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날아든 레트로 성향의 하드락
WOLFMOTHER [Wolfmother]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울프마더의 데뷔앨범이 정식으로 국내에 공개된다. 울프마더는 기타를 맡은 앤드류 스톡데일(Andrew Stockdale), 베이스와 키보드의 크리스 로스(Chris Ross) 그리고 드럼의 마일스 헤스킷(Myles Heskett) 이렇게 기본적인 3인조 형태를 띠고 있는 호주출신 밴드다.
이들이 2004년 10월 자국인 호주에서 발매한 동명의 데뷔 EP는 순식간에 반향을 일으키며 락밴드로서는 이례적으로 호주 차트 35에 랭크되는 쾌거를 이루어냈고, 이 여세를 몰아 2005년 LA로 건너온 이들은 마릴린 맨슨이나 오아시스와 작업한 바 있는 데이브 사디(Dave Sardy)를 프로듀서로 맞아들여 데뷔앨범 [Wolfmother]를 발매한다. 이미 발표된 EP를 능가하는 찬사를 한 몸에 받으며 트리플 플래티넘을 기록한 이 앨범은 호주를 대표하는 래디오 프로그램인 ‘트리플 J’에서 그 해의 앨범으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롤링스톤지는 2006년에 주목해야할 뮤지션으로 이들을 거론했다. 이미 호주에서는 락 전문프로그램이 아닌 일반 방송을 통해서도 이들이 발표한 싱글 ‘Woman’이 하루 열 차례 이상이 방송될 정도로 특정 장르 애호가들의 관심을 넘어선 이들의 인기는 호주의 그래미 어워즈라고 할 수 있는 AIRA 어워즈에서 올해 최고의 앨범과 최고의 락밴드를 비롯한 세부문의 노른자위를 석권하며 확실한 결과로 드러났다. 또 지난 여름부터 개최된 롤라팔루자, 레딩 페스티벌, 후지 락 페스티벌에서 V 페스티벌, 버진 뮤직 페스티벌 등 전 세계의 굵직한 페스티벌들에서는 앞을 다퉈 이들의 무대를 마련했으니 밴드로서는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가장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셈이다.
기본적으로 울프마더가 지향하는 음악은 AC/DC, 후, 지미 헨드릭스나 블랙 새버쓰, 레드 제플린 혹은 벗지와 같은 레트로 성향의 하드락에 초기 핑크 플로이드의 사이키델릭한 경향이 융합된 음악이다. 최근의 트렌드에 익숙한 애호가들이 듣는다면 다분히 충격적인 사운드가 될 수 있으나, 올드락 팬들이 듣기에는 오히려 친숙하다.
원래 호주에서 발매된 앨범과 인터내셔널 버전은 그 수록곡의 순서가 조금 다르다. 단발의 비명으로 시작되는 ‘Dimension’은 앨범 발매 이전에 이미 싱글로 발매하여 UK 차트에 진입하면서 그 가능성을 타진했던 곡으로, 초창기 믹재거의 창법과 오지 오스본의 목소리를 적절히 믹스한 듯한 앤드류 스톡데일의 보컬에 더해지는 선이 굵은 기타의 리프는 이들의 지향점을 극명히 보여주는 트랙. 넘실대는 베이스 연주는 이들의 사운드에 레트로적인 특징을 부각시키는데 적절히 이용된다. 쏟아지는 기타의 백킹이 토니 아이오미의 그것을 연상시키는 ‘White Unicorn’, 래디오 방송을 통해 이들의 인기몰이에 서막을 알렸던 ‘Woman’은 질주하는 셔플리듬이 일품이다. 이들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이 장쾌한 리프, 귓전을 어지럽히는 사이키델릭한 올갠의 연주를 들으며 이 곡이 2004년에 결성된 밴드의 데뷔작에 수록된 곡임을 알아차릴 만한 락매니아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Apple Tree’는 언뜻 펑크넘버를 연상시키지만, 요즘의 펑크보다는 오히려 후(The Who)의 강렬한 락 넘버들에 더욱 가깝다. 여성들만으로 결성된 런어웨이스(The Runaways)의 ‘Is It Day Or Night?’와 흡사한 리프를 가지고 있는 ‘Pyramid’가 오히려 런어웨이스보다 먼저 발표한 음악인듯한 느낌이 드는 것 역시 흥미롭다. 이 외에도 한 장의 음반에 수록된 알찬 트랙들은 최근 밴드들에 대한 나약한 선입견을 불식시킬만한 충격으로 넘친다. 그 충격이 1970년대 결성되어 1980년 나약해진 종주국의 락필드에 경고장을 내 밀었던 역시 호주출신의 그룹 AC/DC의 선례를 능가할 만한 충격이라고 한다면 기자만의 독단일까. 앞으로의 활동에서 지금까지의 평가처럼 1960년대에서 1970년대에 이르는 락계의 슈퍼 그룹들의 계보를 다시 끄집어내는 리뷰들을 벗어나야 한다는 당면과제가 남아있긴 하겠지만, 어찌되었건 호락호락 넘기지 못할 괴물그룹의 탄생이다.
