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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ER'S PRIVATE LIFE/PRIVATE LIFE

AT.. OK.. ATDT...

요즈음 그냥 컴퓨터만 켜면, 넓은 인터넷의 세상으로 연결이 되는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얘기지만...
예전 하이텔이나, 천리안 시절부터 통신을 해 왔던 사람들에겐 친근한 명령어가 바로 제목의 그 명령어일것이다.

집에 오면 컴퓨터를 켜고 '이야기'를 실행시킨 창에서 두드리던 자판들...
밤을 세워가며 하던 채팅에 가끔씩 알 수 없는 문자들이 뜨며 마지막에 씌여지는 'no carrier'라는 단어..
두어달 정도 전화요금이 밀리면 2~30만원씩을 고스란히 전화국과 통신회사에 갖다 바쳐야 하거나,
전화요금을 아끼기 위해 야간 정액제를 신청해서 밤이 되기만을 기다리던,
어떻게 몇시간씩이나 통화중이냐며 꾸중을 하시던 부모님때문에 신청했던 '통대'신청,
전화가 걸려오면 어김없이 통신이 끊어져 답답했던 그때들...

어제는 지난 일요일 다운되어버린 컴퓨터를 업그레이드 했다.
대충 예상은 하고있었지만, 이곳 사이트를 만들던 원본 화일들, 여러분들이 공유해 주신 소중한 음악화일들,
이곳 저곳에서 스켄 받거나, 웹 서핑중에 찾아낸 귀한 이미지 화일들...
모두다 하드 디스크에서 울리던 둔탁한 망치 두드리는 것과도 같은 소리와 함께 사라져 버렸다.

이 부품, 저 부품들을 사와서 끼워가며... 지금의 메모리 칩 하나의 용량도 되지 않았던 당시의 하드 디스크가 떠 올랐다.
그때의 화일들도, 이유는 잘 기억나질 않지만... 지금 보관하고 있는 것들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국민학교 시절부터 모아왔던 손으로 직접 썼던 편지들은 아직도 상자 하나에 가지고 있지만,
10년 이상을 통신을 해 오면서 많은 사람들과 나눴던 메일들이나, 이메일들은...

필요에 의해서 써야하는게 컴퓨터고, 이제는 떼어서 생활할 수 없을 통신생활이지만,
하룻 밤에도 몇번씩 끊겨가며 연결하던 ATDT명령어들이, 때로는 그리울 때가 있다.
난, 그나마.. 텔넷 기반의 통신 이야기를 하면서 예전을 떠올리지만...
나 이후의 다른 사람들은 또 무언가를 끄집어 내며,
"그땐 말이야..."하며 이야기를 꺼낼지.. 궁금해진다. (20030528)


대전에서 명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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