는다. 오히려 오랜동안 지니고 있었던 훈훈한 감정을 꼭 감싸안는 느낌이다. 물론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음악의 역량도 무시할 수 없다. 조 히사이시의 음악은 언제 들어도 그 영화가 이야기 해 주려고 하는 내용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느낌이다. 오랜만에 본 영화. 하지만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