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ONER'S PRIVATE LIFE/PRIVATE LIFE

(52)
‘2’에 관한 몇 가지 에피소드 “두시 어떠세요?” 인터뷰를 하다보면 언제나 시간약속을 하게 마련이다. 개인적으로 약속을 하는 시간은 늘 오후 두시다. 물론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고 일종의 습관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습관이 시작된 것은 고등학교시절부터다. 정숙이라는 친구를 알게 되어 처음으로 약속시간을 잡게 되었는데, 도무지 시간약속을 몇 시에 해야할지 감이 오질 않았다. 마침 작은형에게 물어보니 두시가 적당하다고 했다. 점심시간이 지난 이후의 시간이니, 점심값을 걱정할 필요도 없고, 낮 시간이니 만나자마자 다른 곳으로 이동할 필요도 없이 경제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절호의 시간이라는 설명이었다. 이후로는 정숙이를 만날 때는 물론이고, 나의 낮 시간 약속은 무조건 두시로 굳어졌다. 또, 그 친구를 만나며 처음 드나들게 된..
제자리에 있다는 것... 어렸을 때 부터 우린, 부모님들께나 또 다른 어른들 한테서 제자리에 놓지 않은 물건들에 대해서 꾸중을 듣기 십상이었다. 제자리에 있다는 것... 그건 정말 중요한 일 같다. 어쩌다 마음먹고 들어 보려던 음반 한장도 제자리에 꽂혀있지 않으면, 제대로 듣지 못하고 마음속으로만 음악을 듣게 된다. 오늘은... 새장 속에 새가 없다. 아침에 운동 시키려 밖에 꺼내 놓은 새가, 전화벨 소리에 놀라서, 날아올라 베란다와 거실 사이의 유리창에 자기 몸과 꼭 같은 자국을 선명하게 남기고, 거실 바닥으로 떨어져 옴싹달싹 못하고 엎어져 있었다. 엄마는 새를 두손으로 감싸안고, 새가 죽은거 같다며 화장실에 있던 나를 재촉 했다. 울지도 못하고, 평소처럼 손가락을 가져다 대도 장난을 치지도 못하고, 날개를 퍼득이지도 못하고,..
AT.. OK.. ATDT... 요즈음 그냥 컴퓨터만 켜면, 넓은 인터넷의 세상으로 연결이 되는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얘기지만... 예전 하이텔이나, 천리안 시절부터 통신을 해 왔던 사람들에겐 친근한 명령어가 바로 제목의 그 명령어일것이다. 집에 오면 컴퓨터를 켜고 '이야기'를 실행시킨 창에서 두드리던 자판들... 밤을 세워가며 하던 채팅에 가끔씩 알 수 없는 문자들이 뜨며 마지막에 씌여지는 'no carrier'라는 단어.. 두어달 정도 전화요금이 밀리면 2~30만원씩을 고스란히 전화국과 통신회사에 갖다 바쳐야 하거나, 전화요금을 아끼기 위해 야간 정액제를 신청해서 밤이 되기만을 기다리던, 어떻게 몇시간씩이나 통화중이냐며 꾸중을 하시던 부모님때문에 신청했던 '통대'신청, 전화가 걸려오면 어김없이 통신이 끊어져 답답했던 그때들... 어..
왜, coner인가? 1993년 부터니까... 통신을 시작 한지도 10년이 다 되어 가는것 같다. 천리안에 처음 아이디를 만들면서 시작한 통신생활은 이젠 생활의 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뗄 수 없는 그런 생활이 되어간다. 아이디를 만들때... 컴퓨터를 새로 사고, 2400모뎀을 끼우고... 데이콤에 전화를 해서 아이디를 만들었다. 우선은 좋아하는 그룹들 이름을 하나씩 불러서 아이디가 있는지 확인을 했다. klaatu, kayak, camel, yes, beatles.... 하나로 된 단어들 중에.. 역시 남아있는 아이디는 없었다. 다음은 노래 제목들... 지금은 고인이 된 Cozy Powell의 솔로 음반에 수록 되었고, 후에 Gary Moore에 의해서 리메이크 되었던.. Loner. 마침 쓰고 있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