이들은 11월 14일, 레드 제플린이 영국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기념식 행사에서 레드 제플린의 커버곡을 연주할 계획으로 있다. 어떻게 본다면 울프마더가 가장 존경하는 그룹이며, 궁극의 지향점인 선배의 음악이 이들의 손에 의해서 어떻게 표현될지 사뭇 궁금해진다. (월간 핫뮤직 2006년 11월호)
WOLFMOTHER [Wolfmother]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울프마더의 데뷔앨범이 정식으로 국내에 공개된다. 울프마더는 기타를 맡은 앤드류 스톡데일(Andrew Stockdale), 베이스와 키보드의 크리스 로스(Chris Ross) 그리고 드럼의 마일스 헤스킷(Myles Heskett) 이렇게 기본적인 3인조 형태를 띠고 있는 호주출신 밴드다.
이들이 2004년 10월 자국인 호주에서 발매한 동명의 데뷔 EP는 순식간에 반향을 일으키며 락밴드로서는 이례적으로 호주 차트 35에 랭크되는 쾌거를 이루어냈고, 이 여세를 몰아 2005년 LA로 건너온 이들은 마릴린 맨슨이나 오아시스와 작업한 바 있는 데이브 사디(Dave Sardy)를 프로듀서로 맞아들여 데뷔앨범 [Wolfmother]를 발매한다. 이미 발표된 EP를 능가하는 찬사를 한 몸에 받으며 트리플 플래티넘을 기록한 이 앨범은 호주를 대표하는 래디오 프로그램인 ‘트리플 J’에서 그 해의 앨범으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롤링스톤지는 2006년에 주목해야할 뮤지션으로 이들을 거론했다. 이미 호주에서는 락 전문프로그램이 아닌 일반 방송을 통해서도 이들이 발표한 싱글 ‘Woman’이 하루 열 차례 이상이 방송될 정도로 특정 장르 애호가들의 관심을 넘어선 이들의 인기는 호주의 그래미 어워즈라고 할 수 있는 AIRA 어워즈에서 올해 최고의 앨범과 최고의 락밴드를 비롯한 세부문의 노른자위를 석권하며 확실한 결과로 드러났다. 또 지난 여름부터 개최된 롤라팔루자, 레딩 페스티벌, 후지 락 페스티벌에서 V 페스티벌, 버진 뮤직 페스티벌 등 전 세계의 굵직한 페스티벌들에서는 앞을 다퉈 이들의 무대를 마련했으니 밴드로서는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가장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셈이다.
기본적으로 울프마더가 지향하는 음악은 AC/DC, 후, 지미 헨드릭스나 블랙 새버쓰, 레드 제플린 혹은 벗지와 같은 레트로 성향의 하드락에 초기 핑크 플로이드의 사이키델릭한 경향이 융합된 음악이다. 최근의 트렌드에 익숙한 애호가들이 듣는다면 다분히 충격적인 사운드가 될 수 있으나, 올드락 팬들이 듣기에는 오히려 친숙하다.
원래 호주에서 발매된 앨범과 인터내셔널 버전은 그 수록곡의 순서가 조금 다르다. 단발의 비명으로 시작되는 ‘Dimension’은 앨범 발매 이전에 이미 싱글로 발매하여 UK 차트에 진입하면서 그 가능성을 타진했던 곡으로, 초창기 믹재거의 창법과 오지 오스본의 목소리를 적절히 믹스한 듯한 앤드류 스톡데일의 보컬에 더해지는 선이 굵은 기타의 리프는 이들의 지향점을 극명히 보여주는 트랙. 넘실대는 베이스 연주는 이들의 사운드에 레트로적인 특징을 부각시키는데 적절히 이용된다. 쏟아지는 기타의 백킹이 토니 아이오미의 그것을 연상시키는 ‘White Unicorn’, 래디오 방송을 통해 이들의 인기몰이에 서막을 알렸던 ‘Woman’은 질주하는 셔플리듬이 일품이다. 이들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이 장쾌한 리프, 귓전을 어지럽히는 사이키델릭한 올갠의 연주를 들으며 이 곡이 2004년에 결성된 밴드의 데뷔작에 수록된 곡임을 알아차릴 만한 락매니아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Apple Tree’는 언뜻 펑크넘버를 연상시키지만, 요즘의 펑크보다는 오히려 후(The Who)의 강렬한 락 넘버들에 더욱 가깝다. 여성들만으로 결성된 런어웨이스(The Runaways)의 ‘Is It Day Or Night?’와 흡사한 리프를 가지고 있는 ‘Pyramid’가 오히려 런어웨이스보다 먼저 발표한 음악인듯한 느낌이 드는 것 역시 흥미롭다. 이 외에도 한 장의 음반에 수록된 알찬 트랙들은 최근 밴드들에 대한 나약한 선입견을 불식시킬만한 충격으로 넘친다. 그 충격이 1970년대 결성되어 1980년 나약해진 종주국의 락필드에 경고장을 내 밀었던 역시 호주출신의 그룹 AC/DC의 선례를 능가할 만한 충격이라고 한다면 기자만의 독단일까. 앞으로의 활동에서 지금까지의 평가처럼 1960년대에서 1970년대에 이르는 락계의 슈퍼 그룹들의 계보를 다시 끄집어내는 리뷰들을 벗어나야 한다는 당면과제가 남아있긴 하겠지만, 어찌되었건 호락호락 넘기지 못할 괴물그룹의 탄생이다.
이들은 11월 14일, 레드 제플린이 영국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기념식 행사에서 레드 제플린의 커버곡을 연주할 계획으로 있다. 어떻게 본다면 울프마더가 가장 존경하는 그룹이며, 궁극의 지향점인 선배의 음악이 이들의 손에 의해서 어떻게 표현될지 사뭇 궁금해진다. (월간 핫뮤직 2006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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