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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튼 존을 위한 변명, 혹은 ‘레지 보완 계획’, ‘로켓맨’ 기대하고 있던 영화 한편이 개봉했다. 엘튼 존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주크박스 뮤지컬 ‘로켓맨’이다. 기대와는 달리 개봉관에서 이 영화를 보는 건 힘들었다. 하루에 두 번 정도, 그것도 시간대가 맞지 않아 영화관을 찾는 게 힘들었고 힘들게 찾아간 영화관에서도 관객이 그렇게 많지 않은 걸로 봐서 그나마 얼마 지나지 않아 종영할 것 같다. 영화는 개봉된 뒤 입소문에 따라 흥행이 많이 좌우된다. 아쉽게도 ‘로켓맨’의 입소문은 그렇게 좋지 않다. 아마도 지난해 개봉했던 ‘보헤미안 랩소디’의 여파로 보인다. 그래서 이 영화가 ‘보헤미안 랩소디’의 ‘광풍’이 지난간 뒤 개봉한 건 여러모로 아쉽다. 천만에 육박하는 관람객 수가 알려주듯 일반적인 관객들은 ‘로켓맨’을 보기 전 음악영화에 대한 눈높이를 ‘보헤미안 랩소디..
김지연과 리바이벌 크로스 [내 마음 흔들려] 퇴폐적이고 관능적인 가수와 만난 1970년대 초중반 화려했던 국내 밴드 사운드의 모습을 대변하는 호연 김지연과 ‘황소가수’김지연은 몇 해 전만 하더라도 베일에 싸인 가수였다. 신중현의 더 멘과 함께 [나만이 걸었네 / 그대 있는 곳에](1973)를 발표한 지연이 김지연과 동일 인물이냐 그렇지 않냐도 확실하게 밝혀지지 못했다. 다른 많은 이유도 있겠지만, 우선 김지연의 활동 기간이 무척 짧았고, 지연의 음반이나 김지연의 음반 모두 희귀음반이었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얼마 전 지연의 음반이 44년 만에 재발매되며 궁금증은 많은 부분 해소되었다. 김지연은 한양여고와 서라벌예대를 나온 무용 전공의 가수였으며, 문공부 주최 전국민속 예술제 등에서 16회 입상했다. 이후 신중현에게 보컬 트레이닝..
김목경 [김목경 2 Blues] 블루스의 대중화를 선언한 김목경의 문제작 국내 블루스의 독보적인 존재 김목경의 두 번째 음반 [Blues]는 그의 음반 가운데 가장 구하기 어려웠던 음반 가운데 하나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대표적인 것은 음반을 발표한 회사가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1990년대 중반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케이블TV 채널을 중심으로 음반제작 참여 열기가 활기를 띤 적이 있다. 진로그룹을 모기업으로 하는 여성 전문채널인 GTV 역시 ‘글로벌 미디어’라는 레이블을 설립하고 발라드 듀오 오츠, 애니메이션과 영화음악 앨범 [아마게돈], [나에게 오라]에 이어 김목경의 두 번째 음반을 발매했다. 하지만 다른 대기업에서 만들었던 레이블처럼, 아니 그보다도 글로벌 미디어의 생명은 짧았다. 1990년 데뷔앨범을 발표한 ..
무지개 퀸텟 [멋쟁이 아가씨 / 사랑의 마음] 오색 빛깔 무지개와 같이 각기 다른 개성을 한 데 모은 ‘전설’의 음반  무지개 퀸텟은 한때 그저 “한대수의 두 번째 음반에 세션을 맡은 밴드” 혹은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던 밴드와 전혀 계보로 엮을 수 없는 무지개라는 밴드가 있었다”는 정도의 소문으로만 떠돌았던 밴드다. 계보로 엮을 수 없었기 때문에 다른 밴드의 인터뷰에도 등장하지 않았고, 유일한 독집은 금지곡의 멍에를 쓰고 사라졌다. 구성원 역시 이후 뚜렷한 활동이 없었기 때문에 밴드의 존재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내놓는 이도 없었다. 하지만 실체는 있고 음반도 남아 있었다. 무지개 퀸텟은 산 마리노에 고정적으로 출연해 무대를 꾸리던 솔리스트들이 모인 일종의 프로젝트 밴드로 그 중심에는 이경석이 있었다. 이경석은 밴드 활동 이후에 윤복희, 배인숙, 김..
