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번역되어 국내에 소개된 에릭 클랩튼의 자서전이다. 원래는 지난 해 10월 출간되어 순식간에 베스트셀러를 기록했최근에 번역되어 국내에 소개된 에릭 클랩튼(Eric Clapton)의 자서전이다. 원래는 지난해 10월 출간되어 순식간에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더라도, 에릭 클랩튼의 삶은 그다지 평탄치 않았으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사생아로 태어나 젊은 나이에 얻었던 ‘Clapton Is God’라는 닉네임과 그에 따르는 어깨의 무게, 친우 뮤지션이었던 조지 해리슨(George Harrison)의 아내 패티 보이드(Pattie Boyd)와의 관계, 마약중독의 극복과 이어지는 알코올중독에 의한 두 차례의 재활원 생활, 아들인 코너 클랩튼(Conor Clapton)의 사고사... 그야말로 굴곡진 삶을 살았던 그의 인생이 바로 그 자신에 의해 정확하게 한 권의 책에 옮겨졌다. 언제, 누구와 어떤 일을 했고 당시의 생각이 어땠는지가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는 것을 보면, 그의 성격이 꽤나 꼼꼼하며 쉬지 않고 일기나 메모와 같은 형태로 자신의 행적을 기록해 왔음을 유추할 수 있다.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이름, 또 그들과의 활동을 통해 마치 1960년대 말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록과 블루스의 역사를 함께 하는 흥미진진함이 있으며, 그 외에도 에릭 클랩튼을 거쳐 간 수많은 여인에 대한 이야기와 50대 중반이 되어 정식 결혼을 하며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는 장면들, 또 주변의 많은 인물을 먼저 저세상으로 떠나보낼 때 그의 마음과 약물과 알코올중독의 금단증세로 고통받는 이야기들에서 모두가 추앙하는 전설적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 이면의 인간적인 그의 모습과 만날 수 있다.
다만 한 인물의 자서전인 만큼, 책 가운데는 그와 관련된 이름들이 많이 등장한다. 유명한 뮤지션의 이름이라면 그렇게 큰 관계는 없지만, 에릭 클랩튼과 개인적으로 얽혀있는 사람들 역시도 너무나 많이 등장해, 책을 읽는 동안 몇 차례나 앞으로 페이지를 넘겨서 다시 읽었다. 또, 이렇게 생소한 이름들이 단지 지시대명사(그, 그들, 그녀...)로만 표현되었을 때는 더더욱 커다란 혼돈이 되었다는 점은 마지막 장을 덮을 때 들었던 아쉬움이랄까.
책을 읽는 내내, 내가 에릭 클랩튼의 음악을 너무도 모르고 있었구나... 하는 마음이 들어, 한 장씩 한 장씩 그의 음악에 다시금 빠져들고 있다. 이제 그의 음악을 들으면 자서전에서 언급했던 그 음악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떠올라, 그전에 들었던 느낌과는 또 다른 에릭 클랩튼의 음악을 탐닉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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