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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ER'S MUSIC LIFE/MUSIC LIFE

전설의 DJ 김광한 POP SONG 展에 다녀와서

지난 8월 말일, 김광한 선배의 전시회 전설의 DJ 김광한 POP SONG 이 열리고 있는 완주 책박물관에 다녀왔다. 김광한 선배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뒤, 사모님은 마포의 사무실에 있는 선배의 유품을 고스란히 진열할 수 있는 박물관을 만들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아쉽게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번 전시회는 어쩌면 절충안이라고 할 수 있는 선택이었던 것 같다. 전시회가 끝나면 아마 유품은 책박물관에 따로 보관될 듯하다.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완도의 책박물관은 대중교통으로도 접근이 용이했다. 호남선 열차를 타고 익산과 전주 사이에 있는 삼례역에 내려 도보로 이동하면 된다. 가는 길에 이전의 창고를 리모델링해 만든 문화 관련 거점들이 눈에 띄었는데, 깔끔하게 정돈되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고, 책박물관 역시 마찬가지였다. 넓지 않은 선배의 지하 사무실, 겹겹이 빼곡하게 꽂히고 쌓였던 유품은 밖으로 나오니 엄청난 공간을 차지했다. 마음 같아선 전시회인 만큼 체계적인 진열이 이루어졌으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않았던 건 다소 아쉬웠다.

 

전시회를 보고 나오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 많지는 않지만 나 역시도 음악과 관련된 자료를 가지고 있고, 이 자료는 결국 박물관으로 가야 맞다고 늘 생각해 봤다. 그런데, 이번 전시회를 보니 선배의 자료는 자료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한 채 그저 유품으로만 존재한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단순한 전시를 떠나 자료를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되려면 과연 어떤 공간에 어떤 기능을 더해야 할까. 쉽사리 결론을 내기 어려운 질문일 것 같다.

 

전시회는 오는 기차편을 예매해 두었기 때문에 꼼꼼하게 돌아보지 못했다. 내년 414일까지로 예정되어 있으니 날씨가 좀 선선해지면 여유 있게 주변의 다른 문화 관련 거점들과 함께 돌아봐야겠다.

 

 


 

김광한 선배님. 이제 편히 쉬세요.

1. 사실 ‘김광한’이란 이름은 그냥 책이나 소문에서만 접할 수 있었다. 피세영, 최동욱, 이종환, 박원웅, 김기덕 혹은 백형두처럼. 어떻게 생각하면 손에 잡을 수 없는 연예인과 같은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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