CONER'S MIXTAPE 'OLD & WISE' 처음 믹스테이프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떠오른 건 학창시절 듣던 라디오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정신을 집중하고, 레코드 버튼과 플레이 버튼에 동시에 손가락을 올려놓고 기다리던 그때. 그때의 소박한 긴장감에는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절대 알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있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황인용의 영팝스’와 ‘전영혁의 음악세계’다. 지방에 살고 있었던 까닭에 ‘성시완의 음악이 흐르는 밤에’의 혜택은 보지 못했고, 오히려 이 프로그램에서 나온 음악은 작은형이 서울에서 나와 같은 마음으로 녹음해온 테이프를 통해 듣곤 했다. ‘황인용의 영팝스’는 저녁시간 프로그램이라서 그렇지 않았지만, ‘전영혁의 음악세계’는 심야 프로그램이었던 탓에 잠과 싸우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지금은 오히려 그 시간에 깨 ..
일이 너무 커져버린 연말/연초 믹스테이프 만들기. 지난 연말, 몇몇분들께 믹스테이프를 선물해드리기로 마음 먹었다. 그런데, 이야기를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일이 커져버렸다. 결국 처음 의도과 달리 몇 배의 테이프를 녹음하게 됐고, 대량생산(?)에 들어가게 됐다. 연말이 아니라 연초까지 작업이 늘어지게 됐고... 암튼 우선 선곡을 하고, CD를 꺼내 웨이브파일로 리핑. 60분짜리 믹스테이프니까 30분씩 러닝타임을 맞춰 A면과 B면 수록곡을 담은 CD를 만든다. 그리고, 테이프에 녹음한다. 컨트롤C 컨트롤V면 좋겠지만, 실시간으로 녹음을 해야하기 때문에 테이프 갯수만큼 반복, 그리고 테이프 갯수와 같은 시간... 그런데, 원래 테이프를 선물하려했던 때 예측했던 수요를 넘어가는 바람에... 재활용 테이프를 사용해야 했다. 유색의 테이프를 받으신 분들은 재활용인 ..
전설이 되기 전 빅토르 최 이야기, ‘Leto’ 지난해 말부터 ‘보헤미안 랩소디’, ‘스타 이즈 본’과 같은 음악영화들이 개봉해서 개인적으로는 무척 기쁘다. 특히 이런 영화들은 극장의 시원시원한 오디오 시스템으로 즐기는 게 집에서 블루레이로 감상하는 것보다 훨씬 큰 감동을 준다. 2019년에 들어서자마자 또 한 편의 음악영화가 개봉했다. 구 소련의 록 영웅 빅토르 최를 다룬 영화 ‘레토’다. 앞서 언급한 ‘보헤미안 랩소디’, ‘스타 이즈 본’과는 그 스케일부터 다르지만, 영웅 혹은 전설이 되기 전 빅토르 최를 담기에는 오히려 소박한 느낌의 접근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가 현재 상영 중인 관계로 자세한 이야기를 할 수는 없고, 간단하게 영화를 보며 느낀 점을 들자면 이렇다.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임을 미리 밝힌다. 전체적으로 흑백의 영상이 회..
LP 재킷의 테이핑을 제거하자. 중고 LP를 수집하다보면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구하고 싶은 음반이 있어도 상태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인데, 상태가 좋은 음반은 대부분 고가에 거래되기 때문에 선뜻 지갑을 열기가 부담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비교적 합리적인 선택을 하려고 저렴한 음반을 구매하자니 재킷에 스티커가 붙어있고 가장자리에 테이핑이 된 음반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럴 경우 다른 음반과 함께 꽂아 놓으면 옆 음반에 붙어버리는 경우가 다반사고, 그걸 방지하려 비닐에 끼워넣으면 비닐과 붙어버려 낭패를 보기 일쑤다. 당연히 음반을 들을 마음도 생기지 않고... 때문에 테이핑은 어떻게 해서든 제거하는 게 좋다. 하지만 재킷의 상태에 따라 완전히 테이프가 붙어버린 경우도 있으니, 이렇게 소개하는 방법이 능사는 아니다. 코팅이 되어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