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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 Jovi [Burning Bridges] 아메리칸 록의 충실한 계승자 본 조비가 선사하는 풍성한 ‘팬 서비스’ 1984년 데뷔앨범을 발표한 후 단 한 번도 메이저의 자리를 벗어난 적이 없는 밴드 본 조비(Bon Jovi). 초창기 음반에 수록된 멜로딕 하드록 계열의 AOR 사운드는 지금 데뷔하는 밴드들에게도 이 장르의 견본으로 자리하고 있으며, 당대의 히트 메이커 데스몬드 차일드(Desmond Child)와의 협업으로 완성해낸 [Slippery When Wet](1986)은 팝 메탈 사운드의 매뉴얼이 되었다. 이렇게 본 조비는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팝과 록 팬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사운드 그리고 잘 생긴 외모로, 당시 히트 싱글의 지름길이던 MTV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일약 스타로 등극했다. 하지만 그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본국인 미국 ..
로커스트 [사철 메뚜기] 국내 우먼 프론티드 록 밴드의 별종, 로커스트. 대학가요제와 함께 다시 시작된 ‘그룹사운드 붐’ 1977년 9월 3일, 문화체육관에서 열린 제1회 MBC 대학가요제 본선에서 서울대학교 캠퍼스 밴드 샌드 페블스의 ‘나 어떡해’가 대상을 받았다. 그리고 이 무대는 TV를 통해 전국으로 중계되어 순식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대학가요제를 모델로 한 ‘강변 축제’, ‘해변 가요제’와 그 후신인 ‘젊은이의 가요제’, ‘대학가요 축제’ 등 유사한 많은 캠퍼스 페스티벌들이 각 방송국에서 앞 다퉈 개최되었다. 그리고 제1회 대학가요제에서 솔로나 중창팀이 아니고 밴드, 소위 ‘그룹사운드’에게 대상이 돌아감으로 인해 이후의 캠퍼스 페스티벌들에서는 예선에서부터 각 대학을 대표하는 밴드들의 각축전이 벌어졌다. 197..
윤시내 [윤시내 새노래 모음] 가수를 염두에 둔 작곡, 가수의 독특한 개성, 시대를 앞선 편곡과 연주가 맞물린 문제작. 1977년 문화방송과 경향신문 주최로 제1회 서울가요제가 열렸다. ‘당신만을 사랑해’로 최우수 작품상과 인기상을 받은 혜은이가 작곡가 길옥윤의 품에 안겨 흐느끼는 장면과 진미령이 ‘소녀와 가로등’을 부를 때 16살 어린 나이에 악단을 지휘하던 장덕의 앳된 모습이 생생한 이 행사는 해를 넘기며 해외 뮤지션이 참가하는 서울국제가요제로 거듭났다. 1978년 5월 27일 서울국제가요제에 출전할 팀을 선발하는 국내 예선이 열렸다. 두 차례의 예선을 거친 20팀이 출전한 최종예선에서는 야마하국제가요제에 한국 대표로 참가할 정미조의 ‘아 사랑아’ 외에 서울국제가요제에 출전할 ‘너를 보았네’ (이예나), ‘사랑의 합창’ (방은미)..
양해남의 ‘그래서 가요 LP’ 1990년대 말, 은행동 기신양복점 부근에 ‘스타레코드’란 가게가 들어섰다. 정말 좁았던 가게지만, 지금 생각하면 초 희귀 아이템으로 꼽힐만한 가요 음반들을 정말 싼 가격으로 살 수 있었던 곳. 가게 주인은 정상식 형님이었다. 정지영이라는 예명으로도 불린 상식이형은 김홍철과 친구들의 멤버와 함께 조직한 트라이앵글이라는 트리오의 일원으로 활동한 적도 있다. 음반이 점점 늘어나며 스타레코드는 조금 한적하지만 살짝 넓은 가양동으로 자리를 옮겨 ‘아날로그 33’이란 이름으로 이전 개업했다. 그리고 가게를 즐겨 찾는 단골을 중심으로 같은 이름의 음악동호회가 만들어졌다. 고문 격으로는 키 보이스에서 드럼을 연주했던 노광일 형님과 나중에 ‘턴턴턴’이라는 레코드 가게를 열었던 고 김찬 형님이 있었고, 과거 르네상스, ..
