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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ER'S PRIVATE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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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하고 예쁜 영화, 원스 오랜만에 만난 수경이와 원스를 봤다. 시종 뮤직 비디오(물론, 총 들고 뛰어다니며 피가 난무해 누군가를 꼭 죽이고 억지로 눈물샘을 자극하는 특정 뮤직 비디오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처럼 펼쳐지는 아름다운 음악과 그에 어울리는 영상이 예뻤던 영화. 커다란 자본이 투자되어 매끈하게 다듬어진 영화가 아니라, 그들의 생활 그 자체를 보여주는 듯 거친 느낌이 오히려 따스한 느낌이랄까. 영화의 개봉에 맞춰 음반사에서 제공했지만, 아쉽게도 책에 싣지 못했던 글렌 한사드와 가진 인터뷰 내용을 첨부한다. ---------- 글렌 한사드는 인디락 팬들에게는 플레임즈(The Frames)로 잘 알려져 있다. 국내에도 수입되면서 소개가 됐던 플레임즈는 페드로 더 라이온(Pedro The Lion)이나 데미안 라이스(Demia..
괴로웠던 시간 역시도 추억이 되고...
즐거운 시간은 추억이 된다.. 방송 마치고 함께 했던 술자리... 유길이형의 방송에 대한 열정도 알 수 있고, 성동씨의 예전 이야기도 들을 수 있던... 즐거운 시간은 이제 또 하나의 예쁜 추억이 되었고, 술 자리에서 잠시 나왔을 때, 눈 앞에 하얀 무언가가 지나가는 걸 보고는 때는 이르지만, 눈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거자필반 (去者必返) 예전에 회자정리(會者定離)란 이야기를 하면서, 난 그 반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원샷에 한번 쓴 적이 있었는데, 그때 애독자 한 분이 거자필반(去者必返)이란 성어를 써서 보내주셨다. 언뜻 비슷한 내용 같지만, 접할 때의 그 느낌은 확실하게 다르다. 최근 대학 동아리의 한 학번 후배들인 수경이, 또 그 1년 후배 유진이와 다시 연락이 닿았다. 그들과 연락을 하며 떠 오른 단어가 바로 거자필반이다. 누구나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론 한 학번 후배들과 함께 떠오르는 추억들이 참 많다. 우선 입회원서를 내가 받았던 후배들이기도 하고... 한 해가 지나 그들이 2학년이 되었을 때. 그 아래 학번을 맞는 신입생 환영회 날은 마침 내가 입대를 하기 바로 전날이었다. 아무래도 뒤풀이까지는 참석을 하지 못하고 행사의..
사무실 이사와 리셋 증후군 군 생활 32개월을 제외한다면 한번도 대전을 벗어나 살아본 적이 없는 내가 서울에서 가장 많이 가 본 곳이 바로 홍대 근처에 있는 핫뮤직 사무실이다. 원래 길눈이 어둡고 지리에 대한 감각이 무디지만, 이제 전철역에 내려서 사무실까지는 헤매지 않을 정도로 익숙해졌다. 3년이 조금 넘는 시간에 의해 길들여진 것이다. 주변의 식당 아주머니들께도 이제 눈치보지 않고 점심시간에 공기 밥 한 공기쯤은 얻어먹을 만큼 어색한 느낌이 없어질 즈음, 또 한번 모든 것이 생소한 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었다. 개인용 컴퓨터가 필수품으로 보급되고, 전화를 사용하는 시간보다 인터넷에 매달리는 시간이 많은 요즘. ‘리셋 증후군’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어지럽게 흩어진 컴퓨터의 모니터 화면, 어떤 키를 눌러도 말을 듣지 않는 ..
어른이 된다는 것 남자의 경우 어린 시절 아버지의 옷을 꺼내 입고 거울을 보며 어서 어른이 되길 바라던 시절이 있을 것이다. 물론 여자의 경우에는 어머니의 화장품을 몰래 바르면서 숙녀가 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곤 한다. 하지만, 막상 어른이 된 이후에는 화장대의 거울을 바라보던 그 때를 다시 부러워한다. 꼬맹이시절 읽었던 동화책 ‘피터 팬’의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는 모습이 동화를 읽던 당시에는 전혀 부럽지 않았다가 이제 와서야 부러워지는 것. 아마도 피터 팬을 만들어낸 원작자 자신도 어른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캐릭터를 등장시켰던 듯 하다. 이런 사실에 관심을 갖고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면 흥미로운 점 몇 가지를 발견할 수 있다. 어린 시절, 학교에 가지 않는 일요일 아침에도 어김없이 일찍 일어났던 것은 ‘은하철도 999’를..
다이어리 연말이나, 연초에는 어김없이 몇 개의 달력과 함께 다이어리가 생긴다. 한해의 날짜별로 무언가를 적게 되어있는 그런 공책 한 권. 작년에도 두 권의 다이어리를 가지고 있었다. 한 권은 사무실에서 하는 업무에 관해서 적으리라 생각했고, 또 하나는 개인적으로 웹사이트 관리나 업데이트 계획 등으로 정리 해 두려고 표지에 ‘아이디어 뱅크(Idea Bank)라고 제법 그럴 싸 하게 모양을 내어 글씨를 쓰고, 개인 신상을 쓰는 난을 정성스럽게 채웠다. 그리고, 1월 며칠까진 무엇을 하고, 또 언제까진 무엇을 하고 이 색깔 볼펜, 저 색깔 볼펜.. 알록달록 하게, 자를 대고 줄도 그어 가면서 정리했다. 맨 뒤쪽의 주소 쓰는 난은 예전과 달리 이메일과 휴대전화를 쓰는 칸이 생겼다. 그 전 같으면, 전 해의 다이어리를 보..
아키라와 카멜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이다. 음악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 음악을 들을 때마다, 그 음악 속에 묻어있는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군 생활을 하던 곳은 그래도, 나름대로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곳에 속한다. 일단 내무반 생활을 하지 않고, 자신이 근무하는 곳에서 잠을 자는 직감 생활을 하는 곳이었는데, 그곳 2층으로 몇 명의 대기병이 온 적이 있었다. 막 훈련을 마친 그들이 대기병으로 온 이유는, 그들이 미술 특기병들이었기 때문에 당시 부대에 있을 어떤 행사를 위해서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였다. 난, 일과 후에 특별히 할 일도 그렇게 많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의 감독관이 없을 틈을 타서 그들에게 자주 놀러가곤 했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군에 있을 때 물론 육체적으로 받는 스트레스도 많겠지만, 좋..