시나위 6집 [Blue Baby] 재결성 시나위 최고의 앨범이자 지금까지도 시나위라는 이름이 록계에 남아있을 수 있는 밑거름이 된 음반 1986년 국내 헤비메탈의 신호탄으로 불리는 데뷔 음반을 발표한 시나위는 1990년 네 번째 음반을 발표한 뒤 해체한다. 길지 않았던 국내 헤비메탈의 전성기를 견인하며 록의 역사에 남을 명곡들을 발표했지만 넉 장의 디스코그래피 가운데 단 한 장도 같은 라인업이 없었을 정도로 밴드의 여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시나위가 해산한 뒤 신대철은 1991년 트리오 밴드 자유의 음반을 공개하며 블루스 성향의 하드록을 선보였다. 이렇게 밴드를 지탱하던 리더 신대철이 새로운 밴드 활동을 시작하며 시나위라는 이름은 국내 록 신에서 영원히 이름을 감출 듯 보였다. 시나위의 이름이 다시 등장한 건 1995년이다. 신대철이 프로..
정서용 [정서용 1집] 신촌블루스의 음반 데뷔에 함께했던 프론트우먼 정서용의 첫 독집 정서용의 첫 독집이다. 정서용이 우리에게 알려진 건 1988년 공개된 신촌블루스의 데뷔앨범에 담긴 대표곡 ‘아쉬움’을 엄인호와 듀엣으로 부르면서 부터지만, 음반데뷔는 신촌블루스의 앨범이 발표되기 2년 전인 198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규형 감독의 첫 작품인 ‘청 블루스케치’의 O.S.T.에 이광조, 김승덕, 오선과 한음과 함께 참여했다. 당시 이규형 감독은 1980년대를 대표하는 젊은 문화공동체 ‘태멘’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천호진, 조민수, 허준호 등 첫 영화의 신인배우들과 마찬가지로 음악 역시 주변의 젊은 뮤지션을 규합했다. 음반 재킷에 적힌 문구 가운데 “우리 20대의 가슴이, 우리 20대의 영혼이 얼마나 무섭도록 아름다운..
조니 캐시의 음악과 사랑, ‘앙코르’ 컨트리 음악의 저변이 없다시피 한 국내의 여건 때문에 개봉 당시 그다지 커다란 반응을 모으지는 못했지만, 록 마니아라면 빼 놓을 수 없는 영화다. 2005년, 국내에서 ‘앙코르’라는 타이틀로 개봉된 이 영화는 조니 캐시의 어린 시절에서부터 음악을 통해 성공을 거둘 때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영화의 제목이 바뀐 이유 가운데는 미국에서 그의 인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 때문에 그가 발표했던 곡의 제목에서 딴 ‘Walk The Line’만으로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었지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조니 캐시라는 뮤지션 자체가 국내에 그다지 많이 소개되지 못했기 때문에 그의 곡 제목이 주는 느낌이 그렇게 직접적으로 전달되지 못하는 까닭도 있을 것이다. 이야기의 주된 테마는 평생의 반려자였던 준 카터와의 밀고 당기..
‘청춘의 환영’이며 부끄럽지만 풋풋했던 ‘과거의 꿈’, ‘싱 스트리트’ 개인적으로 영화 ‘싱 스트리트(Sing Street)’는 코너(Conor)라는 한 소년의 성장 드라마라는 생각을 했다. ‘인류보완계획’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였지만 결국은 ‘신지 보완계획’이었던 14살 신지의 성장 드라마 ‘에반게리온’이나, 기계 몸을 얻기 위한 여정을 그린 로드 무비가 아니고 테츠로(철이)가 어른이 되는 과정을 그린 ‘은하철도 999’처럼. 그렇다면 ‘싱 스트리트’에서 신지와 테츠로가 어른이 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미사토나 메텔의 역할은 누구였을까. 음악적인 부분에서 코너에게 도움을 주긴 했지만, 분명 코너의 형은 아니다. 오히려 그는 자신이 이루지 못했던 젊은 시절의 꿈을 동생 코너를 통해 대리 충족하는 역할이다. 어쩌면 코너를 성장시키는 건 어떤 한 인물이 아니라, 영화 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